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6일 미래를 위한 투쟁을 강조하면서 김정일의 가문으로 일컫는 '만경대 가문'을 언급해 눈길을 끈다. 

    이 신문은 '오늘을 위한 오늘에 살지 말고 내일을 위한 오늘에 살자, 이 구호를 더 높이 들고 나가자'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래를 위하여, 이것은 조선혁명의 전역사에 관통돼 있는 고귀한 정신"이라며 김정일의 조부인 김형직이 내놓았다는 '지원(志遠)의 사상'을 거론했다. 신문은 특히 `지원'의 의미를 "대를 이어 혁명을 끝까지 해야 한다는 사상"이라며 김형직이 지었다는 노래 `남산의 푸른 소나무'에도 "만경대 가문의 투철한 혁명관, 미래관이 깃들어 있다"면서 김일성과 김정일로 이어진 혁명을 강조했다.

    노동신문의 이 같은 언급은 김정일 와병설 이후 후계구도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복수의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은 지난달 8일 노동당 조직지도부에 자신의 삼남 정운(25)을 후계자로 결정한다는 '교시'를 내렸으며,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리제강은 조직지도부 과장급 이상 간부들을 긴급 소집해 김정일의 결정을 극비사항으로 전달했다.

    노동신문이 `가문'을 강조함으로써 `김일성-김정일-김정일 아들'로 이어지는 권력구도가 당연하다는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과거에도 `만경대 가문'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주로 김일성과 김정일의 증조부모와 조부모의 생일 등 이들에 대한 가계 우상화 차원에서 사용했으며, 주민들에게 혁명투쟁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언급을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노동신문은 "오늘 우리는 당의 혁명위업수행에서 참으로 중대한 역사적 시기에 살며 투쟁하고 있다"며 "선군혁명의 위대한 역사와 전통을 굳건히 계승하고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 승리를 이룩하여야 할 무거운 시대적 사명이 우리에게 지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김일성 100회 생일이 되는 2012년에 "강성대국의 대문을 활짝 열어놓으려는 당의 구상과 결심을 기어이 실현해 주체혁명위업, 선군조선의 앙양한 전도를 온 세상에 과시해야 한다"며 "혁명의 수뇌부의 백전백승의 향도따라 세대와 세대를 이어가며 강성번영할 선군조선의 위대한 미래를 위하여 더욱 힘차게 싸워나가자"고 촉구했다.

    또 앞서 노동신문은 지난달 12일 '진격의 나팔소리 천만심장 울린다' 제목의 '정론'에서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제시한 "혁명적 대고조"를 언급하며 "오늘의 혁명적 대고조는 1950년대의 천리마진군과 1970년대의 '속도전'진군에 이어 선군혁명의 대고조이며 백두산에서 개척된 혁명위업을 인민의 최고의 정신력으로 굳건히 이어나가는 위대한 계승의 대고조"라며 "주체혁명위업의 계승"을 강조하기도 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