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는 對備하라

    경직된 북한의 관성(慣性)과 한미(韓美)동맹에 의탁할 수밖에 없는
    정부의 현실적 한계가 올 봄이나 여름쯤 충돌로 이어질 확률이 오히려 커 보인다
    .

    金成昱  /한국자유연합 대표, 리버티헤럴드 대표 

  • 1.
정부의 19일 신년 업무보고는 통일준비로 메워져있다.
광북·분단 70년을 맞이해 정부가 준비한 계획들은 화려(華麗)하다.  

‘한반도 종단 열차 시범 운행’‘서울·평양 남북겨레문화원(가칭)설치 추진’‘나진·하산 물류사업’‘통일박람회 2015’‘남북 간 산림(山林) 협력·공유하천 공동관리’‘결핵치료 지원’‘백두대간 보호 및 유네스코 자연유산 등록’‘메르켈 프로젝트’‘WEST프로그램’‘북한 비핵화 진전 따른 비전코리아프로젝트 추진’기타 등등.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조속히 남북 간에 통일준비를 위한 실질적 대화가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적으로 통일준비란 대북지원(對北支援)이 핵심이다. 북한이 돈과 쌀을 받으려면 테이블에 나오라는 게 요지이다.  

문제는 김정은. 북한은 1밀리도 바뀌지 않았다. 대화의 첫 번째 조건은 전단살포 중단. 두 번째 조건은 5·24조치 중단. 세 번째 조건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네 번째 조건은 북핵(北核)폐기 및 북한인권(人權) 문제제기 중단. 다섯 번째 요구는 6·15선언 실천과 주한미군 철수. 올해 역시 지난 해 요구와 동일하다. 정부는 이 중 첫 번째 두 번째 요구를 사실상 들어줄 태세다. 이제 세 번째 요구에 맞닥뜨렸다. 남은 것은 정부의 양보냐? 정은의 양보냐? 

2.
예측컨대 북한은 양보할 태세가 아니다.
19일 20일만 해도 ‘우리민족끼리’에는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합동군사연습은 무조건 중지되여야 한다(1/20) : (···) 키리졸브, 독수리합동군사연습은 북남대화에 찬물을 끼얹고 이 땅에 기어이 핵전쟁의 불집을 일으키려는 용납 못할 범죄행위(犯罪行爲)이다.(···) 총포성이 울리는 속에서 이른바 관계개선을 위한 대화를 진행한다는 것인데 이야말로 어불성설이다.(···) 남조선당국이 진심으로 대화를 통해 북남관계를 개선할 립장이라면 이제라도 조선반도에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는 길로 발길을 돌려야 할 것이다.》  

《겨레의 지향에 도전하는 군사연습소동(1/19) :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남조선당국은 외세와 함께 벌리는 무모한 군사연습을 비롯한 모든 전쟁책동(戰爭策動)을 그만두어야 하며 조선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는 길로 발길을 돌려야 합니다.”(···)   지금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는 물론 국제사회는 남조선당국이 무모한 군사연습을 비롯한 모든 전쟁책동을 그만두고 조선반도에서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며 북남관계개선의 길로 발길을 돌릴 것을 한결같이 요구하고 있다.(···) 우리 공화국은 이미 북남관계를 개선하는데 절실히 필요한 실천적 조치들을 실행하는 길에 들어섰다. 남조선당국은 침략적인 외세와 야합하여 동족을 반대하는 무모한 군사연습을 비롯한 전쟁책동에 계속 매달리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후과만을 가져온다는 것을 명심하고 대세의 흐름에 역행하지 말아야 한다.》 

《과연 진정한 태도로 되겠는가(1/19) : 새해에 들어와 우리 공화국이 내세운 제안들은 장장 70년간 겪어오는 모진 불행과 고통, 불신과 대결의 북남관계를 신뢰와 화해의 관계로 전환시키며 자주통일, 평화번영의 새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로 된다. (···) 과연 이것이(한미연합군사훈련) 대화와 관계개선을 위한 진정한 태도로 되겠는가.》


《평화적 환경 마련에 저애를 주는 북침전쟁연습(1/19)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침략적인 외세와 야합하여 동족을 반대하는 핵전쟁연습에 매달리는 것은 스스로 화를 불러오는 위험천만한 행위입니다.”(···) 이것은(한미연합군사훈련) 북남사이의 대화와 관계개선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조선반도에서 기어이 북침핵전쟁을 도발하려는 고의적인 책동이 아닐 수 없다. 남조선당국이 진정으로 북남관계개선을 바란다면 무엇보다 군사연습을 비롯한 모든 전쟁책동을 그만두어야 한다.》

북한은 또 한미연합사 복원에 대해서도 18일 또 다시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 남조선미국련합사단창설조작에 대한 경고”를 올렸다.

《남조선미국련합사단 창설놀음은 모처럼 마련된 북남관계개선분위기를 해치고 조선반도의 평화를 바라는 내외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란폭한 도전(挑戰)이며 우리에 대한 또 하나의 엄중한 군사적 도발(挑發)이다. 이로써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과 북침전쟁도발책동이 극히 실전단계에서 모험적으로 감행되고 있다는 것이 더욱 명백해졌다.(···)내외호전세력들은 잘못 고른 시간에 잘못 고른 장소에서 잘못 고른 상대와 잘못된 전쟁을 하였다고 쓰디쓴 고백을 한 선대미군부호전광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거든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우리의 국방위원회가 천명한 내용을 다시 한 번 상기해보고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일에는 6·15선언 실천을 강조한다.

《민족공동의 통일헌장, 통일대강을 따라 나아갈 때 :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우리 민족의 뜻과 힘을 합친다면 못해낼 일이 없습니다. 북과 남은 이미 통일의 길에서 7. 4공동성명과 력사적인 6. 15공동선언, 10. 4선언과 같은 통일헌장, 통일대강을 마련하여 민족의 통일의지와 기개를 온 세상에 과시하였습니다.”(···)북과 남, 해외의 각 계층 동포들은 사상과 제도, 정견과 신앙의 차이를 뛰어넘어 력사적인 7. 4공동성명과 6. 15공동선언, 10. 4선언을 옹호하고 관철하기 위한 거족적인 투쟁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 올려야 한다. 남조선당국은 민족공동의 통일헌장, 통일대강들에 대한 립장을 바로가지고 리행에 방해되는 도발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

3.
남북(南北)의 요구는 평행선을 그린다.
공통분모, 교집합은 신기루(蜃氣樓)다.
정부의 입장은 “확고한 안보와 국가관 토대로 한 통일준비”가 핵심이요(업무보고 中),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과 북한 비핵화를 선순환적(善循環的)으로 추진해나가기 위해서
한미(韓美)간에 대북공조를 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1월19일).
요컨대 국방부 말처럼 ‘한미군사훈련 중단은 없다’는 것이다.  

남과 북이 한 발씩 양보해 간다면 대화의 접점이 나오고 엄청난 금품이 또 다시 북으로 흘러갈지 모른다. 그러나 현재 북한의 입장은 변화가 없다. 배짱 한번 튕기는 것이라 보기엔 집요하고 일관되다. 소위 모기장 이론에 따라서 문빗장을 조금만 열어 한국의 단물만 빨기엔 북한 내부가 안정돼 있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부의 불안정성(不安定性)이 외부의 긴장(緊張)과 도발(挑發)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아마도 ‘멧돼지 정은’은 ‘약간의 변화의 시도만 있어도 죽을 것 같다’는 공포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집권 3년 동안 빚어진 끝없는 당 간부들 처형과 숙청은 이를 반증한다.

대통령은 남북문제로 국내정치 돌파구를 마련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어떠한 시도도, 순탄한 대화와 원만한 협력과 통 큰 지원으로 이어질 것 같지 않다. 오히려 경직된 북한의 관성(慣性)과 한미(韓美)동맹에 의탁할 수밖에 없는 정부의 현실적 한계가 올 봄이나 여름쯤 충돌(衝突)로 이어질 확률이 커 보인다. 

‘대박통일’은 지금 갖가지 서류에 적어 놓은 공허한 지원(支援) 계획이 아니라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 여부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그만큼 국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때이다.
대비(對備)하라. 국방부는. 

written by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