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6일 북한 핵문제와 관련, "나의 목표는 북한의 비핵화"라며 북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그러나 전임 조지 부시 행정부가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에 대한 의혹을 근거로 제네바합의를 파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북한이 지금 핵무기를 갖게 됐다고 비판,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국무부에 따르면 클린턴 장관은 이날 아시아 순방길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나의 목표는 북한의 비핵화"라면서 "이는 북한이 어떤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게 설명하고, 재처리한 플루토늄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의 이같은 언급은 일각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북핵정책이 핵폐기보다 북한이 확보한 핵무기나 핵물질, 핵기술이 확산되는 것을 저지하는 데 초점을 둔 `안전한 북핵관리'에 있다는 주장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클린턴 장관은 또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핵프로그램에 대해 "우리는 정확하게 그것(HEU)이 무엇이고, 어디에 있는 지 등을 분명하게 알기를 원하고, 폐기됐음을 확실히 하기를 바란다"며 향후 HEU문제도 규명할 것임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클린턴 장관은 전임 조지 부시 행정부가 HEU 의혹을 근거로 지난 1994년 북미간에 체결한 제네바 합의를 파기한 데 대해선 비판했다.

    그는 정보기관내에서 그 프로그램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논란이 있지만 제네바합의가 파기되자 북한이 보복조치의 일환으로 플루토늄 재처리를 시작했다는 데는 논란이 없다면서 "그 결과 그들(북한)은 예전에 갖지 못했던 핵무기들(nuclear weapons)을 지금은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어 "북한은 이미 지난 2007년 합의에서 (핵무기프로그램을) 폐기하기로 합의했고, 우리는 그들이 의무를 완수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우리의 입장은 북한이 검증가능하고 완전한 핵폐기 및 비핵화를 위해 나아가면 우리는 북한과 협력할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협력 범위에는 외교는 물론 정전체제를 대체할 평화조약, 양자관계 정상화, 식량.연료 뿐만아니라 광범위한 경제.에너지 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하면서 북한의 비핵화와 비확산 합의이행이 조건임을 분명히 밝혔다. 클린턴 장관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일각에선 현재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로 인정하되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는 받아들이지 않고 반드시 비핵화시킬 것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