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인척 4명, 마닐라 인근 사업차 들렀다 납치…폭행도 당해
  • 한국인 4명이 지난 22일 필리핀 마닐라 인근에서 납치됐다 나흘만에 풀려났다. ⓒMBC 관련 보도화면 캡쳐
    ▲ 한국인 4명이 지난 22일 필리핀 마닐라 인근에서 납치됐다 나흘만에 풀려났다. ⓒMBC 관련 보도화면 캡쳐

    필리핀에서 4명의 한국인이 괴한에게 납치됐다 나흘 만에 풀려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외교부는 27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인근에서 지난 22일 피랍됐던 우리 국민 4명이 26일 오후 11시 30분경(한국시간) 모두 풀려났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필리핀 경찰은 풀려난 한국인들의 안전을 확인한 뒤 납치범을 검거하기 위해 추적 중”이라고 설명했다.

    괴한에게 납치됐던 한국인 4명은 부산에 사는 조 모 씨(35)와 처남 강 모 씨(34), 강 씨의 친구 김 모 씨(34), 조 씨의 동서 김 모 씨(45)라고 한다.

    이들은 지난 22일 오전, ‘온라인 사업 차’ 필리핀 마닐라 북쪽 산후안 시에 있는 사무실을 찾았었다고 한다. 이 사무실은 ‘온라인 도박 사이트’와 관련된 곳으로 알려졌다.

    납치됐던 한국인 4명은 괴한들에게 폭행도 당했으나 큰 부상은 없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부산에 거주하는 강 씨 가족들은 22일 오후 5시경 “괴한이 가족들을 납치해 2명을 총으로 쏴 살해하고 2명을 인질로 잡고 있다. 2억 원을 보내라고 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비슷한 시간 필리핀 현지 가족들도 한국 대사관에 이 같은 사실을 신고했다고 한다.

    이후 필리핀 경찰은 납치된 한국인의 가족과 함께 석방 교섭을 벌였고, 인질의 안전을 확인한 후 몸값 일부를 송금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때 한국 대사관 경찰 영사도 현장에 파견됐고, 한국인 관련사건 전담반 요원도 수사에 참여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한국인 4명은 26일 마닐라 외곽의 한 도로 위에서 발견되었으며, 현지 경찰에게 납치된 경위를 조사받고 있다고 한다.

  • 2년 전 한국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필리핀으로 도망간 일당에게 납치된 뒤 실종된 홍석동 씨.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 ⓒ채널 A 관련 보도화면 캡쳐
    ▲ 2년 전 한국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필리핀으로 도망간 일당에게 납치된 뒤 실종된 홍석동 씨.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 ⓒ채널 A 관련 보도화면 캡쳐

    필리핀에서 한국인 4명이 납치됐다 풀려난 사건이 전해지자 국내 언론들은 “매년 100만 명 이상 필리핀을 방문하는 한국인 가운데 현지에서 범죄로 희생되는 사람이 연간 10명을 넘는다”며 현지의 치안불안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납치됐던 한국인 4명이 ‘온라인 관련 사업’을 하기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는 점과 납치된 곳이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던 곳이었던 점으로 미루어, 불법 도박 사이트와 관련된 ‘이권 다툼’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필리핀은 캄보디아, 태국과 함께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불법 도박 사이트와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 운영업체가 성업 중인 곳이다. 

    2014년 10월 7일 필리핀 현지 경찰에 적발된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의 경우 4년 동안 매출액이 2,000억 원 이상이었고, 2014년 10월 16일 한국 경찰에 적발된 ‘조폭 연합운영 불법 도박 사이트’도 서버를 필리핀에 두고 있었다. 이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오고 간 판돈만 2,400억 원 이상이었던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 필리핀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불법사업이 판을 치는 곳이기도 하다. ⓒ현지 교민매체 보도화면 유튜브 캡쳐
    ▲ 필리핀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불법사업이 판을 치는 곳이기도 하다. ⓒ현지 교민매체 보도화면 유튜브 캡쳐

    필리핀은 또한 중국, 태국, 캄보디아와 함께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주로 도피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필리핀 남부 지역은 현지 경찰력도 제대로 미치지 못해 세계 각국의 범죄자들이 몰려드는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