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光耀의 충고,
    "공산당은 악마요 살인자라는 사실에 유념해서 대화해야."


    "지도자는 자신의 脂紋(지문)이 있는 연설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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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盧泰愚 대통령-李光耀 수상 정상회담 기록에서 발췌

  • “자신의 지문(指紋)이 있는 연설을 해야”

    수상 : 요즈음 모든 나라에서 TV가 가장 주요한 매체가 되어 있으며, 아이디어의 전달뿐 아니라, 감정까지 전달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TV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연설자체뿐 아니라, 표정과 인간적 풍모도 중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성실성과 정직성이 필요하며, 본인의 경우에는 그것이 가장 큰 자산이었습니다. 국내외(國內外)에서 많은 반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본인이 ‘허튼소리 안한다, 성실하다, 충분히 심사숙고한 말을 한다’ 고 믿고 있습니다. 국민이 모든 관련 상황을 다 알지 못하며, 모든 것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므로 지도자를 믿느냐 여부(與否)가 관건입니다. 예컨대 레이건도 이란·콘트라 사건 이전에는 국민의 높은 신뢰를 받아 왔으나, 동 사건 이후 국민의 신뢰를 잃어 종전의 약 65-70%였던 신뢰도가 50%이하로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항상 국민에게 신뢰감을 주고, 스스로 믿지 않는 것은 국민에게 말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김대중, 김영삼씨는 훌륭한 대중연설가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보좌관들이 써주는 연설문을 가지고 그들과 경쟁하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자신의 지문(指紋)이 박힌 스스로의 표현방식이 필요합니다.

    레이건 대통령도 보좌관들이 준비한 연설문을 자신이 직접 손을 대어 자기 아이디어를 가미시킴으로써, 그 자신의 리듬과 성실성을 나타내려고 노력한다 합니다. 반면에 필리핀의 아키노 대통령은 좋은 연설문 작성자가 있지만 그 연설들은 자신의 말이 아니므로 국민들의 신뢰감이 부족하다 합니다. 항상 자신에 충실하고 상대방이 유리한 조건보다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방식으로 경쟁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각하께서는 진지하고 건실(健實)하며, 위기에 처하여 차분하면서도 경우에 따라 결단력이 강한 강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때그때 적당히 사태를 모면하려 하지 말고 항상 국가의 이익을 염두에 두고 소신 있게 행동하면 될 것입니다.

    대통령 : 각하께서는 항상 자신과 친척, 주위의 사생활(私生活)을 깨끗이 하고 있는 점을 매우 훌륭하게 생각하며, 그것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핵심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수상 : 공산주의자들은 본인 사무실의 냉방시설까지 비난하므로 하나의 허점도 보이지 않으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 본인도 얼마 전 본인의 모든 재산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로써 임기를 시작할 때와 끝났을 때의 본인의 재산상황을 모든 사람이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상 : 우리의 입장에서 재산이나 부는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나라의 운명을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나가고, 모든 국민을 위하여 중요한 결정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이 충분한 보상이 되는 것입니다. 스스로 청렴함으로써 밑의 사람들에게 도덕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공산당은 악마요 살인자”

    수상 : 각하의 對北정책에 대한 그간의 보도를 보고 대단히 적절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는 중공이 개방을 취하면서, 그리고 소련이 개혁정책을 표방하면서부터 이미 그 이념적 기초를 상실하였습니다. 현대사회에 도저히 적응할 수 없고, 경쟁력과 活力을 잃은 죽은 이념임이 증명되었습니다. 그러나 본인은 지나친 낙관론자들의 견해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공산주의 위협은 소멸된 것이 아니고, 앞으로 새로운 형태로 나타날 것입니다. 공산주의가 권력을 장악하고, 그 권력을 유지하는 인민동원의 방법으로서는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공산주의자는 결코 그 권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개혁주의, 개방주의 운운에도 불구하고 동·서 화해는 기본적인 제약이 있습니다.
    북한도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입니다. 소련모델도 중국모델도 모두 실패했고, 양 모델을 혼합하면 이중의 실패가 됨을 실감했을 것입니다. 공산당의 본질은 200~300명의 무고한 시민을 무참히 몰살시키는 항공기 폭파 등을 서슴지 않는 야만정권입니다. 그들은 정상적 인간이 아닌 정신이 비뚤어진 악마요 살인자들입니다. 이 점만 유념한다면 남북한 교류는 한국에 여러 가지 이점이 많을 것입니다.

    북한도 현재 돌파구를 찾아 머리를 짜고 있을지 모릅니다. 분명히 일본, 미국, 서구와 관계를 개선하고 있는 중공의 개방정책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북한을 소련으로서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입니다. 더욱이 중공, 동구권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북한도 몇 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결국은 외부세계로 손을 뻗쳐 나올 것입니다. 한국은 이미 2/3 선진국이 되어 있는데, 북한으로서는 한국과 교류를 강화한다면 점차 한국에 의존하는 결과가 될 것이고, 한국과의 교류를 거절하면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는 딜레마에 봉착해 있다고 봅니다. 하여간 한국으로서는 북한과의 교류를 제의함으로써 아무것도 잃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청소부 덕분에 깨끗하다”

    대통령 : 1985년에 싱가포르를 방문하였는데, 거리가 아주 깨끗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서 거리 미화(美化)에 노력하고 있으나, 싱가포르를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은데, 싱가포르 거리가 그토록 청결하게 된 데는 어떤 비결이 있는지요?
    수상부인 : 거리를 깨끗하게 만드는 데는 많은 시일이 걸렸습니다. 오랫동안 국민 계몽운동을 전개하였고, 학생들에게도 철저히 교육을 시켰지요. 그리고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은 싱가포르 화폐로 500달러(미화 200달러 상당)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신문과 방송을 통해 광고하였답니다. 실제로 그렇게 많은 벌금을 내는 사람은 없고, 단지 명목적인 액수만 납부하게 되지만, 단속을 받는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데에 억지효과가 있습니다.
    하루는 환경청 장관이 청소부들에게 거리 청소를 중단시켜 보았더니, 온 거리가 단 하루 만에 지저분해졌습니다. 이것으로 보아 싱가포르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은 시민이 아니고, 매일 열심히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부들이라는 사실이 판명되었지요.

    “한대도, 열대도 아닌 온대에서 잘 산다”

    대통령: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하여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가면 겨울, 겨울이 가면 봄이 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지요. 변화하는 계절에 항상 적응하려면 열심히 일하고 부지런해야 합니다.
    수상부인 : 한국의 겨울은 혹독히 춥고, 여름은 굉장히 덥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은 매우 강인하고, 부지런히 일해서 이렇게 잘 살게 된 것으로 압니다. 언젠가 책을 읽어보니, 기후조건이 극도로 나쁜 곳에서는 사람들이 먹을 것 걱정만 하기 때문에 발전을 하지 못하고, 기후가 너무 좋은 곳에서는 씨를 뿌리고, 6개월만 기다리면 수확을 하며, 언제든지 물가에 가서 고기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아무 일도 할 필요가 없어서 발전하지 못한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그 책에는 인류의 문명이 한대(寒帶)도 열대(熱帶)도 아닌 온대(溫帶)에서 발달한 것도 온대지방 사람들은 적당한 자극을 받아가면서 생활하기 때문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동남아의 화교들도 몇 세대가 더 지나면 기후조건으로 인하여 일할 생각이 없어져서 퇴보하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대통령 : 몇 해 전 아프리카 여행 중 나이지리아 라고스를 방문하였는데, 부두에서 3000명에 달하는 하역 노동자들이 일을 하지 않고, 그늘에서 쉬고만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동행중인 장관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그들 중 2/3가 학질환자라고 답하였습니다.
    동북아 국가들의 역사를 더듬어 보면, 어느 나라나 많은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난 뒤에 크게 발전하였던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본인 자신의 경험으로도 많은 고뇌와 어려움을 이겨낸 때가 인생에 있어, 가장 발전이 많았던 때였습니다.
    수상께서 건강을 잘 유지하고 계시는 데는 부인께서 어떤 비결이라도 갖고 계시기 때문인지요?
    수상부인 : 그는 여러 가지 운동 중 가장 단시간에 할 수 있는 에어로빅적인 부분만을 선택해서 합니다. 4년 전에 딸이 좋은 책을 구해다 주었는데, 거기에는 자전거, 조깅, 수영, 노 젓기 등에 있는 에어로빅 요소만을 매일 10-15분 간 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수상은 골프는 하지 않습니다. 골프는 사교적인 운동이므로 여러 나라 지도자들과 사귀는 데는 유용하지만, 에어로빅 효과는 없기 때문이지요.
    대통령 : 시간을 절약하는 매우 경제적인 방법으로 건강관리를 하시는 군요.
    수상부인 : 그는 시간에 관한 한 매우 인색합니다. 젊어서는 아무 운동도 하지 않았고, 정구도 50세부터 시작했는데 15년 전부터는 자전거와 노 젓기 등을 하고 계시지요. 본인의 부모님들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으셨지만 85세와 89세까지 사셨고, 수상의 모친 역시 운동을 하지 않고도 85세의 연세로 건강하십니다.

    “위기 때 가장 중요한 건 건강과 침착성”

    대통령 : 본인은 학창시절에 럭비를 하였으며, 나이가 들고서는 정구를 하였습니다만, 대통령에 취임한 뒤로는 시간이 없어서 정구도 못하고, 그 대신 무슨 운동을 해야 할지 연구 중에 있는데, 아주 좋은 아이디어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수상께서도 이미 좋은 방법을 터득하고 계시군요. 본인은 단전호흡을 10여 년간 실행하고 있는데, 아주 효과가 좋습니다. 한 가지 좋은 예는 저번 대통령 선거 시 4당 후보가 모두 목소리 보전에 노력하였는데, 그 중 김대중 씨가 가장 자신만만하였지요. 그러나 20여일이 지나자 모든 후보들이 다 나가떨어지고, 본인만 남았습니다. 야당 측은 본인의 목소리를 망가뜨리려고 유세장마다 최루가스를 뿌려놓았지만, 본인이 끝까지 유세를 치룰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단전호흡에서 얻은 정력 때문인 것 같습니다.
    수상 : 위기에 닥쳤을 때 가장 중요한 두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건강과 침착성이지요. 피곤해서 쓰러져 있다거나, 고도로 긴장되어 있을 때는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 쉽지요.
    대통령 : 또 다시 선거이야기 입니다만, 레이건 대통령은 TV에 매우 잘 비치는데, 부시 부통령이 왜 그것을 배우지 못했는지 모르겠어요. 언젠가 NBC-TV에 부시 부통령이 출연하고, 그 뒤에 이어서 본인이 회견을 가진 적이 있었는데, 역시 부시 부통령은 TV를 다루는 데 결함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상 : 부시 부통령의 가장 큰 문제는 목의 근육에 있는 것 같습니다. 원래 목이 긴데다가 무슨 문제가 생기면 근육이 긴장해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부통령에게 무언가 약점이 있는 듯 한 인상을 갖게 하지요.
    대통령 : 본인이 보기에 부시 부통령은 사람을 응시할 때, 눈동자가 움직이는 것이 큰 결함인 것 같아요. 누구나 상대방을 쳐다 볼 때는 눈동자의 초점을 맞추어서 무언가 호소하는 듯 한 인상을 주어야 하는데, 부시 부통령은 그렇지 못합니다.
    수상 : 부시 부통령의 강점은 성실성입니다. 그리고 그는 매우 분명한 사람이며, 이중적(二重的)인 성격이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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