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석옥씨, 종전기록 '75시간' 갈아치우고 계속 노래 중
    총 1천200여곡 소화…"한번 하면 뿌리 뽑는 성격"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사흘 동안 '쉬지않고 노래 부르기' 세계기록 도전에 나선 50대 여성이 마침내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18일 오전 11시 14분부터 서울 홍익대 앞의 한 노래방에서 '쉬지 않고 노래 부르기(Longest singing marathon by an individual)' 세계기록 도전에 나섰던 김석옥(54.여)씨가 21일 오후 2시 14분 1초께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김씨는 2007년 8월 미국의 라프래트씨가 세운 종전 기록 '75시간'을 뛰어넘었으며 2007년 2월 자신이 세웠던 한국기록 59시간 48분도 2년 만에 갈아치웠다.

    김씨는 신기록을 작성한 뒤에도 차후 있을지 모를 세계기록 도전자로부터 멀찌감치 달아나기 위해 이 시각 현재도 노래를 계속 부르고 있다.

    따라서 김씨가 세울 정확한 세계 기록은 그의 노래행진이 끝나야 알 수 있는 상황이다.

    김씨가 사흘간의 도전에서 마이크를 잡고 부른 노래는 무려 1천200여곡.

    첫 곡을 박형준의 '첫 사랑의 언덕'으로 시작한 그는 '충청도 아가씨', `일편단심 민들레야', '삼포로 가는 길', '그때 그 사람', '얘야 시집가거라', '존재의 이유' 등 주로 목에 익은 대중가요들을 열창해 세계 기록을 다시 썼다.

    곡 사이마다 30초, 시간당 5분의 휴식시간만 주어진 탓에 김씨는 식사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틈이 날 때마다 보온병에 싸온 꿀물과 귤, 바나나 등으로 끼니를 때워 가며 75시간이 넘는 길고 긴 도전을 이어갔다.

    20대 청년도 해내기 어려운 일을 50대 주부가 초인의 힘으로 달성한 것.

    그는 도전시간 동안 전혀 잠을 자지 못해 '얏', '아자', '할 수 있어', '이제 1시간 남았네'라는 구호 등을 외치며 밀려오는 졸음을 어렵사리 떨쳐내기도 했다.

    특히 이날 새벽에는 목이 심하게 잠겨오는 데다 졸음까지 쏟아지면서 한때 극한상황에 내몰렸지만, 응원에 나선 아들과 노래방 직원, 한국기록원 스태프들 등이 함께 노래를 부르고 박수를 쳐 준 덕에 기사회생했다.

    김씨는 도전 첫날보다 얼굴 색깔이 시꺼멓게 변하고 눈도 뜰 수 없을 정도로 고단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기록을 경신하고 나서는 밀려오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듯 기쁨과 고통의 미소가 얼굴 사이로 한꺼번에 번졌다.

    도전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김씨 친오빠 광진(70)씨는 "어릴 때부터 정신력이 강해 무엇을 하든 지 시작하면 뿌리를 뽑는 성격이었다"고 치켜세웠다.

    영국 기네스월드 레코드의 회원사인 한국기록원은 앞으로 김씨의 도전과정을 담은 영상 및 사진자료를 영국 본사로 보내 세계 기록 인증절차를 밟게 된다.

    두 달여 간 심사과정을 거쳐 공인기록으로 인정되면 기네스북에 등재된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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