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황우여·김황식까지…번번이 비박에 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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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유승민 의원(왼쪽)과 이주영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유승민 의원(왼쪽)과 이주영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친박(親朴·친박근혜)'은 승리의 시그널일까.
    오는 2일 열리는 새누리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이 친박 대 비박 구도로 향하면서 어느 쪽이 원내사령탑을 거머쥘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주영·홍문종 의원은 친박, 유승민·원유철 의원은 비박계로 꼽힌다.

    박근혜 대통령은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해 공개 발언을 삼가고 있지만 새누리당 내에서는 박심(朴心·박근혜 의중)이 선거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의원 시절 박근혜 대통령의 별명은 '선거의 여왕'이었다.
    "이번엔 틀렸다"는 선거도 박 대통령이 나서면 승리로 돌아섰다.'박근혜 = 승리' 공식은 늘 들어맞았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때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이 100석도 얻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당시 박근혜 대표는 천막당사로 121석을 얻어냈다. 이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은 해마다 치러지는 재보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했다.

    이명박정부에서도 '여왕'은 건재했다. 2008년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공천학살로 친박계 인사들이 대거 낙천하자 "살아서 돌아오라"는 말 한마디로 무소속 친박연대 14명을 당선시켰다.

     

  • ▲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유승민 의원과 정책위의장에 나선 원유철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유승민 의원과 정책위의장에 나선 원유철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박근혜 = 승리' 공식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후부터다.

    친박 대 비박 구도에서는 번번이 친박계는 맥을 못췄다.

    지난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친박계 지원을 받은 김황식 전 총리는 비박계 정몽준 전 의원에게 완패했다. 같은 해 제 19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서도 친박계 황우여 의원이 비박계 정의화 의원에게 무릎을 꿇어야 했다.

    가장 뼈아픈 패배는 7.14 전당대회였다. 친박 '맏형'인 서청원 의원이 출격했지만 비박계 김무성 의원에게 밀리며 당권마저 내주게 됐다. 당시 김무성 대표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의존하는 친박계의 권력 독점을 정면에서 비판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이주영-홍문종 팀이 패배할 경우, '친박'은 내리 4연패를 맞게 된다.

    29일 두 후보가 국회 정론관에서 예고없이 기자회견을 열고 "여권 결속을 위한 드림팀"이라고 자신들을 띄운 것도 이러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박 대통령 지지율 하락도 '박심'을 부담스럽게 하는 대목이다.  

    이주영 의원은 지난 26일 MBC 라디오에 출연 "계파를 가지고 정치를 해온 적은 없다"며 사실상 박심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박근혜 중 어느 캠프에도 가담하지 않은 점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