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 총리 이완구 얼싸안으며 "함 안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총리실로 떠나는 이완구 원내대표를 얼싸안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새해 들어 당청(黨靑) 관계가 새누리당 내의 친박(親朴)~비박(非朴) 갈등으로 원만치 못했던데다, '연말정산 환급금' 사태로 인해 당정(黨政) 관계도 삐꺽거렸던 것이 사실이다.

이른바 '김무성 수첩' 파문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당청 갈등에 한몫했던 김무성 대표로서는 이완구 원내대표의 입각으로 당정청 관계의 분위기 전환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는 평이다.

새 총리로 지명된 이완구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먼저 야당 원내대표실을 찾아 새정치연합 원내지도부와 환담한 뒤, 곧바로 새누리당 당대표실로 향했다.

김무성 대표는 당대표실로 들어서는 이완구 원내대표를 향해 두 팔을 벌리며 "당에서 총리를 배출하다니 참으로 자랑스럽다"며 "함(한 번) 안아"라고 얼싸안았다.

이어 "이완구 원내대표는 도정(道政)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작은 정당의 원내대표와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를 두루 경험한 완벽한 정치인"이라며 "국가를 위해 언젠가 크게 쓰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정말 대통령께서 좋은 인사를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덕담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앞으로 청문회에서 통과돼 총리가 된다 해도, 대표님을 잘 모시고 여당과 정부 사이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사안 사안마다 당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배가해서, 당에서 정부로 들어간 본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김무성 대표의 기대에 부응하는 발언을 했다.

이날 배석한 핵심 당직자들도 저마다 축하 인사를 하는 등, 총리를 배출한 새누리당은 전반적으로 축제 분위기였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이완구 원내대표를 모시고 정책위의장을 하는 동안 헌신과 배려의 모습을 옆에서 보고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다"며 "총리로 가시더라도 당에 있을 때 추진했던 정책이 잘 되도록, 어느 위치에 있더라도 돕겠다"고 다짐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다시 한 번 축하드린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당정 간의 소통을 원활히 하시면서 산적한 국정 운영을 잘 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평소 발언을 좀체 하지 않는 김학용 대표비서실장도 "대표님 계시는데 말씀 안 드리는 게 도리이지만, 축하 말씀 안 할 수가 없다"며 "젊은 시절부터 이완구 원내대표를 지켜봐 왔지만, 진중하신 모습에 국가를 위한 총리로서 적임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추어올렸다.

모두가 돌아가며 덕담을 했는데 유독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만 발언을 사양하자, 주호영 정책위의장이 "(원내)수석은 목이 잘려서 불만인 모양"이라고 농담을 하고 모두가 유쾌하게 한바탕 웃을 정도로, 집권여당 당대표와 새 총리 내정자 간의 만남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완구 원내대표가 입각하면서 당정 관계, 당청 관계가 개선되기를 바라는 모두의 뜻이 일치된 것 아니겠나"라고 기대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