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전문대 육성책 ‘돈이 아닌 몸으로 보여줘야
  • 우리 사회가 당면한 많은 과제 중 중장기 과제로 꼽히는 것이 고용시장의 수요와 공급 불균형 해소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업과 연계한 전문대학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도 고용 불균형을 해소하자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과거 전문대학이 한국의 경제 발전의 주축이 됐다는 점을 돌이켜 보면 전문대학 육성은 매우 중요한 정책적 과제이다. 이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도 당근책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대학 육성의 성패는 대학과 폴리텍 사이에서 전문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며, 그 해답은 특성화에 있다는 것이 교육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최근에 들어 전문대학은 학령인구의 감소, 학벌 위주의 사회 풍조, 빈약한 정부재정지원 등 많은 애로를 겪고 있다. 때문에 정부 당국자들의 전문대학에 대한 인식 변화를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돈이 아닌 몸으로 말이다.

    그렇다면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전문대학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

    오는 23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승우) 2015년 정기총회가 개최된다. 이 자리에 황우여 부총리는 참석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2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같은 날 다른 일정이 잡혀져 있다’고 전했다. 이 날 행사에는 교육부 차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9일 서울 더 케이호텔에서 4년제 대학들의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총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황우여 부총리가 참석해 1시간 가량 4년제 대학 총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대교협 총회에는 매년 교육부 장관이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고 대교협측은 전했다.

    전문대학 행사에는 차관이, 대학에는 부총리가 참석한다는 것이다. 차관이 참석하는 것도 전문교육협회측의 거듭된 요청 끝에 이뤄진 것이라고 하니 교육부의 전문대학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14년 전문대학교육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전문대학 수는 국공립 8개 사립 129개(총 137개)이고 학생수는 47만2,894명이다.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2/5를 점하고 있지만 2004년 61만6,675명을 정점으로 감소추세에 있다. 

    전문대학 스스로 특성화를 위한 노력이 중요하지만 정책 당국자들이 전문대학이 3류라는 인식을 바꾸지 않는 한 박근혜 정부의 고용 불균형 해소는 공염불로 끝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황우여 부총리부터 전문대학 현장 탐방 등을 통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