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90년대 극심했던 북한 식량난 여파로 당시 태어난 북한 청년들의 인지능력이 크게 떨어져 미국 기준으로 보면 올해부터 2013년까지 징집대상자 10명 중 2-3명은 군대도 가지 못할 정도라고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가 밝혔다. NIC는 또 과도한 의료비가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보건분야 협력이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끄는 `뒷문외교'의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북(對北) 의료지원을 통한 관계개선을 권고했다.

    중앙정보국(CIA) 등 미국내 정보기관들의 업무를 총괄하는 NIC는 최근 펴낸 '세계 보건 실태의 전략적 의미(Strategic Implications of Global Health)'라는 제하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젊은 세대의 건강상태는 군대의 전투력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젊은이들의 건강악화가 만연돼 있으면 건강하고 능력있는 군병력을 모집할 수 있는 집단이 줄어들게 된다며 북한과 러시아를 예로 들었다.

    특히 보고서는 북한의 경우 징집대상자 중 17~29%가 미국 기준에서 보면 군대도 가지 못할 정도의 인지능력 결핍을 보이는 것으로 관측했다. 이런 문제가 북한에서 가장 극심한 식량난이 발생했던 1990년대 중반에 태어난 사람들이 군대에 가게 되는 올해부터 2013년 사이 가장 심각해 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미국 의학지능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생후 2-3년이 두뇌발달에 가장 중요한 시기이고 임신부의 영양상태 등도 지능개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면서 2살 전에 영양결핍을 겪으면 지능이 5~15포인트 떨어진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또 보건분야 협력은 역사적으로 국가 간 긴장이 고조될 때도 대화를 여는 수단이 돼왔다면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으로선 막대한 의료비가 엄청난 부담이라고 지적하며, 북한의 의료시스템을 돕는 게 `뒷문외교'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고서는 한반도가 통일되더라도 한국은 북한의 경제를 성장시키는 비용 뿐만아니라 열악한 보건분야 부담도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은 다른 국가나 국제기구에 이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