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실장은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하라" 보수 여론 비등
  • #. 2014년 11월17일, 미연방수사국(FBI) 제출 청원서
       
    비영리시민안보단체 <블루유니온>이 미국 국토안보수사국과 연방수사국(FBI)에 국내 반미(反美) 성향 인사 88명에 대한 입국 거부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 청원서에는 주한미군 철수와 종속적 한-미 동맹체제를 해체하자는 내용을 강령으로 채택한 구(舊) 통진당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천안함 폭침 3개월 후인 2010년 6월 무단 방북해 "이명박이야 말로 살인 원흉"이라고 주장했던 한상렬 진보연대 상임고문, 만삭의 몸으로 방북해 평양에서 딸을 낳은 황선 전 민노당 부대변인,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둘러싼 촛불시위 등에 개입한 좌파 신부 등 88명도 입국 거부청원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의 이민국적법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등의 인물에 대해서는 입국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블루유니온> 측은 "한-미 우방 관계에 균열을 일으키는 행동을 억제하고자 미국 정부에 입국 거부 청원을 했다"고 밝혔다.

    미국 시민권자이면서 종북(從北) 논란의 중심이 된 사람도 있다.
    [종북 강연] 논란 끝에 강제출국된 재미교포 신은미씨와 "한국의 주적(主敵)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라고 주장한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강정구 전 교수의 경우는, 김일성 생가 방명록에 [만경대 정신 이어받아 통일 위업 이룩하자]는 글을 남긴 반미주의자로 유명하다.
    [6·25 전쟁은 북한 지도부에 의한 통일전쟁]
    이라는 글을 써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형(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을 받기도 했다.
    6.25 전쟁을 후삼국 시대 통일 전쟁에 비유한 것도 모자라 [왕건이나 견훤을 침략자로 매도하지 않는다]며 북한의 남침에 동조하고 미국을 원수(怨讐)로 표현한 사람이 강정구 전 교수다. 

     

  • ▲ "6.25는 북한의 통일전쟁"이라고 주장한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 ⓒ조선일보 DB
    ▲ "6.25는 북한의 통일전쟁"이라고 주장한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 ⓒ조선일보 DB

     

    #. 2014년 11월18일,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

    <블루유니온>이 미국 정부에 반미(反美) 성향 인사 입국 거부 청원서를 제출한 다음날,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교육문화 수석비서관에 김상률 숙명여대 영어영문학부 교수를 내정했다.
    김상률
    수석은 [6.25 전쟁은 통일전쟁]이라고 주장한 받은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를 옹호한 인물이다.

    반미(反美) 성향이 짙은 것으로 알려진 김상률 수석은 2005년 <한국에서의 미국학 이론과 실제>라는 책 서문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불거진 강정구 교수의 발언 역시 <한국동란>에 대한 새로운 역사 해석이라기보다는 미국 역사의 이중성에 대한 비판적 진영 가운데 한쪽에서 주장한 수정주의적 해석에 불과하다."


    강정구 전 교수의 주장을 두둔하는 그가 숙명대에서 계속 학생들을 가르치는 단순한 학자(교수)라면, 굳이 크게 문제 삼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그런 언행을 일삼는 인사가 대한민국 대통령의 교육문화수석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전문가들은 "김상률 수석의 시각은 6.25 전쟁은 단순한 북침이 아니라 남북의 분단 상황과 미국의 팽창주의 정책이 빚어낸 자연스러운 통일 과정이라고 분석한 브루스 커밍스(Bruce Cumings)류의 [수정주의 사관]을 바탕에 두고 있다"고 지적한다.

    [수정주의(revisionism, 修正主義)]는 6.25 전쟁의 기원을 북한의 남침에 두지 않고 미국의 전쟁 유도설 등 국제정치적 상황과 남북의 사회적 혼란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구(舊) 소련 해체 후 6.25 전쟁 준비 과정에서 있었던 북한의 동향에 대한 다량의 기밀문서가 발견되면서 수정주의는 이제 완전히 외면당하고 있다.
    커밍스 교수 스스로도 자신의 수정주의 사관의 오류를 인정하기도 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나라를 아끼는 시민안보단체가 미국 정부에 반미(反美) 성향 인사 입국 거부 청원서를 제출할 때, 국가안보를 지켜야 할 청와대는 반미주의자(反美主義者)를 수석비서관으로 내정한 셈이다.  

     

  • ▲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조선일보 DB
    ▲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조선일보 DB


     
    #. 2014년 11월25일, 하태경·김종훈·이노근 기자회견
     
    김상률 수석의 내정 소식이 알려지자 여론이 들끊기 시작했다.
    반미(反美) 성향이 전부가 아니었다.
    이번엔 [북핵(北核)-9.11 테러] 옹호 논란이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김상률 수석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최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으로 임명된 김상률 수석의 과거 저서(2005년 출간, 차이를 넘어서) 내용은 충격적이다.
    김상률
    수석은 저서에서 [북한의 핵무기 소유는 생존권과 자립을 위해 약소국이 당연히 추구할 수밖에 없는 비장의 무기일 수 있다], [이라크의 대량 살상 무기 개발과 보유 역시 자주국방의 자위권 행사]라고 썼다.

    북한과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를 옹호하는 것이 거의 레닌식 반제국주의자와 같다.
    약소국이라고 핵무기를 추구한다는 논리
    는 거의 통진당에서나 펼칠 수 있는 논리다.
    김상률 수석이 가야할 곳은 청와대가 아니라 통진당이다.

    [9·11 사태는 폭력적인 미국 문화와 무관하지 않고 부시 행정부가 9·11 사태를 악용해 세계를 전쟁의 공포와 인권의 사각지대로 만들었다]김상률 수석의 주장의 경우, 9.11 이후의 미국 대응은 비판할 수 있는 부분이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9.11 사태가 미국 문화에서 초래됐다는 건 알카에다의 인식론과 동일하다."


    이들은 동성애(同性愛)를 옹호하는 김상률 수석이 현대사회의 결혼 제도를 겨냥, [불평등한 남녀 관계를 조장하는 식민적인 노예 제도로 발전적인 해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통진당도 이렇게 극단적이지는 않다"고 꼬집었다.

    김상률 수석은 지난 2012년 <한국대학신문>에 실은 기고에서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동성애 결혼 인정]을 따뜻한 정치(politics of generosity)라고 표현하며 치켜세운 바 있다.

    빨갛게 물든 좌파 세력의 문화 침식을 막고 자유민주주의와 건전한 보수주의를 확립해야 할 교육문화수석의 머릿속에 동성애(同性愛)를 옹호하는 사고관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은 생각할수록 끔찍한 일이다.
     
    오죽하면 여당 의원들이 이렇게까지 목소리를 냈을까 싶다.
    좌편향을 넘어 북한 정권의 핵무기 개발을 정당화하고 결혼 제도를 폐지하자는 주장까지 펼쳤던 인사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교육문화 수석비서관으로 기용하자 크나 큰 실망감을 나타낸 것이다.

    미국이, 테러-대량살상무기-북핵 등을 위협적인 요소로 규정한 것도 따지고 보면 미국 중심의 발상이다!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보유한 것은 자주국방의 자위권 행사다!
    지금의 결혼 제도는, 식민적인 노예 제도이기 때문에 해체해야 한다!

    대충 이런게 김상률 수석의 사고와 정신세계로 보인다.

    이런 사람을 대통령의 참모로, 그것도 교육과 문화정책을 담담하는 교문수석에 기용했다는 것은 명실공히 심각한 인사참사(人事慘事)다.

     

  • ▲ 김상률 청와대 교문수석의 사퇴를 요구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뉴데일리 DB
    ▲ 김상률 청와대 교문수석의 사퇴를 요구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뉴데일리 DB

     

    #. 2014년 12월03일, 해명? 심재철의 '거침없이 하이킥' 

    자신의 저서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자 김상률 수석은 "당시 일부 학계의 이론을 소개한 것일 뿐"이라며 옹색한 해명을 내놨다.
    특히 그는 "일부 표현상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점은 송구하게 생각하지만, 북한의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벼랑끝 전술을 쓴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상률 수석의 이러한 해명을 납득할 수 있을까?

    어림 반푼어치 없는 소리였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김상률 수석을 향해 "지금처럼 어물쩍거릴 거면 당장 사퇴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상률 수석이 자신의 저서에서 6.25를 통일전쟁이라고 한 강정구 교수의 친북발언을 옹호하는 등 국민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김상률
    수석이 북한 핵을 자위수단이라고 옹호하고, 9.11테러를 음모
    론적 시각으로 해석한 것들이 확인됐다. 반미, 친북, 좌파적 시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김상률 수석은 한반도 비핵화나 한미 관계에 대한 신념은 확고하다는 한 마디 말로 어물쩍 넘어가려고 하고 있다.
    육문화수석이 어떤 자리인가. 대한민국의 가장 핵심적인 위치에서 국가의 모든 교육·문화·체육 관계를 다루며 국가의 가치관에 국민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끼치는 자리다.

    김상률 수석은 지금이라도 당장 공식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 과연 바뀌었는지, 왜 어떻게 그리 바뀐 것인지를 알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소상히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어물쩍 거릴 것이라면 대통령과 국민에게 누를 끼
    치지 말고 당장 사퇴하길 바란다."


    김상률 수석의 북핵관과 미국관은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박근혜 정부는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한 북핵불용론을 대북정책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바뀌었다는 것일까?

    [북핵(北核)-9.11테러-동성애] 옹호 주장을 편 인사가 아무렇지도 않게 교육문화수석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 ▲ 김상률 청와대 교문수석의 사퇴를 요구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뉴데일리 DB

     

    #. 2015년 1월27일, 뚝뚝 떨어지는 대통령 지지율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3년 차에 들어서자마자 위기를 맞게 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6~27일 이틀 간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지지율)는 전날보다 0.4%p 떨어진 29.7%를 기록했다.

    집권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내려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말정산 논란과 인사실패 문제가 지지율 하락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담뱃값 인상과 세금 폭탄 논란은 지난해 중순부터 예고된 후폭풍이다.
    반면,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불통(不通)에 반감을 드러낸 보수층의 이반(離反)은 상당히 심각한 사안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가 모두 잘못됐다는 얘기는 아니다.

    [당대 최고의 검사]라고 불렸던 이명재 전 검찰총장과 [사이버 테러 안보] 분야의 핵심으로 꼽히는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의 특보(특별보좌관)단 임명을 두고 "박근혜 정부를 통틀어 가장 잘 된 인사라고 본다"는 의견도 많다.

    이러한 전문가는 적재적소에 잘 기용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왜 김상률 수석을 아직까지도 곁에 두고 있는지가 미스터리(mystery)다.   

    [보수 우파] 진영은 세 달여에 걸쳐 김상률 수석의 교체를 강하게 요구해 왔다.
    하지만 '북핵(北核)-9.11테러-동성애'를 옹호한 김상률 수석은 여전히 대한민국 교육과 문화의 방향키를 잡고 있다.
    대통령의 교육-문화 참모 자리에는 절대 있어선 안 될 사람이다.

    김상률 수석의 주장을 살펴보면, 과연 그가 올바른 국가관(國家觀)을 갖고 있는지부터 의심할 수밖에 없다.

    북핵(北核) 옹호를 넘어 핵무기를 더욱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
    알 카에다가 자행한 9.11 테러는 부시 행정부 때문이라는 궤변.
    결혼은 불평등한 남녀 관계를 조장하는 식민지적 노예제도.

    김상률 수석의 유임은, [북핵 불용론]을 대북정책 기조로 삼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자기 부정이 아닐 수 없다.
    [북핵 반대]를 일관되게 지지해온 우리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혼문제만 해도 그렇다.
    김상률 수석의 주장대로 결혼 제도를 폐지할텐가?
    이런 인물을 청와대에 앉혀놓고 어떻게 국민들에게 교육-문화 정책을 받아들이라고 할 것인가?

    [보수 우파]의 진심 어린 비판과 제언에 ,박근혜 대통령은 왜 귀를 닫고 있을까?

     

  • ▲ 김상률 청와대 교문수석의 사퇴를 요구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뉴데일리 DB

     

    #. "임금님(박근혜 대통령) 귀는 당나귀 귀"

    신라 제48대 경문왕 때 의관을 만드는 복두장(幞頭匠)은 홀로 아는 비밀을 평생 말하지 않다가 죽게 될 때 도림사(道林寺)의 대밭에 들어가 대나무에게 "임금님 귀는 당나귀의 귀"라고 소리 질렀다.
    그 후 바람이 불 때면 대나무가 소리내어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고 하니, 순식간에 그 소문이 도성에 퍼져 나갔다.
    임금은 이것을 싫어하여 대나무를 베어 버리고 그곳에 산수유를 심었는데 그후 바람이 불면 "임금님 귀는 길다"고 하는 소리로 변했다고 한다.

    현재까지 돌아가는 상황으로 파악해 본다면, 김상률 수석의 정신관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귀를 닫는 것인지, 아니면 주변에서 대통령의 귀를 막는 것인지 그것이 궁금하다.

    김상룰 수석을 추천 내지는 천거한 경로에 대해 이런전런 말들이 많다.
    전 숙명대 총장 천거설, 친박 핵심인 한 지자체장의 추천설 등등.

    만약 대통령이 직접 김상률이란 이름을 거명했기에, 그에 대한 보수우파의 비등한 여론을 보고하기가 껄끄러워 그런 것이라면, 신라 시대의 설화가 대한민국의 현실로 바뀌는 순간이 된다.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에게도 책임이 있다.
    청와대 비서진의 인사를 책임지는 인사위원장은 바로 비서실장이다.
    김상률 수석을 교육문화수석에 기용하면서 불거진 논란도 사실은 김기춘 실장의 책임이라 할 수 있다.

    김기춘 실장은 지난 25일 새 수석들과 선임 비서관들을 불러 3시간 20분 동안 워크숍을 가졌다.
    마치 새로 일을 시작하는 사람처럼 참석자들의 '군기(軍紀)'를 잡았고, 발표를 앞두고 있는 정무특보단 인사를 담당 수석이 잘 모를 정도로 비밀리에 주관하고 있다.
    그러면서 김기춘 실장은 청와대 내부 인적개편을 자신이 마무리해놓고 제일 마지막에 떠나겠다고 하고 있다.

    김상률 수석의 기용이 대통령의 지명 때문이라면, 곧 청와대를 떠나는 김기춘 실장이 대통령 대신 모든 책임을 안고 그를 내치는 것이 옳다.
    마지막 날까지,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라면, 김상률 수석 문제도 자신이 용기를 내어 문제를 푸는게 김기춘 실장 다운 행동일 듯하다,
    그게 나라와 대통령을 위한 김기춘 실장의 마지막 봉사일 것이다.

    주군의 잘못도 자신의 잘못으로, 주군에 대한 화살도 자신의 몸으로 막아내는게 신하된 도리라는게 김기춘 실장의 평소 생각이 아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