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들 “北, 외교경로 통해 당국에 영화 ‘인터뷰’ 판매·상영 금지 요청”
  • "총리님께서 영화 '인터뷰'가 캄보디아에서 상영되는 것을 막아주신다면 이 은혜 '백골난망'으로 생각하겠사오며…." 김정은 집단이 캄보디아 정부에 영화 '인터뷰'의 상영과 판매를 막아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총리님께서 영화 '인터뷰'가 캄보디아에서 상영되는 것을 막아주신다면 이 은혜 '백골난망'으로 생각하겠사오며…." 김정은 집단이 캄보디아 정부에 영화 '인터뷰'의 상영과 판매를 막아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김정은이 동남아 국가에서 영화 ‘인터뷰’가 확산되는 것을 막느라 외교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이 미얀마에 이어 캄보디아 당국에도 영화 ‘인터뷰’의 판매와 상영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지난 26일자 프놈펜 포스트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캄보디아 프놈펜 소재 북한 대사관이 “프놈펜 시내에 ‘인터뷰’ 복제판이 광범위하게 유통 중”이라며 이를 막아달라는 공문을 캄보디아 외교부에 보냈다고 한다.

    북한 대사관 측은 “영화 ‘인터뷰’가 유통될 경우 북한과 캄보디아 간의 오랜 우호관계가 훼손될 수 있다”는 협박까지 곁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캄보디아 정부의 반응은 미지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2주 넘게 영화 ‘인터뷰’에 대한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캄보디아 외교부는 지난 20일이 되어서야 롱 비살로 외교부 차관 명의의 서한을 정보통신부에 보내 북한 대사관이 요청한 사실만 전달했다고 한다.

    캄보디아 문화부는 “다음 주에나 관계부처 합동회의를 열어 영화 ‘인터뷰’ 관련 사안을 논의하겠다”는 의견을 밝혔고, 정보통신부는 “문화부, 상무부, 내무부와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게 현지 언론들이 전하는 이야기다.

    이는 미얀마 정부가 영화 ‘인터뷰’의 복제판을 팔던 노점상들을 구속 수사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김정은 집단이 외교력을 총동원해 캄보디아에서 영화 ‘인터뷰’가 퍼지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지만, 현지 정부가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 이유는 김정은 집단의 과거 행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집단은 2014년 4월 초,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안가(安家)’에 정찰총국 해커들을 보내 ‘불법 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다 현지 경찰에 체포된 적이 있다. 당시 캄보디아 경찰은 정찰총국 소속 해커들을 모두 구속해 수사했다. 

    캄보디아 정부가 보기에는 ‘오랜 우호관계’를 가진 나라에 와서 불법도박 사이트나 운영하는 김정은 집단 보다는, 인프라 개발부터 경제 발전까지 다양한 도움을 주는 한국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게 더욱 유리하다보니 북한 외교관들의 ‘호소’에도 별 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