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국회서 제대로 뒷받침 못해 죄송" 유승민 "야당 설득하지 않고는 통과 안돼"
  • ▲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를 방문한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접견에서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유승민 원내대표, 김무성 대표. ⓒ연합뉴스 사진 DB
    ▲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를 방문한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접견에서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유승민 원내대표, 김무성 대표. ⓒ연합뉴스 사진 DB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새누리당 지도부와 만나 '당정청(黨政靑)의 삼위일체'를 강조하며 여당의 협조를 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회동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와 원유철 정책위의장의 선출을 축하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축하드린다. 김무성 대표님과 (새로 선출되신) 두 분이 힘을 잘 합하셔서 당도 잘 이끌어 주시고 청와대와 정부와의 협력이 원활하게 되도록 잘 협력해 주시면 좋겠다.
     
    가만보니 새 원내지도부가 구성이 되는 시기에 정부와 청와대의 개편도 진행 중에 있어서 새로운 분들이 다시 모이게 된 것 같다. 이런 계기가 당정청이 새롭게 잘 호흡을 맞추고 또 여러 가지 일들을 잘 맞춰서 삼위일체가 되도록 함께 뛸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또 야당 대표도 (새로) 선출됐고, 2월 임시국회도 이제 시작이 된 만큼 무엇보다 경제활성화가 잘 되도록 국회에도 잘 이끌어 주시고 여러 가지로 직면한 문제들이 많으니 잘 좀 해결이 돼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 (웃음)"


    그러자 김무성 대표가 밝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김무성 대표: 좀 지났습니다만 생신 축하드립니다.

    박근혜 대통령: 고맙습니다 (웃음)


    이어 김무성 대표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활성화 없는 증세는 국민 배신' 발언을 언급하며 "경제활성화가 최우선이라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회에서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제대로 뒷받침 못해 드린 것 같아서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다. 야당이 하도 협조가 안 돼 가지고...

    문재인 대표와 좋은 얘기를 많이 했다. 경제활성화 법안 통과에 협조해 달라는 얘기도... (앞으로) 잘 풀어가도록 하겠다."


    김무성 대표의 말이 끝나자 유승민 원내대표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생일 축하 인사를 건넸다.

    유승민 원내대표: 지난번 경선하던 날 대통령 생신이셔 가지고...

    박근혜 대통령: 마침 그랬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생일 인사를 건넨 유 원내대표는 곧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활성화 발언과 관련해 "어제 말씀하신 전문을 다 봤고 경제활성화 법안은 대통령께서 걱정하시는 대로 저희들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전제조건이 깔려 있었다. 국회선진화법, 즉 야당과의 합의 문제가 걸림돌이라는 설명이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발언이다.

    "(대통령께서) 아시는 대로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최근에는 야당을 설득하지 않고는 통과되는 게 없다.

    야당도 여러 가지 원하는 게 있기 때문에 2월과 4월 국회에서 야당의 원내지도부를 설득해 경제활성화 법안 및 공무원연금 등을 최대한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회에서 항상 국민들을 중심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말씀에 개인적으로 동감하고, 국민들께서 제일 걱정하고 불안해하시는 것을 정확히 파악해서 민생 정책을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활성화 관련 요구에 '걱정하시는 대로 저희들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김무성 대표와 '야당을 설득하지 않으면 통과되지 않는다'는 유승민 원내대표의 입장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난 대목이다. 

    야당의 비판을 우회적으로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던진 유승민 원내대표.

    야당의 요구를 새누리당이 포용하고 문재인 대표와 최대한 합의점을 찾아보겠다는 김무성 대표. 

    '당정청(黨政靑)의 삼위일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구상에 현재로서는 김무성 대표가 조금 더 가까운 셈이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발언 이후 머쓱한 분위기가 연출되자,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사실 제 선거 때도 코피를 안흘렸는데, 대통령님 당선을 위해서는 코피를 흘렸다"고 말해 좌중에서 웃음이 터졌다.
     
    이날 회동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현정택 정책조정수석, 조윤선 정무수석, 안종범 경제수석이 배석했다.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