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의 月印千江(월인천강) 一塵之中(일진지중) "생명의 강은 흐른다"
  • 반동분자들을 위한 미학


    [자신 때문에 동생을 잃어버리고 아버지가 북에 남게된 소년 가장]은 평생 책임감과 죄책감에 시달리며 산다.
    그러나 그는 이를 견디어내고 꿋꿋이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해낸다.

    한 사내의 이와 같은 일생을 그린 영화가 <국제시장>이다. 


  • ▲ 영화 <국제시장>에는 보수주의 도덕-정치철학과 미학의 핵심요소인 [생명의 강]이란 코드가 녹아 들어있다.ⓒ 뉴데일리
    ▲ 영화 <국제시장>에는 보수주의 도덕-정치철학과 미학의 핵심요소인 [생명의 강]이란 코드가 녹아 들어있다.ⓒ 뉴데일리


    영화 <국제시장>의 표면에는 아무런 정치 메시지가 없다.
    흥남철수를 있는 그대로 그렸고, 월남전 말기 용역 기술자의 삶 역시 있는 그대로 그려졌을 뿐이다.

    이 영화를 두고 "정치적이닷"이라 주장한다면 봉준호가 <괴물>에서 느닷없이 미8군과 고엽제를 등장시킨 것이야말로 [생뚱맞은 깡통진보 정치코드]라고 비평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국제시장>에는 어떠한 생경한 정치적 메시지보다 더 정치적인 정치철학이 숨어 있다.

     

    "인간은 자의식을 가진 개인으로 존재한다.
    이 개인이 나고-살고-죽어가는 과정이 거대한 생명의 강을 이루어 꾸역꾸역 흐른다.
    삶을 위한-삶을 향한-삶에 의한 개인의 몸부림~~~
    이것이야말로 가장 감동적인 드라마이다"

     

  • ▲ 보수주의 정치철학의 창시자인 영국의 에드먼드 버크ⓒ 뉴데일리
    ▲ 보수주의 정치철학의 창시자인 영국의 에드먼드 버크ⓒ 뉴데일리

    이것이 바로 보수주의 정치철학 (에드먼드 버크 Edmund Burke 의 사상)의 핵심이다.
    이는 또한 불교의 화엄, 기독교의 [절대고독, 절대정적 속에서 신과 대면하는 경험]과도 통한다.

    화엄은 대비(大悲, 큰 슬픔)를 이렇게 정의한다.

     

    “오직 생명이 벋어나가 이루고 결실 맺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생명을 파괴하고픈 충동을 완전히 제거한 상태가 곧 대비이다.”

    以願興成功(이원흥성공) 終願廢(종원폐)

     

    이런 의미에서 불교의 근본정신은 보수주의 정치철학에 맞닿아 있다.
    북한 전체주의 체제를 옹호/변호하는 스님은, 마음 속에 화엄이 아니라 악귀나찰을 섬기고 있는 자이다. 

     

    기독교의 근본 정신은 또한 “나와 너, 우리 각자가 [절대고독, 절대정적 속에서 신과 대면하는 존재]이다”라는 실존적 개인주의에 바탕하여,  나고-살고-죽는 개인들이 빚어내는 거대한 [생명의 강]을 보듬는 자세이다.
    이런 의미에서, 기독교의 근본정신 역시 보수주의 정치철학에 맞닿아 있다.
    북한 전체주의 체제를 옹호하는 목사와 신부는 하나님을 섬기는 자가 아니라 벨제붑(악마대왕)을 섬기고 있는 자일 뿐이다.

     

    영화 <국제시장>의 표면에는 아무런 정치 메시지가 없지만, [한국 현대사 속에서 자의식을 가진 개인들이 생명 번영을 위해 몸부림치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보수주의 정치철학의 핵심코드를  짚은 것이다. 

    앞서 밝힌 바 있듯, 보수주의 정치철학의 핵심 코드는 "자의식을 가진 개인들의 세대유전"이다.
    이런 사고방식이다.

     

    "나고-살고-죽는 개인들이 면면히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며 거대한 생명의 강을 이룬다.
    그러므로 어느 한 세대가 [서로 관점과 이해관계가 다른 개인을 무수히 잡아죽여 피바다를 만들어 이승에서 한 방에 천국을 만들겠다]고 날뛴다면 악마같은 짓일 뿐이다."


  • ▲ 공산전체주의이든, 나치전체주의이든, 천황전체주의이든, 전체주의는 계급-민족-혙통을 내세워 피바다를 만들어 낸다. 사진은 스탈린 시절 처형된 사람들의 모습.ⓒ 뉴데일리
    ▲ 공산전체주의이든, 나치전체주의이든, 천황전체주의이든, 전체주의는 계급-민족-혙통을 내세워 피바다를 만들어 낸다. 사진은 스탈린 시절 처형된 사람들의 모습.ⓒ 뉴데일리

    반면, 전체주의보수주의 정치철학과는 정반대로 이렇게 세뇌한다.

     

    "인간은 계급과 민족으로 이루어진 집단으로 존재한다.
    개인은 환상이다.
    이 집단이 피바다를 만들어 이승에서 천국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역사의 진보이다"

     

    “집단(계급-민족) 투쟁으로 피바다를 만들고, 이 피바다를 건너면 이승에서 천국이 도래한다”라는 악마적 믿음과 행동이 바로 전체주의인 것이다.
    전체주의는 극단화된 ‘구원파’이다.

     

  • ▲ 종편 JTBC에서 간판으로 활약중인 허지웅은 영화 <국제시장> 관람열기에 "토 나온다"고 이죽거렸다.ⓒ 뉴데일리
    ▲ 종편 JTBC에서 간판으로 활약중인 허지웅은 영화 <국제시장> 관람열기에 "토 나온다"고 이죽거렸다.ⓒ 뉴데일리

    사정이 이러한만큼, 김조(金朝) 전체주의를 추종하고 옹호하고 변호하는 문화권력의 시녀들 (자타칭 '영화평론가')이 영화 <국제시장>에 대해 눈알을 희번덕거리며 "이 영화는 반동이닷!"이라고 게거품을 무는 것은 당연하다.

     

    너희 전체주의 부역자들에게 권한다.

    영화 <국제시장>을 인민재판해서,
    영화 <국제시장>을 철삿줄로 묶어 끌어내어,
    영화 <국제시장>의 배지에 죽창을 박아 죽여 봐라....

    이왕이면 빨간 완장을 차고...
    이왕이면 마빡에 [막가파 포스트모더니즘 시다바리]라고 쓴 머리띠 두르고...

     


    1. 미학은 죽었다

     

    대한민국은 미학—무엇이 아름답고 숭고한 것인가? 무엇이 추악하고 비열한 것인가?에 관한 기준과 학문—이 없는 사회이다.


  • ▲ 진중권의 깡통미학 책 <미학 오디세이> ⓒ 교보문고
    ▲ 진중권의 깡통미학 책 <미학 오디세이> ⓒ 교보문고

    제대로 된 미학이 없으니까 깡통미학이 나온다.
    대표적인 깡통미학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이다.
    켸켸묵은 소련 미학 서적 몇 권과 현대미술 몇 점을 적당히 인용하면서 얼버무려 놓은 이 책이 지난 십여년 동안 청소년과 대학생들을 위한 사실상의 미학 교과서 역할을 해 왔다는 점은, 진중권 본인이 부끄러워하기 전에 우리가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이다.

    깡통미학만 존재하는 풍조이다 보니까 비평도 죄다 깡통비평이다.

  • ▲ 백낙청 전 서울대 교수ⓒ 뉴데일리 사진 DB
    ▲ 백낙청 전 서울대 교수ⓒ 뉴데일리 사진 DB

    깡통비평의 지평을 열어젖힌 인물은 백낙청이다.
    그가 만든 잡지 <창작과 비평>은 <깡통과 비평>으로 제호를 고쳐야 할 지경이다.

    백낙청의 깡통근성은, 시류에 맞추어 자신의 문학론을 바꾼 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는 1970년대에  상당히 온건한 [시민문학론]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1980년대에 당시 20대 후반의 새파란 마르크스-레닌주의 성향 청년들로부터 “[시민문학론]이 아니라 [민족문학론] [민중문학론]이 되어야 한다”는 공격을 받자, 슬그머니 자신의 [시민문학론]을 포기했다.
    어쩌면 애초 [시민문학론]조차, 아무런 앙꼬가 없는 깡통이었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 사회는 지난 30년 동안 깡통진보가 문화권력을 독점한 상태, 깡통평론가들이 깡통비평을 쏟아내는 상태가 유지되어 왔다.
    세월호에 대해 갖은 거짓말을 늘어놓은 영화 <다이빙벨>의 평론가 평점이 <국제시장>보다 높다는 사실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정신적 황폐함을 고스란히 증명해 준다.


    대한민국에서 미학(aesthetics, 에스테틱)은 네일샵(에스테틱)에만 존재한다.



    2. 오리지날 삼위일체


    앞서 말했듯, “무엇이 아름답고 숭고하며 무엇이 추악하고 비열한 것인가?”—이 화두에 대한 판단이 미학이다.
    미학 도덕철학, 정치철학과 함께 한다.

    도덕철학은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삶은 어떤 프로세스인가?”라는 화두이다.
    정치철학은 “정치란 무엇인가? 인간에게 정치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라는 화두이다. 

    도덕철학을 정치에 관해 전개시키면 정치철학이 되고, 미추(美醜) 혹은 숭고-비열에 관해 전개시키면 미학이 된다.
    그래서 화끈한 정치철학미학도덕철학을 바탕에 깔고 있어야 하며, 강력한 도덕철학정치철학미학으로 전개될 수 있어야 한다.

    이같은 화끈 강렬함의 사례가 바로 마르크스-레닌주의이다.
    마르크스-레닌주의가 백년 동안 인류를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도덕철학-정치철학-미학을 모두 갖춘 삼위일체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다.

    유물변증법과 유물사관(역사를 계급투쟁으로 해석하는 관점)을 예로 들어 보자.
    마르크스-레닌주의자들은유물사관은 유물변증법에서 나왔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마르크스-엥겔스-레닌 누구의 책을 보아도 유물변증법 자체를 명확하게 정리한 책은 없다.
    그렇다면 [유물사관이 유물변증법에서 나왔다]는 그들의 소리는 새빨간 거짓말인 것일까?

    아니다.
    유물변증법에서 유물사관이 나온 것이 맞다.

    유물변증법은 이 같은 내용의 도덕철학이다.

     

    “인간은 물질과 욕망을 위해서 계급투쟁의 피바다 속에서 몸부림치는 계급적 존재이다.
    개인이란 환상일 뿐이다.
    인류 역사란, 기술과 과학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계급이 등장해서 낡은 계급을 잡아죽이고 주도권을 장악하는 일이 반복되어 온 과정이다.
    그런데 이제 모든 계급투쟁을 종결시키는 [궁극적 계급]이 등장했다.
    프롤레타리아트가 바로, 모든 계급을 철폐하고, 모든 계급투쟁을 종결시킬 궁극적 계급이다. 프롤레타리아트가 펼치는 계급투쟁은 [최후의-궁극적 계급투쟁]이다”

     

    이와 같은 도덕철학을 역사해석에 적용하면 곧바로 유물사관이 된다.
    “유물변증법에서 유물사관이 나왔다”라는 그들의 이야기는,  “이같이 원독에 가득찬 피비린내 나는 도덕철학을 가질 때 비로소 역사해석이 제대로 된다”라는 이야기일 뿐, 실은 유물사관이 곧 유물변증법이다.
    그들이 유물변증법을 [보다 더 원천적인 것](primary)으로 보고 유물사관을 [부수적인 것](secondary)로 보는 까닭은 [관점이 해석에 선행한다]는 뜻이다.  

    필자 주 :
    그렇다.
    관점이 해석에 선행하는 것은 맞다.
    그 것이 악마의 관점이든, 생명의 관점이든…


    마르크스-레닌주의자들의 도덕철학은 유물변증법이며 정치철학은 유물사관이다.
    미학
    [혁명적 사회주의]이다.

     

    혁명적 사회주의 미학은, 피바다를 위한 [전사의 탄생]—즉 [무지랭이 같은 사람이 밟히고 밟히다가 혁명전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것이라 본다.
    이 같은 종류의 아름다움과 숭고함을 가장 작품성 높게 그려낸 작가는 막심 고리키베르톨트 브레히트이다.

  • ▲ 막심 고리키의 소설 <어머니>의 번역본 표지ⓒ GSSHOP
    ▲ 막심 고리키의 소설 <어머니>의 번역본 표지ⓒ GSSHOP

    막심 고리키의 대표작 <어머니>의 진짜 주인공은, 혁명 정치활동을 하는 노동자를 아들로 둔 과부이다.
    아들이 체포당해 재판 받는 과정을 지켜본 어머니는 혁명 전사로 의식화된다.
    이 어머니가 마지막에 법정을 향해, 독이 새파랗게 올라 내뱉는 한 마디가 있다.

     

    “너희는…개보다 못 한 짐승들이야..”
    (you poor creatures)

     

  • ▲ 브레히트 희곡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 번역본 표지ⓒ 알라딘
    ▲ 브레히트 희곡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 번역본 표지ⓒ 알라딘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대표작은 <'깡자'라 불린 엄마와 그 자식들>이다.

    필자 주 :
    흔히 [억척어멈]이라 번역된다.
    원래 제목은 Die Mutter Courage und ihre Kinder, 즉 <'깡자'라 불린 엄마와 그 자식들>이다.


    전쟁터를 따라다니며 함바집을 하는 억척 과부가 주인공이다.
    이 과부는 하루하루 살아가려는 욕심에 빠져 살지만, 그 아이들이 전쟁에 휘말려 모두 비명횡사한다.
    결국 생존과 생명을 위해 발버둥친 이 엄마의 노력은 아무 의미없는 것이 되고 만다.
    작가 브레히트는 이렇게 선동하는 것이다.

     

  • ▲ 베르톨트 브레히트ⓒ위키백과
    ▲ 베르톨트 브레히트ⓒ위키백과

    “세상은 어차피 피바다야.
    하루 하루의 삶에 빠져 오직 생존을 위해 발버둥친다고?
    그래서 얻는 게 뭐지?
    결국 파멸과 절망 밖에 없어.
    유일한 탈출구는 이 피바다를 끝장낼 궁극적 피바다를 만드는 길 뿐이야.
    그래!
    프롤레타리아트야 말로 이 위대한 궁극적 피바다를 만들어내는 궁극적 계급이야!
    프롤레타리아트 혁명에 참여하는 것—
    그것만이 의미 있는 일이야!”

     

     편집자 주 :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는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이다.
    마르크스주의자로 사회주의적 작품을 많이 남겼다.
    2차대전이 일어나자 핀란드를 거쳐 미국으로 이주했다.
    1948년에 스위스를 거쳐 동독으로 건너가 1956년 동베를린에서 사망할 때까지 동독문단의 대표로 활약했다.
    1954년엔 레닌평화상, 1955년엔 스탈린평화상을 받을 정도로 공산전체주의 문단의 간판주자로 떠받들여졌다.
    우리 연극계에도 그의 영향력은 아직까지 지대하다.



    마르크스-레닌주의는 이와 같이 도덕철학-정치철학-미학을 하나의 강력한 셋트로 마련했다.
    [서로 다른 셋이면서도 실은 하나인 시스템]—즉 삼위일체(unity of trinity)가 만들어진 것이다.
    삼위일체에 바탕해서 그들은 지난 1백여년 동안 인류를 사로잡았다.

    마르크스-레닌이 말하는 [계급투쟁][민족투쟁]으로 바꾸고 [궁극적 계급][궁극적 민족 아리안]으로 바꾸면 나치즘이 된다. 
    [궁극적 민족 일본인]으로 바꾸면 천황전체주의가 된다.

    그래서 마르크스-레닌주의(공산전체주의)를 오리지날 삼위일체라 불러야 한다. 
    나치즘이나 천황전체주의공산전체주의의 짝퉁 모조품에 지나지 않는다.



     

    3. 평양 삼위일체

     

    무엇이든 한반도에 들어오면 지극한 경지로 완성되는 수가 종종 있다.

    불교가 한반도에 들어와서 (원효의) 해동영성불교로 완성되었다.
    요즘 스님들이 해동영성불교를 얼만큼 이해하는지, 수련하는지는 의문이지만…

    기독교 역시 한반도에 들어 와서 동방예루살렘 사상 (‘한국인에게 인류를 위한 특별한 소명을 부여하시려고 하나님께서 시련을 주신다’라는 사상)으로 완성되었다.
    요즘 기독교인들이 동방예루살렘 사상을 얼만큼 이해하는지 의문이지만...

    필자 주 :
    문창극의 교회연설이 동방예루살렘 사상과 맞닿아 있다.
    그런데 KBS의 악날한 중상모략에 대해 기독교 측에서 크게 반발하지 않는 것을 보면, 기독교인들은 이미 동방예루살렘 사상을 망각한 지 오래인 것으로 보인다.

     

    전체주의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국에 들어와서 계급(공산) 전체주의-민족 전체주의-천황 전체주의가 하나로 통일되어, 계급민족천황이 하나를 이룬 삼위일체가 되었다. 

     

    • 평양은 원래 뿌리가 스탈린 식 공산전체주의였으니, 공산 전체주의인 것이 맞다.
    • 그 위에 “민족됨이 인간됨의 본질이다. 조선민족은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민족이며, 다른 민족은 절반 쯤은 짐승과 같은 존재이다”라고 50년동안 가르쳤으니, 나치즘과 같은 민족 전체주의인 것도 맞다.
    • 게다가 “수령님 혈통은 대대손손 영생하시는 신이시며, 수령님 혈통께서 부여하신 [사회정치적 생명]이야말로 진정한 생명이시다”라고 세뇌해왔으니, 천황(=신격화된 혈통) 전체주의인 것도 맞다.

     

    지난 1백년 동안 인류를 괴롭혔던 서너 종류의 전체주의가 이곳 한반도 북쪽에서 사악한 융합을 이루어  짬뽕 전체주의 혹은 삼위일체 전체주의가 되었다.

    필자는 이를 평양 삼위일체라고 부른다.


  • ▲ 평양 김조 짬봉전체주의는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희대 발명품이다. 평양식 짬뽕 전체주의에 지대한 영향을 준 3명은 스탈린 모택동 일본천황이다. 왼쪽부터 스탈린, 일본천황, 모택동,ⓒ뉴데일리 사진DB
    ▲ 평양 김조 짬봉전체주의는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희대 발명품이다. 평양식 짬뽕 전체주의에 지대한 영향을 준 3명은 스탈린 모택동 일본천황이다. 왼쪽부터 스탈린, 일본천황, 모택동,ⓒ뉴데일리 사진DB

     

    평양 삼위일체 안에서, 도덕철학정치철학미학이 또 한 번 삼위일체를 이루고 있다.

     

    • “인간됨의 본질은 민족됨에 있고, 민족됨의 본질은 계급에 있으며, 계급됨의 본질은 당에 있고, 당의 본질은 수령님 백두혈통에 있다”
      —이것이 그들이 세뇌하는 인간조건, 즉 도덕철학이다.
    • “인류 역사는 민족 사이의 집단투쟁과 계급 사이의 집단투쟁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온 피바다의 역사이다.
      우리 조선민족은 일본 제국주의로 무장한 일본 민족에 대해 피바다를 통해 항거해 왔으며, 지금은 미제국주의로 무장한 양키놈들에 대해 피바다를 통해 항거하고 있다.
      이 위대한 민족해방 투쟁은 우리 조선민족의 영광된 승리로 마감될 것이다.”
      —이것이 그들이 세뇌하는 정치철학이다.
    • “인간 집단이 피바다 속에서 어떻게 훌륭한 전사 그룹으로 의식화되어 영웅적 투쟁을 감행하는지, 그 과정이야말로 가장 지극한 아름다움이요 숭고함이다.”
      —이것이 그들이 강조하는 미학이다.

     

    열여덟, 열아홉, 스무살 무렵에 라디오를 통해 위와 같은 평양식 도덕철학-정치철학-미학을 듣고, “아! 평양 김일성 백두혈통을 모시고 혁명을 일으켜서 권력도 누리고 부도 누리자!”라고 일생일대의 투기꾼 결심을 했던 집단이 바로 4전패(486 전대협 패거리)이다.

    이들에게는 [푸릇푸릇한 청춘] 대신에 [악마적 정치투기꾼 근성]만 존재한다.
    이들에게는 마르크스-레닌주의 이론 대신에 막무가내 반미종북(反美從北) 정치투기만 존재해 왔다.

     

    지금 이들은 언론, 노동, 교사, 학계, 사법, 정치판을 휘어잡고 있는 흑막 커넥션이 되었다.
    이들이 그 좋았던 시절에 대한민국을 뒤집어 엎는 데에 실패했던 이유는 단 하나 뿐이다.
    이들이  [단일화된 지하 정당]을 만드는 것을 본가(本家)인 평양이 금지하고 가로막았기 때문
    이다.

    예를 들어 초대형 거물간첩 이선실이 주도하여 만든 조직이 <조선노동당 남조선 분국>이 아니라 <중부[지역]당>이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평양 최대의 악몽은 [남조선을 통틀은 단일 지하 조직의 탄생]이다.
    북한지역의 개인당 국민소득은 우리의 5%이며, 인구는 50% 밖에 안 된다.
    즉 힘의 규모가 우리의 2.5%인 것이다.

    필자 주 :
    그렇다고 그들이 덜 위험하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독거미 한 마리의 한 방이 사람을 죽이는 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휴전선 남쪽을 통틀은 단일 지하 혁명 조직이 나온다면, 이는 평양을 잡아먹게 된다.
    평양 삼위일체의 딜레마는 이것이다.

     

    “대한민국을 뒤집어 엎으려면 전국 단일 지하 조직을 결성시키도록 허락해 주어야 하지만, 그 같은 전국 단일 지하 조직이 탄생하면 평양이 그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만다”

     


    4. 종친떼 삼위일체

     

    천박한 것들은 도덕철학-정치철학-미학의 삼위일체를 이룰 머리가 없다.
    그래서 그들은 대신 [민족감정-친북-막가파반항]을 삼위일체로 엮었다.
    바로 종친떼(종북+친북+떼촛불) 삼위일체이며 지난 30년 동안 전국 단일 지하 혁명조직을 대신하여 대한민국을 걸레처럼 갈기갈기 찢어놓은 삼위일체이다.
    필자는 종친떼의 멘탈을 [반미친북 말죽거리잔혹사]라고 부른다.

     

    • 종친떼“대한민국은 미국의 식민지이다”라고 가르치니 종북이며 반미이다.

  • ▲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연합뉴스
    ▲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연합뉴스


    필자 주 :
    이런 소리를 제법 세련되게 애둘러 표현한 논문을 써 갈겨 댄 김상률(숙명대 교수) 같은 자가 박근혜 정부의 교육문화수석이니 우리 동네 똥개가 자다가 벌떡 일어나 웃을 일이다.
    그렇다. 김상률은 위대한 교문수석임에 틀림없다.
    자던 똥개를 웃게 만드는 것은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금 지나면 서울 시내의 모든 똥개들이 한판 크게 웃기 위해 청와대로 몰려 가는 일이 벌어진다.
    그때 똥개들은 "전국의 똥개들이여! 단결하라!"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앞세울 것이다.

    • 종친떼“북한은 당당한 민족주체성의 모델이다”라고 가르치니 친북이다.
    • 종친떼“세상 x 같아! 씨바! 한 판 붙어서 몽땅 때려엎는 게 인생의 보람이고 의미야!”라고 발작하니 [말죽거리잔혹사]이다.

     

     

    [말죽거리잔혹사] 발작은 막가파 반항 열정(reckless passion)이다.
    어디서 본듯 하지 않은가?

    그렇다.
    프렌치 킹키니스(French kinkiness)!

  • ▲ 프랑스혁명의 피바다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영화버전 포스터ⓒ뉴데일리 사진DB
    ▲ 프랑스혁명의 피바다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영화버전 포스터ⓒ뉴데일리 사진DB

    프랑스 1830 혁명 때 멋모르고 날뛰다 총에 맞아 숨진 빈민층 소년마저 아름답게 그려낸 영화 <레미제라블>이 암시하는 그  프렌치 스타일의 배배꼬임….
    바로 포스트모더니즘이 이 막가파 반항열정의 표현이다.

    현대문명은 이 막가파 반항열정이라는 멘탈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나꼼수가 이용해 먹은 것이 바로 이 멘탈 에너지이다.

    여기서 잠깐!

    우리는 나꼼수 멤버들이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을 진지하게 한 사람들이 아니라,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막가파 반항 열정을 이용해 먹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만약 그들이 [자기 자신의 인생 자체를 해체-파괴하는 제대로된 포스트모더니즘]이었다면, 필자 역시 나꼼수의 팬이 되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스스로는 양지에서 따듯하게 지내면서, 남들의 막가파 반항 열정을 이용했을 뿐이다.
    나꼼수 멤버들에게 말한다.


  • ▲ 한국판 막가파 포스터모더니즘의 간판주자는 나꼼수다. 포스트모더니즘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나 떠드는지 모르겠다.ⓒ뉴데일리 사진DB
    ▲ 한국판 막가파 포스터모더니즘의 간판주자는 나꼼수다. 포스트모더니즘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나 떠드는지 모르겠다.ⓒ뉴데일리 사진DB

     

    당신들 자신의 인생부터 해체하고 파괴해서 스스로가 막가파 반항인이라는 점을 증명해 봐... 그럼 내가 팬이 되어 줄 수도 있어.

    아, 어떻게 증명하냐고?

    자살하든가 아니면 에이즈에 걸려 죽으면 돼.
    포스트모더니즘의 두 왕초, 푸코들뢰즈는 에이즈로 죽거나 자살했잖아?

    그게 막가파답지.
    자기 인생 자체에 대해 막 나가지 않으면, 어떻게 막가파가 되겠어?”

    편집자 주 :

  • ▲ 미셀 푸코ⓒ위키백과
    ▲ 미셀 푸코ⓒ위키백과

    미셀 푸코(Michel Foucault)는 프랑스의 좌파 사학자이자 철학자.
    모택동의 문화혁명에 영향을 받아 1968년 파리에서 일어난 학생혁명에 앞장섰다.
    <광기의 역사>(1961) <감시와 처벌>(1975)  <성의 역사>(1976~84)등의 저서가 대표작.
    그의 저서 대부분이 한국어로 번역될 정도로 유독 한국 출판계에서 인기가 높다.
    1984년 애이즈로 사망했다.

  • ▲ 질 들뢰즈ⓒ위키백과
    ▲ 질 들뢰즈ⓒ위키백과

    질 들뢰즈(Gilles Deleuze) 역시 프랑스의 좌파 철학자, 사회학자, 작가다.
    <자본주의와 정신분열-앙티 오이디프스>(1972) 등의 저서가 있다.
    미셀 푸코 "이 시대는 들뢰즈의 시대"라고 그를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1995년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다.



  • ▲ 죽은 리영희는 아직도 종친떼(종북-친북-떼춧불 복합체)와 4전패(486-전대협 패커리)의 정신적-사상적 교주 노릇을 하고 있다. <전환시대의 논리> <우상과 이성> <8억인과의 대화> 등의 저서는 운동권 이념화의 필독서 노릇을 톡톡히 했다. 리영희는 특히 모택동의 문화혁명과 홍위병을 높이 평가하는 글과 책을 썼다. 이 글은 노무현에게 영향을 미쳐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모택동"이란 노무현의 망언을 탄생케한 원동력이 됐다.ⓒ뉴데일리 사진 DB
    ▲ 죽은 리영희는 아직도 종친떼(종북-친북-떼춧불 복합체)와 4전패(486-전대협 패커리)의 정신적-사상적 교주 노릇을 하고 있다. <전환시대의 논리> <우상과 이성> <8억인과의 대화> 등의 저서는 운동권 이념화의 필독서 노릇을 톡톡히 했다. 리영희는 특히 모택동의 문화혁명과 홍위병을 높이 평가하는 글과 책을 썼다. 이 글은 노무현에게 영향을 미쳐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모택동"이란 노무현의 망언을 탄생케한 원동력이 됐다.ⓒ뉴데일리 사진 DB


    일찍이 리영희는 “새는 보수와 진보 두 날개로 난다”라는 말을 지멋대로 비틀어서 이용해 먹은 바 있다.
    이 말은 원래 미국 민주당에서 사용한 말이다.

    미국 민주당의 뿌리는 조지아, 미시시피 같은 노예제를 찬성했던 수구꼴통 지역이다.
    수꼴 민주당[부르봉 민주당](Bourbon Democrats)이라 부른다.
    프랑스 혁명 이후에도 부르봉 왕조를 떠받드는 태도와 비슷하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그런데 약 100여년 전부터 급속한 산업화-도시화가 이루어지면서 북부, 동부, 서부에 전혀 다른 유전자—리버럴 유전자를 가진 민주당 근거지들이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민주당 안에는 수꼴과 리버럴이 함께 존재하게 되었다.
    수꼴과 리버럴이 합작해서 만들어낸 위대한 대통령이 바로 우드로 윌슨(Wilson)
    이다.


  • ▲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위키백과
    ▲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위키백과


    편집자 주 :
    우드로 윌슨은 미국 28대 대통령(1913-1921)으로 프린스턴대학 총장 출신이다.
    그의 민족 자결주의는 일본 식민지 치하의 독립운동에 영향을 미쳤다.
    윌슨은 특히 프린스턴 대학 총장 시절 프린스턴 신학대학에 입학한 우남 이승만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 ▲ 프린스턴대에서 박사학위 받은 우남 이승만ⓒ뉴데일리
    ▲ 프린스턴대에서 박사학위 받은 우남 이승만ⓒ뉴데일리

    자택으로 종종 초대해 저녁을 함께 하면서 우남을 격려하기도 했다.
    국제법과 외교사를 전공한 우남은 <미국의 영향을 받은 중립>(Neutrality as Influenced by the United States)이란 논문으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10년 졸업식에서 우남은 윌슨총장으로부터 직접 박사학위를 받았다.
    윌슨은 이 졸업식을 끝으로 학교를 떠나 정계로 입문, 뉴저지 주지사가 되었고, 1912년엔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우남의 박사 논문은 1912년 프린스턴대학 출판부에서 책으로 출간되었다.
    출간 2년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공해상의 중립문제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우남은 미국 학계의 관심을 받게됐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민주당의 슬로건은 “새는 두 날개로 난다”가 되었다.
    즉 “우리 민주당은 수꼴과 리버럴, 양대 세력의 협력과 견제에 의해 나아간다”란 소리이다.  

    희대의 선동가 리영희는 이를 “세계질서는 소련과 미국 두 날개로 운영된다” 내지, “올바른 관점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와 북한 전체주의 둘 다 인정하는 것이다” 내지, “바른 시각은 반공을 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의미로 써먹었다.
    리영희야 말로 20세기가 배출한 가장 위대한, 가장 집요한 선동가로서, 그 탁월함은 나치의 괴벨스를 훌쩍 뛰어넘는다.

     

    평양 김조(金朝) 전체주의를 추종하는 종북과, 프렌치 킹키니스(배배꼬임)의 정수인 포스트모더니즘은 마치 극과 극인 것처럼 보인다.
    이 상반되는 듯 보이는 두 개의 경향이 이 이 땅에서 결합하는 기적을 이룬 것도, 실은 리영희가 보여주었던 [지 멋 대로 비틀기]에 관한 예술과 그 맥이 통한다.

    그 맥이란 “진실에 대한 경멸”이다.

     

    애초진실이란 상관없어. 평양에서 지원받아 대한민국을 흔들어서 한탕하면 되는 거야!”라는 정치 투기꾼 근성에서 나온 것이 종북이었다.
    애초진실이란 상관없어. 그냥 남들의 막가파 반항열정을 부추겨 떼촛불 한 판 붙으면 최고야!”라고 보는 존재가 이 땅의 포스트모더니즘 선동가들이다.

    필자 주 :
    프랑스 포스트모더니즘은 자기 자신의 반항 열정을 불태우지만, 이 땅의 포스트모더니즘은 자기 자신은 배부르고 등 따듯하게 살면서 남들의 반항 열정을 착취한다.

    그래서 이 땅의 종북포스트모더니즘은 서로 배가 맞고 눈이 맞아 음탕한 댄스를 추기 시작했다.
    벌써 20년도 더 이전에 벌어지기 시작했던 일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가 아니라 “모든 문화-정신 권력은 종친떼 깡통진보로 통한다”가 되어, 리영희는 시대의 지성으로,  백낙청은 리영희에 버금가는 지성으로,  윤이상은 음악작곡가들의 사표로 우뚝 서게 되었다.

  • ▲ 김일성이 하사한 윤이상의 평양 저택. 윤이상 부인이 개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사진 위) 윤이상의 부인과 딸은 평양 저택 말고도 통영에도 집을 가지고 있다. 자택 앞의 벤츠 승용차는 윤이상 가족 소유. 독일과 평양-통영을 오가는 윤이상 가족의 행복한 삶 뒤에는 혜원-규원의 비참한 삶이 배경음악으로 깔려있다.  ⓒ뉴데일리 사진 DB
    ▲ 김일성이 하사한 윤이상의 평양 저택. 윤이상 부인이 개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사진 위) 윤이상의 부인과 딸은 평양 저택 말고도 통영에도 집을 가지고 있다. 자택 앞의 벤츠 승용차는 윤이상 가족 소유. 독일과 평양-통영을 오가는 윤이상 가족의 행복한 삶 뒤에는 혜원-규원의 비참한 삶이 배경음악으로 깔려있다. ⓒ뉴데일리 사진 DB
     
  • ▲ 독일 유학중 윤이상 부부의 권유로 가족과 함께 북한으로 이주한 오길남 박사의 부인과 두 딸 혜원-규원의 모습. 평양것들에 의해 공작원이 된 오길남 박사는 부인의 권유로 홀로 북한을 탈출했다. 이 사진은 정치범 수용소에 수용된 오길남 박사 가족을 북한 당국이 촬영한 것. 윤이상 부부가 이 사진을 오길남에게 주며 빨리 평양으로 귀환할 것을 종용했다고 한다.ⓒ뉴데일리 사진 DB
    ▲ 독일 유학중 윤이상 부부의 권유로 가족과 함께 북한으로 이주한 오길남 박사의 부인과 두 딸 혜원-규원의 모습. 평양것들에 의해 공작원이 된 오길남 박사는 부인의 권유로 홀로 북한을 탈출했다. 이 사진은 정치범 수용소에 수용된 오길남 박사 가족을 북한 당국이 촬영한 것. 윤이상 부부가 이 사진을 오길남에게 주며 빨리 평양으로 귀환할 것을 종용했다고 한다.ⓒ뉴데일리 사진 DB

     5. 반동분자의 삼위일체

     

    이렇듯 마르크스-레닌주의자도, 평양 김조(金朝) 전체주의 지배집단도, 휴전선 남쪽의 반미-친북-말죽거리잔혹사 그룹(종친떼 4전패)도 모두 도덕철학-정치철학-미학으로 이루어진 삼위일체로 중무장하고 우리를 짓밟아 왔다.

    그 중 마르크스-레닌주의자들과 김조 전체주의 지배집단에 대해서, 우리 선배세대는 [반공]으로 맞서서 이겨냈다.
    [반공]이란 두 글자에 이미 모든 도덕철학-정치철학-미학이 녹아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다.
    북한이 이미 공산 전체주의가 아니라 공산-팟쇼-천황 전체주의, 즉 김조 전체주의로 돌연변이를 완성하고 거의 20년째 되어 가던 1990년대 초에 공산 전체주의가 멸종했다. 

    편집자 주 :
    좌파 전체주의(Left fascism, Red Fascism)는 독일 사회학자 위르겐 하버마스에 의해 처음 지적된 이래 프랑스의 베르나르 앙리 레비 등에 의해 다시 제기됐다.
    1951년 7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암마인에서 좌파 사회주의 학자-정치인들이 모여 좌파 파시즘을 배격하자는 결의가 채택됐다.
    이게 그 유명한 프랑크푸르트 선언이다.
    파시즘은 자본주의에만 있는 게 아니라 공산주의적 파시즘도 존재한다는 이 선언을 기점으로 유럽의 공산당은 몰락하고 지금의 유럽 사회당들이 집권까지 하게 되는 기반을 닦게 된다.
    평양것들은 물론, 종친떼-4전패들은 남북한 분단체제를 거론하며 툭하면 대한민국을 미제국주의 반식민지-팟쇼군부독재체제(이른바 사회구성체 담론)라고 규정하곤 한다.
    유럽식 좌파 사회주의 이념이라야 진보로 규정될 수 있는데, 대한민국에서 이른바 진보를 자처하는 부류들은 평양의 공산-팟쇼-천황 전체주의에 애써 눈을 돌리고 있다.
    진보정치 구현을 목놓아 외치는 구 통진당의 이정희나 북한인권법에 결사반대하는 박지원 등이 평양 공산-팟쇼-천황 전체주의에 대해 외면하는 이유는 그들의 발목 아래 종친떼-4전패 복합체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철학은 [반공]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 했다.
    [반공]을 경시하고 버려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반공]이라는 두 글자 안에 들어 있는 뜻을 해석해서 이를 새로운 조건에 걸맞는 성숙한 도덕철학-정치철학-미학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반공]은 조롱거리가 되어, 안철수 같은 자는 “요즘 세상에 빨갱이가 어디 있남요?”라고 싸가지 없게 이죽거리기도 했다.
    박원순“광화문 네거리에서 [김일성 만세]를 부를 수 있어야 민주주의입죠~”라고 깐족댔다.

     

    그런데 이제 역대 최대 흥행기록(거의 2천만이면 역대 최대이다)을 넘보는 <국제시장>이 우리로하여금  "선배세대에게 반공은 어떤 의미였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선배세대에게 [반공]은 이런 것이었다.


  • ▲ 모택동의 문화혁명 모습. 홍위병의 광풍이 연출한 피바다를 통해 약 2,500만명에서 3천만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뉴데일리 사진 DB
    ▲ 모택동의 문화혁명 모습. 홍위병의 광풍이 연출한 피바다를 통해 약 2,500만명에서 3천만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뉴데일리 사진 DB

    “인민재판으로 사람 때려죽이고 찔러죽이고 정부가 재산을 빼앗고 사사건건 통제하는 것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전쟁으로 사람을 떼몰살시키는 것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온갖 달콤한 말로 사람을 현혹해서 피바다를 만드는 것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즉 그들에게 반공 “사람의 길” “생명의 길”을 명약관화하게 가리키는 두 글자였다.
    그렇다면 우리 후배세대는, 선배세대가 목숨으로 증명한 [반공]이라는 명제를, [사람의 길이란 무엇인가? 생명 번영의 길이란 어떤 길인가?]라는 화두로 승화시켰어야 마땅했다.

    이 화두가 바로 도덕철학의 근본 화두 아닌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삶이란 어떤 프로세스인가?”
    —이것이 바로 도덕철학의 근본 화두 아닌가!

     

    우리는 30년 전, 20년 전 이 화두를 치켜들지 못 했다.
    우리는 도덕철학이 없는 존재로 스스로를 타락시켰다.
    이와 더불어 우리에겐 정치철학미학도 없어졌다.
    원래부터 도덕철학-정치철학-미학은 [한 몸뚱이의 세 얼굴](삼위일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화 <국제시장>을 보면서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아, 저게 선배세대의 삶이었구나….
    그 삶과 지금 나의 삶 사이에는 도도한 생명의 흐름이 있는데...
    왜 이 흐름, 이 [생명의 강]에 대해서 이제까지 들어 본 적이 없는 거지?”


  • ▲ 영화 <국제시장>에서 주인공 덕수의 결혼식 장면 사진. 도도히 흘러가는 [생명의 강]에서 우리가 목격하는 소중한 한 단면일 것이다.ⓒ뉴데일리 사진 DB
    ▲ 영화 <국제시장>에서 주인공 덕수의 결혼식 장면 사진. 도도히 흘러가는 [생명의 강]에서 우리가 목격하는 소중한 한 단면일 것이다.ⓒ뉴데일리 사진 DB

     

    통진당 해산에 영화 <국제시장>까지….
    두 개의 세례에 의해 우리는 성큼 [생명의 강]을 응시하는 도덕철학의 문턱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되었다.
    우리 중 수많은 사람들에게 진행해온 다음과 같은 도덕철학적 각성이 한 층 더 빨라지게 되었다.

     

  • ▲ 영화 <국제시장>에서 주인공 덕수의 결혼식 장면 사진. 도도히 흘러가는 [생명의 강]에서 우리가 목격하는 소중한 한 단면일 것이다.ⓒ뉴데일리 사진 DB

    “사람은 자의식을 가진 개인이구나…,
    이 개인들이 나고 살고 죽고 하면서 빚어내는 거대한 생명의 강….
    세대유전(世代流轉)을 나는 오늘 보았구나….

    지금 이 순간의 [나]는 이제까지 선배세대에 속하는 무수한 [나]들의 무수한 선택과 피와 땀이 빚어낸 모멘트이고….

    아득한 미래 후배세대의 [나]들 역시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나]들의 선택과 피와 땀이 빚어내는 모멘트이구나….

    달(月)은 하나이지만 수 천 갈래로 흐르는 강에 모두 새겨지듯이...,
    나의 이 느낌을 다른 이들도 느끼고 있겠구나. 
    먼지(
    塵) 한 톨 속에도 이제까지의 모든 것이 포함될 수 있듯이...,
    지금 [나]라 불리는 모멘트에 거대한 생명의 강이 꿰뚫고 흐르는 구나.

    月印千江(월인천강) 一塵之中(일진지중)

    아, 지금 이 느낌은 행복인가, 고독인가?
    무엇인가 깊고 고요하고 아물아물한 거대한 존재 앞에 홀로 서 있는 이 느낌은?
    벅찬 것인가, 두려운 것인가?”

     

     

    장담한다.
    위와 같은 느낌이 바로 보수주의 정치철학(버크 사상)의 핵심코드이다.
    보수주의 안에 내장되어 있는 도덕철학이다. 
    사실 이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불교의 근본사상(원효 사상)이나 기독교의 근본 사상과 맥이 통한다.
    즉 수천년 한국 문화에 깊게 배어 있는 종교적 체험과 일맥상통한다.

    일찍이 우남 이승만이 1923년에 <왜 공산주의로는 안 되는가?>(공산당의 당부당(當不當)이라는 칼럼에서 했던 말이 있다.

     

    “종교를 없애면 도덕이 없어진다”  

     

    맞다. 영적인 사색과 체험을 없애면, 올바른 도덕철학이 없어진다.
    보수주의 정치철학의 뿌리를 이루는 도덕철학에는 영성(靈性)이 존재하는 것이다.
    보수주의 정치철학의 아버지이자 19세기 말 영국의 위대한 정치인이었던 에드먼드 버크는 [영성에 넘치는 예언자](divine prophet)이라 불렸다.

    필자 주 :
    에드먼드 버크는 매우 종교적인 사람이었지만, 가톨릭에 대한 관용을 주장하다 영국 주류세력으로부터 [가톨릭의 간첩]이라는 비난까지 받았다.
    그는 무종파에 가깝다.

     

    미국 공화당의 아버지이자 공화당이 배출한 첫 대통령인 링컨 역시 평생 3종류의 영성 넘치는 책을 끼고 살았다.
    하나는 성경.
    다른 하나는 셰익스피어 전집.
    나머지 하나는 데까당 문학(우울과 허무의 문학)의 아버지 애드거 앨런 포우의 전집.  

    세대에서 세대로 세대유전이 이루어지는 거대한 [생명의 강]을 응시하는 것—이것이 보수주의 정치철학의 핵심코드인 도덕철학이다.
    영화 <국제시장>은 바로 그 도덕철학을 건드린 것이다.

     

    이 도덕철학적 태도를 회복하면,  막강한 정치철학과 강력한 미학은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다.
    그때 우리는 종친떼-4전패의 실체가 [죽지도 살지도 못하고 지옥의 문 앞에서 서로 뒤엉켜 우왕좌왕하고 있는 구더기 떼와 같은 존재들]임을 간파할 수 있다. 

    필자 주 :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장면이다.

    그리고 그 구더기 떼들에게 적합한 지능적, 전략적 조치를 차분히 밟아나갈 수 있다.

    영성을 갖춘 인간과, 구더기 유전자에 병든 인간은 동급이 아니다.



  • ▲ 영화 <국제시장>에서 주인공 덕수의 결혼식 장면 사진. 도도히 흘러가는 [생명의 강]에서 우리가 목격하는 소중한 한 단면일 것이다.ⓒ뉴데일리 사진 DB

    박성현 저술가/뉴데일리 주필.
    서울대 정치학과를 중퇴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대 최초의 전국 지하 학생운동조직이자
    PD계열의 시발이 된
    '전국민주학생연맹(학림)'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이 사건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지도
    민주화보상법에 따른 보상도 일체 청구하지 않았다. 

    한국일보 기자, (주)나우콤 대표이사로 일했다.
    본지에 논설과 칼럼을 쓰며,
    두두리 www.duduri.net 를 운영중이다.

    저서 : <개인이라 불리는 기적> <망치로 정치하기>
    역서 : 니체의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지>
    웹사이트 : www.bangmo.net
    이메일 : bangmo@gmail.com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bangmo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