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전략공군' 필요 "공중급유기도입 늦어지면 안된다"
  • ▲ 2013년 태평양을 횡단하는 F-15K 전투기가 공중급유를 받고 있다.ⓒ공군
    ▲ 2013년 태평양을 횡단하는 F-15K 전투기가 공중급유를 받고 있다.ⓒ공군

    #1 [2013년 8월 2일 오후 9시 대구 제 11전투비행단]

    우리공군의 주력 F-15K 슬램이글 전투기 6대와 이를 조종할 조종사 12명이 결연한 표정으로 이륙준비를 한다. 

    이날은 공군사상 최초로 미국 알래스카 아일슨공군기지(Eielson Air Force Base)까지 공중급유를 받으며 태평양을 횡단하기 위한 첫 발을 내 딘 의미있는 날이 됐다.

  • ▲ 공군 제11전투비행단장 조광제 준장이 Red Flag Alaska 훈련에 참가하는 공군 F-15K 조종사들을 격려하고 있다.ⓒ공군
    ▲ 공군 제11전투비행단장 조광제 준장이 Red Flag Alaska 훈련에 참가하는 공군 F-15K 조종사들을 격려하고 있다.ⓒ공군

    공군 F-15K 6대는 7차례 미군 공중급유기의 도움으로 태평양을 횡단해 알래스카에 무사히 도착했다. 한국에서 알래스카 아일슨공군기지까지 약 3,900NM(약 7,223Km)를 논스톱으로 비행한 셈이다.

    미공군은 8시간이 꼬박 걸리는 한국공군의 비행을 위해 미 공군 공중급유기 KC-135 6대가 7차례에 걸쳐 공중급유를 지원했다. 

    우리공군은 2015년 현재까지 공중급유기 자체가 아예 없다. 공중급유기 필요성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 됐지만 한반도의 종심(전장길이)이 짧고, 유사시 장기전 보다는 단기전 성향을 보일 것이란 예상에 따라, 공중급유기 도입 사업 예산은 다른 사업에 밀려오다 2013년 11월에 확정했다.

  • ▲ KF-16 전투기가 미공군 공중급유기로 부터 급유를 받고 있다.ⓒ공군
    ▲ KF-16 전투기가 미공군 공중급유기로 부터 급유를 받고 있다.ⓒ공군

    지금까지는 4대를 도입키로 하고 기종결정단계까지 이르고 있다. 

    그러나 공군은 공중급유기가 없는 상황에서 매년 미 공군 급유기를 활용, F-15K 조종사 8명과 F-16 조종사 8명 등 16명의 공군조종사가 공중급유 비행을 해, 신규 공중급유자격을 새로 획득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공중급유기 도입을 앞둔 이유 보다는 전시작전에 대비한 훈련으로 볼 수 있다.

  • ▲ 태평양을 횡단해 무사일 알래스카 아일슨 기지에 착륙하는 F-15Kⓒ공군
    ▲ 태평양을 횡단해 무사일 알래스카 아일슨 기지에 착륙하는 F-15Kⓒ공군

    이같이 공중급유자격을 획득한 조종사들이 2013년 공군사상 첫 태평양 횡단을 해 낸 것이다. 2013년 알래스카 레드플래그 훈련은 비교적 항속거리가 긴 F-15K 전투기가 투입되는 이유로 공중급유기를 통한 태평양 횡단 사실보다 현지훈련이 부각됐다.

    공군은 자체적으로 첫 '태평양 논스톱' 행단을 최고의 성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방미중이던 성일환 前공군참모총장은 아일슨공군기지를 일부러 찾아 훈련 참가요원들을 격려했다.

    “공중급유를 통한 원거리 전개 임무를 우리 공군 최초로 시도했는데, 성공적으로 완수해주어 고맙고 대견하다”며 “연합훈련 경험이 전시 작전수행 능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건강하게 귀국해 달라” -성일환 당시 공군참모총장


  • ▲ 2014년 태평양 횡단을 위해 서산기지에서 출격을 앞둔 KF-16D.ⓒ공군
    ▲ 2014년 태평양 횡단을 위해 서산기지에서 출격을 앞둔 KF-16D.ⓒ공군

    #2 [2014년 9월 25일 새벽 2시 40분 서산 제 20비행단]

    어둠속 서산기지에서 8대의 KF-16D(2인승) 전투기가 오렌지색 화염을 뿜으며 이륙한다.

    이 역시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레드 플레그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서다.훈련을 참가하는 항공기로 국내제작 KF-16D는 모두 6대, 나머지 2대는 예비기로 구성됐다. 

    이날 공군 20전투비행단  알래스카 전투기 훈련단장 홍순택 대령(49세, 공사38기)은 비행에 앞서 비장한 각오를 남긴다.

    “지난해 참석했던 훈련에 이어 우리의 주력기종인 KF-16으로 참가해, 본 훈련에서는 최상의 집중력과 최고의 팀워크를 발휘해서 훈련목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대한민국 공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도록 하겠다.”

    태평양 횡단작전에 군산기지에 주둔한 주한 미공군 소속 F-16CM 전투기도 일부 동참했다.2013년에는 모두 7번의 공중급유로 태평양을 넘었지만, 이번에는 알래스카주 아일슨 공군기지까지 약 4,500NM(약 8,100Km), 10시간 가량 논스톱으로 비행해야 하고, 이 비행을 위해 미 공군 공중급유기 KC-135 3대가 11차례에 걸쳐 공중급유를 지원했다.

  • ▲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하는 우리 공군의 KF-16 전투기 6대가 9월 24일 오후 8시 15분(현지시간)에 美알래스카 아일슨 공군기지에 무사히 도착한 모습.ⓒ공군
    ▲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하는 우리 공군의 KF-16 전투기 6대가 9월 24일 오후 8시 15분(현지시간)에 美알래스카 아일슨 공군기지에 무사히 도착한 모습.ⓒ공군

    공군은 2013년 F-15K 횡단 비행 당시보다 힘든 상황을 만난 것이다.

    KF-16은 F-15K 보다 항속거리가 짧고 엔진이 1개여서 위험상황에 더 노출된 상태로 비행하는 것 때문이다.

    여기에 F-15K는 도입 당시부터 미국 시애틀에서 제작해 태평양 날아 납품받았기 때문에 이미 횡단에 대한 검증을 받았던 기체라면 KF-16은 국내 제작돼 사상처음으로 태평양을 횡단비행하는 것으로 의미는 더욱 크게 빛났다.

  • ▲ 최차규 공군참모총장(전면 KF-16 전투기 후방석 탑승)이 공중급유훈련을 마치고, 엄지손가락을 보이며 성공적인 훈련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공군
    ▲ 최차규 공군참모총장(전면 KF-16 전투기 후방석 탑승)이 공중급유훈련을 마치고, 엄지손가락을 보이며 성공적인 훈련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공군

    최차규 공군참모총장은 이번 훈련을 위해 2014년 9월 3일 직접 전투기에 올라 공중급유기 도입을 앞둔 공군이 그 운용 능력을 얼마나 잘 갖추고 있으며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지 현장에서 점검할 만큼 중요성을 뒀다.

    이번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군산기지에서 美F-16CM 전투기를 이끌고 우리 공군과 함께 태평양을 건너온 존 워커(John Walker, 美제8전투비행단 작전전대장) 대령은 도착 당시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훈련에 참가하기 전 KF-16 조종사 4명과 함께 한반도에서 공중급유 페리(Ferry)를 대비해 함께 훈련했다. 한국군은 내가 큰 도움을 주었다 생각하지만, 그들의 능력이 대단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알래스카에서도 한국 공군과 함께 호흡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며, 연합공군의 기량과 팀워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한 우리 공군의 KF-16 전투기조종사와 다국적군 조종사 모습.ⓒ공군
    ▲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한 우리 공군의 KF-16 전투기조종사와 다국적군 조종사 모습.ⓒ공군

    이번 훈련참가의 또다른 의미는 첨단장비에 의존하지 않고 조종사 기량에 의존하는 훈련을 실시했다는 점이다. 미군의 모든 전투기는 ‘LINK-16’이는 데이터 링크 시스템이 장착하고 이를 이용해 자신과 아군기를 계기에 표시하는 장비다.

    이 같은 장비가 없으면 모두 육안으로 상황을 확인해야 하고, 이는 전투임무를 수행하는데 큰 부담이 된다. 하지만 우리 공군 보유 기종 가운데 F-4, F-5를 제외하면 이 장비가 없는 전투기는 KF-16 뿐이다. 도입 당시 이 장비가 없이 계약됐기 때문이다. 

    KF-16은 현재 진행중인 '성능개량사업'이 완료돼야 비로소 ‘LINK-16’을 장착할 수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KF-16 이전에 도입된 F-16PB(F-16 C/D 블록 32)에도 LINK-16이 장착돼 있다는 것이다. 

    KF-16 조종사들은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도 태평양을 횡단하고 다국적군이 함게하는 국제훈련에도 열심히 참가했다. 

  • ▲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한 우리 공군의 KF-16 전투기가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공군
    ▲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한 우리 공군의 KF-16 전투기가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공군

    공군은 이번 레드플래그 훈련에서 한반도 면적 크기와 비슷한 약 11만 5천 ㎢에 달하는 아일슨기지의 훈련공역면적을 이용해 적 지휘소 등과 같은 주요시설을 공격하는 항공차단, ▲ 항공차단 작전을 위해 적진에 들어가는 아 공중전력을 지원하는 공세제공, ▲ 침투해 오는 적기를 공중에서 요격해 방어하는 방어제공, ▲ 실시간으로 포착된 표적을 공격하는 긴급표적공격 훈련을 실시했다.

    이런 훈련을 통해 한국 공군이 참가했던 어떤 훈련들보다도 실전에 가까운 상황을 경험했다는 평가다.

    #3 [대한민국 공군 공중급유기 첫 도입 이후 풍경]

    대한민국 공군 소속 KF-16 전투기 편대와 공중급유기 2대가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레드 플래그 훈련'을 위해 태평양을 함께 횡단했다. 이들은 8,000km거리를 공중급유를 통해 횡단하고 훈련을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다.

    앞서 편대장 000조종사는 공중급유기 도입 이전부터 미 공군의 공중급유기로 태평양을 수차례 횡단한 바 있다. -2020년 뉴데일리 가상 기사 

    대한민국 공군이 공중급유기를 도입했다는 가정하에 나올 수 있는 기사다.

  • ▲ KF-16 전투기가 미공군 공중급유기로 부터 급유를 받고 있다.ⓒ공군
    ▲ KF-16 전투기가 미공군 공중급유기로 부터 급유를 받고 있다.ⓒ공군

    공중급유기의 중요성은 전술 항공기의 작전 범위를 획기적으로 확장하는 데 있다.

    현재 KF-16 전투기에 연료를 가득 채우고 서산의 전투비행단에서 이륙해 작전에 들어가는 경우 독도에서는 10분, 이어도에서는 5분가량만 작전을 벌일 수 있다. 이것은 대구에서 이륙하는 F-15K에 비하면 매우 열악한 작전 환경이다.

    F-15K는 324㎞ 떨어진 독도에서는 30여분, 527㎞ 떨어진 이어도에서는 20분 작전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공군이 공중급유기를 도입해 운영하게 되면 공군작전기의 전투반경이 사실상 동북아시아 전체로 넓어져 '전략공군'의 초석이 된다. 또 공군의 작전기가 독도를 비롯한 영공·영공수호작전에서 사실상 무제한의 공중작전능력을 구비하는 셈이다. 

    공군 전투기(F-15K 기준)가 최소한의 연료만 싣고 이륙 후 공중에서 급유해 완전무장 상태로 되면 한반도 전역을 포함해 북쪽으로 중국과 러시아 일부, 남쪽으로는 일본 삿포로와 남중국해까지 출동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장점에도 한국은 그동안 이상하게 공중급유기 도입이 이런 저런 이유로 연기됐다. 

  • ▲ 에어버스 밀리터리의 공중급유기 MRTT 공중급유훈련 모습.ⓒ에어버스
    ▲ 에어버스 밀리터리의 공중급유기 MRTT 공중급유훈련 모습.ⓒ에어버스


    군 당국이 도입을 검토 중인 공중급유기 후보기종은 총 3개 기종으로 유럽 에어버스 디펜스&스페이스의 A330 MRTT, 미국 보잉사의 KC-46A,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MMTT다.

    공중급유기 4대를 도입하는 데 드는 총 사업비는 1조4000억원이다. 올해 기종이 결정되면 2017년 초도기를 납품 받는다.

    공중급유기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약 30개 국가에서 운용 중이다.한국에 비해 국토면적이 작거나 공군력 규모가 유사한 이스라엘, 터키, 싱가포르, 네덜란드 등도 공중급유기를 보유하고 있고 일본자위대는 2003년부터 4대를 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