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2억 달러 안 줄 것”…日국민들 “거기 간 사람 잘못”
  • 테러조직 ISIS는 일본인 인질 2명의 몸값 2억 달러를 내놓지 않으면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ISIS 협박 동영상 캡쳐
    ▲ 테러조직 ISIS는 일본인 인질 2명의 몸값 2억 달러를 내놓지 않으면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ISIS 협박 동영상 캡쳐

    아베 日총리가 테러조직 ISIS에 일본인 인질 2명의 몸값을 지불하지 않기로 결정한 가운데, 테러조직이 통보한 시한(23일 오후 2시)이 지났다. 하지만 일본 국민들의 반응은 “그래서 뭐”하는 분위기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테러조직 ISIS의 인질극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편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나라에서 가지 말라는 위험한 곳에 간 사람들 본인 책임”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일본 국민들의 반응과 별개로 “ISIS와 다양한 채널을 통해 협상을 시도하겠다”는 뜻을 계속 내비쳤던 아베 정부는 지난 22일 “인질들의 몸값 2억 달러를 줄 수는 없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고 한다.

    日교도통신과 英PA통신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데이비드 캐머런 英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일본 정부는 테러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은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정부가 22일 테러조직 ISIS에게 인질 몸값 2억 달러를 주지 않기로 한 것이 美정부의 비공식적인 압력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일본 언론의 추측은 이튿날 美국무부의 공식 브리핑이 뒷받침하고 있다.

    젠 사키 美국무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테러조직이 요구하는 대로 몸값을 주는 것은 다른 일본인까지 위험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는 뜻을 아베 정부에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젠 사키 美국무부 대변인은 “일본 정부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는 일본인 인질 구출을 위해 최고의 협력을 할 것”이라는 뜻도 전했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테러와 협상해서는 안 된다”는 美정부의 뜻이 아베 정부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본 국내 여론 또한 아베 정부에게 상당한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국민들은 테러조직 ISIS에게 인질로 붙잡힌 사람이 전직 민간군사기업 운영자와 프리랜서 기자라는 점을 중요하게 부각시키면서 “왜 그런 곳에 가서 위험을 자초하느냐”는 비판이 많은 편이다.

    특히 온라인에서 일본 네티즌들은 테러조직 ISIS에 붙잡힌 인질들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이들의 사진을 패러디해 SNS를 통해 뿌릴 정도로, 인질들의 안위에 별 다른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 일본 네티즌들이 만든 패러디 사진은 한국에서도 화제가 됐다.

  • 일본 네티즌들 가운데 일부는 협박 동영상을 합성해 ISIS에 보내며, 일본인 인질을 조롱하기도 했다.  ⓒ일본 네티즌이 ISIS에 보낸 SNS 화면 캡쳐
    ▲ 일본 네티즌들 가운데 일부는 협박 동영상을 합성해 ISIS에 보내며, 일본인 인질을 조롱하기도 했다. ⓒ일본 네티즌이 ISIS에 보낸 SNS 화면 캡쳐

    한편 테러조직 ISIS는 협상시한은 23일 오후 2시가 가까워지자 홍보 관계자를 통해 일본 언론과 접촉 “인질을 곧 살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러조직 ISIS는 현재 유카와 하루나 씨와 고토 겐지 씨를 인질로 잡고 있다.

    유카와 하루나 씨는 일본에서 민간군사기업을 운영하다 파산한 뒤 시리아의 ‘자유시리아군(FSA)’에 합류하기 위해 현지로 갔다가 2014년 8월 시리아 북부에서 ISIS에게 붙잡혔다. 

    고토 겐지 씨는 분쟁 지역을 주로 취재하던 프리랜서 기자로, 친구인 유카와 하루나 씨가 테러조직 ISIS에 붙들렸다는 소식을 듣고서 2014년 10월 시리아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