• WBC 일본대표팀의 핵이자 정신적 지주이기도 한 이치로는 3월1일(일) 도쿄 돔구장에서 진행된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대회 돌입 전 마지막 연습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의 무기력함을 보이며, 연습경기 통산 1할3푼(23타수 3안타)이라는 부끄러운 성적표로 일본 대표팀 코치진과 국민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연습 경기 중 나왔던 3개의 안타도 모두 내야안타였다는 점에서 그 당혹감의 정도는 더 크게 다가온다.

    연습경기에서 줄곧 일본대표팀의 3번타자로 나서다가 코치진의 배려로 이번 경기에 자신의 원래 타순 1번타자로 등장한 이치로였지만 이 날도 힘을 쓰지 못했으며, 6회에는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제대로 슬라이딩도 못하고 선 상태로 태그아웃 당하기도 했다.

    원래 이치로는 슬로우스타터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부진에 대해 이치로 본인도 "곤란하네요... 어렵네요"라고 말할 정도라고 일본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타격의 정교함과 승부근성을 겸비한 이치로를 3번타순에 기용하여 되도록 많은 타점을 이치로에게 올리게 한다는 것이 일본 대표팀의 당초 전략이었으나, 코치진은 이번 경기에서 이치로에게 원래 본인 타순인 1번을 돌려줌으로써 기분전환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었는데, 이러한 코치진의 배려에 보답하지 못함으로써 이치로는 일본 대표팀의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게 되었다.

    일본 대표팀의 침체된 분위기를 애써 살려보려고 WBC 1회대회 우승 감독 오사다하루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치로의 최근 부진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치로는 최고의 타자입니다...그냥 맡겨두면 됩니다" 라고 절대적 신뢰를 보냄으로써 일본 국민들을 안심시키려 했지만, 여전히 극심한 타격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한 일본 국민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