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選擧 때마다 등장하는 '원탁회의'의 훈수(訓手)정치

    [연재] 통합진보당 소속 활동가들의 國會 진출을 열었던 左派 활동가들 및 단체-3

    김필재    
     
    통합진보당(통진당)은 19대 총선에서 원탁회의를 발판 삼아 민주통합당(現 새정치민주연합)으로부터 유력 지역의 단일후보직을 따냈고, 총선을 거쳐 國會로 진출(13명의 의원 배출)했다.

    이후 18대 대선 政局(정국)에서 원탁회의는 당시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대선후보와 안철수(무소속)의 단일화 논의에도 영향을 끼쳤다.

  • 일례로 원탁회의 참가자(21명)인 박석운(사진)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2012년 8월28일 ‘2013년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민주진보개혁세력 공동플랫폼 구성방안’ 토론회에서 통합민주당, 안철수, 진보정치 후보 등 3진영 간의 선거연합을 통한 후보단일화를 주문했다. 

    당시 朴 공동대표는 <대선에서의 ‘야권연대 선거연합’ 방안과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발제문을 통해 “(18대 대선에서 야권연대의) 전체적인 모양은 2011년 10월28일 서울시장 재보선에서의 ‘야권연대 선거방식’을 기준으로 여건에 맞게 수정-보완하는 정도가 아닐까 한다”고 주장했다.

    朴 공동대표는 구체적으로 “선거연합 논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 바로 가치연합, 정책연합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희망2012 승리 2012 원탁회의’에서 여러 야당들과 함께 발표한 <희망2013 비전 선언>과 <4·11총선 국민승리를 위한 범야권공동정책 합의문> 및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20대 약속>의 성과를 계승하여 취지에 맞게 수정-보완 한다면, 시간 단축과 내용의 일치성이 보다 원활하게 실현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朴 공동대표가 언급한 <4·11총선 국민승리를 위한 범야권공동정책 합의문>은 2012년 3월 민주통합당과 통진당이 야권연대에 합의하며 작성한 것이다.

    합의문의 주요 내용은 ▲韓美FTA 폐기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국보법 폐지가 핵심이며 ▲1% 슈퍼부자 增稅 ▲반값등록금 ▲출자총액제한제도 도입 ▲순환출자 금지 등 反기업·反시장적 포퓰리즘 정책들과 원자력발전 재검토 및 무상의료·보육·급식 등 사회주의 정책들을 합의했다.

    특히 反헌법적 “6·15, 10·4선언 등 남북 정상간 합의 존중” 및 “상호체제 인정” 등 북한의 수령 독재 3代세습 인정도 못 박았다. 전체적으로 대한민국에는 해롭고 北 정권과  從北세력에게는 이로운 내용이었다. 

     


  • 원탁회의의 주요 활동


    안철수는 2012년 11월23일 18대 대선 후보 등록을 위한 필수 서류인 범죄경력증명서를 떼고 4시간40분 지난 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직을 내려놓았다. 당시 安 씨의 사퇴와 관련해 <조인스닷컴> 등 복수의 언론은 원탁회의의 압박이 있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조인스닷컴>은 “트위터에서 한 때 ‘원탁회의가 안철수를 무릎 꿇렸다’는 말이 돌았다”면서 “여러모로 단일화 국면에서 단일화 국면에서 세 불리를 느끼고, 심리적 압박을 받았을 수 있다. 원탁회의의 움직임이 그로 하여금 ‘새로운 승부수’를 고민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실제로 원탁회의는 문재인과 안철수의 단일화가 難航(난항)을 겪자 두 후보를 향해 ‘후보 등록일 전에 단일화라는 對국민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당시 원탁회의는 “兩(양) 후보 모두 등록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이번 선거의 역사적 의미나 후보들에게 주어진 책무를 떠나서라도 대선에 출마를 선언한 분들에게 국민과의 약속 이상의 중요한 가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원탁회의는 궁금하고 답답한 마음으로 모두 모여 兩 진영 사이의 협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국민들이 안도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참고로 당시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재단 前 이사장’으로 원탁회의에 참여했다.

    따라서 ‘兩 후보 모두 등록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원탁회의의 압박은 文 후보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安 씨를 겨냥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원탁회의는 또 18대 대선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2012년 11월19일)에서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협상과 관련해 安 씨의 민주통합당 입당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安 씨는 2013년 4월24일 실시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으며 이듬해인 2014년 3월26일 민주통합당의 後身인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하고 1기 공동대표가 됐다. 원탁회의의 주문이 그대로 실현된 것이다. (계속)

    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

    [관련기사] 北, 19대 總選당시 이정희·한명숙 주도 '野圈연대' 쌍수 들고 환영  

    민주통합당(現 새정치민주연합)과 통합진보당(舊 민주노동당)은 19대 총선을 앞두고 2012년 3월10일 ‘범야권 공동정책 합의문’을 발표했다.

  • ▲ 악수를 나누는 이정희-한명숙/MBC캡쳐
    ▲ 악수를 나누는 이정희-한명숙/MBC캡쳐


     
    악수를 나누는 이정희-한명숙/MBC캡쳐
    두 야당이 이른바 ‘야권연대(=從北연대)’에 합의하자 북한은 같은 해 3월19일 <노동신문>을 통해 “남조선에서 력사상 처음으로 포괄적인 야권련대가 이루어졌다”면서 환영을 표했다.  

    신문은 “지난해에 있은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야권련대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한 진보정당들은 국회의원선거 승리의 기본열쇠를 련대련합으로 보고 그 실현에 적극 나섰다”며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가장 큰 2대 진보정당인 것만큼 이 두당의 선거련대에 대한 각계의 기대도 높았다”고 밝혔다.

    특히 “한명숙은 ‘희망2013·승리2012 원탁회의’ 등 여러 기회에 ‘야권련대는 민중의 명령이자 승리의 열쇠’라고 하면서 ‘여러 난관을 타개해나감으로써 총선 승리, 대선 승리를 넘어 새 사회를 이끌기 위한 야권련대에 매진’할 자기 당의 의지를 피력해왔다”며 “이것은 국회의원 선거 뿐 아니라 대통령선거에서의 야권련대까지 념두에 둔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신문은 이어 “남조선에서 포괄적인 야권련대가 실현됨으로써 국회의원 선거는 각 지역구들에서 진보정당후보 대 보수정당후보라는 1 대 1 대결구도가 형성되게 되었다”며 “이것은 새누리당 패거리들에게 커다란 압박감을 주고 있다”면서 총선이 이념대결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명숙(前 민주통합당 대표)과 이정희(前 통합진보당 대표)가 합의한 ‘범야권 공동정책 합의문’에는 양당의 대표 외에 제3자의 書名(서명)이 들어갔다. 바로 <노동신문>이 언급한 ‘희망2013·승리2012 원탁회의(이하 원탁회의)’ 대표들의 서명이다.

    원탁회의는 2011년 7월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총회의장 등 21명의 左派진영 활동가들이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승리를 위해 조직한 국내 左傾세력의 상층 통일전선체였다.

    당시 원탁회의에 참여했던 인물들의 명단은 아래와 같다.

    김상근(前 평통부의장), 김윤수(前 국립현대미술관장), 남윤인순(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오종렬(한국진보연대 총회의장), 윤준하(6월민주포럼 대표), 문성근(국민의명령 상임고문, 前 새정치민주연합 상임최고위원), 문재인(새정치민주연합 의원, 前 노무현재단 이사장), 박석운(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박재승(前 대한변협회장), 백낙청(서울대 명예교수), 백승헌(前 희망과대안 상임공동운영위원장), 이김현숙(前 평화를만드는여성회 공동대표), 이선종(원불교 중앙중도훈련원장), 이창복(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 이학영(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이해찬(노무현재단 이사장, 前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이형남(민주통합시민행동 상임집행위원장), 임재경(前 한겨레신문 부사장), 청화(실천불교전국승가회 상임고문), 함세웅(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 황인성(前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총21명)

    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 

    [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