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후 장기기증과 함께 전 재산을 종단에 환원하겠습니다”

    13년 전인 지난 1994년, 종단 개혁에 앞장섰던 젊은 조계종 승려들이 다시 모였다. 이들을 모이게 한 기치는 ‘파사현정(破邪顯正)’. 사견과 사도를 깨고 정법을 구현한다는 불교용어다.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 울산 해남사 주지 만초 스님, 천안 만일사 주지 마가 스님 등은 2일 오전 서울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청정승가를 위한 대중결사’(이하 청정결사)를 구성, 6일 조계사에서 창립법회를 갖고 봉행하고 활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준비위원장은 만초 스님이 맡았다.

    금강 스님(사진) 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 한국불교는 중생의 고통을 치유해야할 수행자의 본분을 망각하고 청정한 승가공동체 구현의 의지도 흐려졌다”며 “검소하고 청빈한 생활로 본래 승가의 모습을 회복하고 스스로 실천하는 모범된 삶을 살겠다”고 밝혔다.

    장기 기증과 재산 환원은 이 다짐을 실천하는 것으로 이날 참석자 전원이 기증 내용을 담은 유언장에 서명했다. 철저하게 나눔과 무소유의 삶을 살겠다는 것이다. 또 회원이 총무원의 소임을 맡으면 회원 자격을 정지시키기로 했다.

    이들은 “종단 안팎의 문제에 대해서는 과감한 비판과 함께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하고 “하지만 정치적 문제나 사적인 이해관계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정결사에는 승랍 20~30년의 스님 40여명이 동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