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서, 마원춘, 김원홍, 김양건, 한광상, 박태성, 김병호, 홍영칠이 ‘신권력’ 꼽혀
  • 2012년 11월 30일, 백두산 인근 삼지연에 모인 김정은과 측근들. 사진에는 박태성과 마원춘이 나오지 않았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2012년 11월 30일, 백두산 인근 삼지연에 모인 김정은과 측근들. 사진에는 박태성과 마원춘이 나오지 않았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이 죽은 뒤 외부 세계에서는 그의 장례식 운구차에 선 7명이 새로운 권력층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 놨다. 하지만 2013년 12월, 장성택이 처형된 뒤에 새로운 권력층이 부상했다고 ‘중앙일보’가 26일 보도했다.

    이들의 별칭은 ‘삼지연 8인방’이다. 2013년 11월 30일, 김정은과 함께 삼지연을 찾았던 8명을 일컫는 말이다.

    당시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이 삼지연의 여러 사업부문을 현장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장성택 문제를 다루기 위한 대책회의가 열렸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명령으로 모여, 장성택 처형에 앞장선 인물들은 황병서, 마원춘, 김원홍, 김양건, 한광상, 박태성, 김병호, 홍영칠.

    백두산 삼지연에서 열린 ‘장성택 대책회의’ 당시 황병서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등이 장성택 처형을 주도했다고 한다.

    이들 외에도 김정은을 따라 삼지연에 갔던 한광상 노동당 재정경리부장, 김병호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박태성 노동당 부부장, 마원춘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등도 이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마원춘은 건축 분야에서 김정은의 마음에 들어 국방위원회 설계국장을 차지했다고 한다.

    중앙일보는 “삼지연 8인방 외에도 최룡해, 조연준, 이수용, 최부일, 박봉주, 노두철 등도 새로운 실세 권력”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김일성 시절 권력층이었던 최 현 前인민무력부장의 아들 최룡해는 김정일 시대에 이어 김정은 집권 후에도 권력 실세로 군림하고 있다. 인민군 총정치국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김정은의 특사로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대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황병서와 함께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를 도우며 김정은을 후계자로 만드는 데 기여한 조연준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정은이 스위스 유학 시절 후견인이었던 이수용 외무상, 김정은의 농구교사였던 최부일 인민보안상도 새로운 실세 그룹이다.

    내각의 박봉주 총리, 노두철 부총리, 이용남 대외경제상은 ‘김정은식 경제’를 이끌고 있는 실세라고 한다. 이 중 이용남은 2014년 6월, 무역성, 조선합영투자위원회, 국가경제개발위원회를 통합한 대외경제성을 이끌면서 해외자본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정은을 ‘옹립’했거나 그와 ‘개인적 친분’이 있는 세력이 아닌, 전통적인 권력층은 다수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중앙일보’의 분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정일 장례식 운구차 옆에 섰던 7인방이다.

    김정일이 김정은의 ‘군사 과외교사’로 지정했던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은 장례식 7개월 뒤 숙청됐고, 장성택은 김정은의 측근들에 의해 처형됐다.

    7인방 중 나이가 80을 넘어 기력이 쇠잔한 김기남, 최태복 정도만 노동당 비서직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라고 한다.

  • 고모부 장성택 앞을 지나가는 김정은. 장성택은 결국 김정은에 의해 '벌집'이 돼 죽었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고모부 장성택 앞을 지나가는 김정은. 장성택은 결국 김정은에 의해 '벌집'이 돼 죽었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북한에서 ‘삼지연 8인방’이 새로운 실세로 등장한 뒤 김정은 집단은 ‘백두의 칼바람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김정은은 ‘삼지연 8인방’에게도 더욱 높은 충성심을 강요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 ‘삼지연 8인방’ 사이에 주도권 다툼이 일어날 분위기여서 북한 정정(政情)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중앙일보’는 정보 관계자들을 인용, “최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의 아들 김 철이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지시에 따라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김원홍과 황병서 간의 ‘암투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대로, 북한에서 김정은의 최측근인 ‘삼지연 8인방’ 사이에서 권력암투가 일어난다면, 김정은 집단은 체제가 안정되기도 전에 파열돼, '급변사태'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