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알바 대학생에 "악덕업주 가리는 것도 능력"..정작 그의 청년시절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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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적연금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 간담회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 이종현 사진기자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적연금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 간담회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 이종현 사진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6일 취업의 어려움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당하는 부당한 대우를 호소하는 대학생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당했을 때 상대를 기분나쁘지 않게 설득해 나쁘게 먹은 마음을 바꾸는 것도 여러분의 능력"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자리는 여의도연구소 청년정책연구센터가 100명의 대학생들을 초청 '청춘 무대'를 주제로 마련한 타운홀 미팅이었다.

    '청춘무대'는 청춘들과 무대 위에서 만나 김무성 대표의 조언과 대안을 듣는다는 의미와 동시에 그의 별칭인 '김무성 대장'의 준말(무대)을 조합한 행사명이다.


    그러나 대화가 시작되자마자 참석한 학생들의 얼굴은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김 대표는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 임금 등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아르바이트에서 그런 사람(악덕업주)이 아닌지 구분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또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상대를 기분 나쁘지 않게 설득해 마음을 바꾸는 것도 여러분의 능력"이라고 했다.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법률적 지식과 대응이 부족한 청년들의 임금을 갈취하는 '악덕업주'를 사회적 '약자'인 청년들이 미리 판별해 구직을 하고, 부당한 대우를 당했을 때 스스로 대응하라는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먼 조언이었다.

    김 대표는 한술 더 떠 자신의 아들 사례를 들며 "제 막내아들도 용돈을 잘 안 주니 알바를 하더라"며 "인생의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라. 방법이 없다"고 했다.

    김 대표의 아들은 배우 고윤으로 MBC 드라마 <미스터백>에 출연하고 있다. 또 그의 둘째 딸은 현재 수원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자녀들 모두 경제적 곤궁함과 취업난을 경험하기 어려운 '엄친아'에 가깝다.


    나아가 김 대표는 청년실업률과 관련해서는 대학생들의 '사고의 전환'을 요구했다.

    김 대표는 "다들 대우가 좋은 대기업에만 들어가려 하지 중소기업엔 안 가려 한다. 살아보면 알지만 기술력을 가지는 게 제일 중요한 재산이다"라면서 "여러분 생각을 좀 바꿔서 중소기업에 많이 들어가는 게 실업난을 해결하는 것"이라 했다.

    사회적 제도 개선에 앞장 서야 할 집권 여당 대표가 오히려 구직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청년들에게 "눈을 낮춰라"는 희생만 강요한 셈이다.

    김 대표의 이런 인식은 "제가 20대 때는 우리 사회가 급성장하던 때라 청년들이 취업 걱정을 전혀 안했다"는 말에서 가감없이 드러났다.

    "저는 (20대를)재밌게 보냈다"는 김 대표의 말은 '우리 때는 힘든 것도 즐겁게 이겨냈는데 너희들은 왜 이렇게 연약하느냐'는 늬앙스로 다가가기 충분했다.

    김무성 대표는 대한해운공사 사장과 주일공사관 공사를 지낸 아버지 밑에서 유복하게 자랐다. 27살에는 부친이 운영하는 기업에 입사했으며 32살에는 또다른 사업체 전무에 오르는 등 '불편없는' 20대를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무성 대표와 함께 하는 정책 타운미팅'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청년들과 함께 토론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무성 대표와 함께 하는 정책 타운미팅'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청년들과 함께 토론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같은 날 박근혜 대통령이 대학생들을 향해 "여러분의 꿈을 향해서 열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 해주기 바란다. 정부도 여러분의 꿈이 현실로 이뤄질 때까지 힘껏 도울 것"이라고 말한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미래과학 인재와의 대화'에서 "창조경제의 가장 중요한 발전동력은 바로 사람"이라며 "여러분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혀줄 동력이고, 여러분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고 격려했다.

    박 대통령이 만난 학생들은 대통령과학장학생 등 우수한 미래 인재들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여당 대표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아르바이트에 나선 대학생들에게 건넬 말은 아니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대표가 자신의 고교 시절을 언급하며 "독재정권하에서 저항하던 시대로 반정부 데모나 시위에 많이 참여했다"고 발언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2기(1967~1969년)를 독재정권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성현 <뉴데일리> 주필은 "60년 대 후반은 독재가 아니었다"면서 "반독재 고교 시위도 없었다. 대학조차 69년 3선 개헌에 반대하는 개헌 반대시위였다"고 바로잡았다.


    온라인 공간에서 김 대표의 발언들을 두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은 "약자는 이제 국민도 아니다. 재산에 따른 선거권제한도 가능할 분위기"라고 했고 또 다른 트위터리안 accomm411도 "한마디로 '억울하면 출세해!'"라고 비난했다

    김 대표의 인식을 질타하는 내용도 들끓었다. 아이디 hee**는 "부당함을 막기 위해 국가가 필요하고, 세금을 내는 것입니다. 정치인의 사고방식이 이러니 늘 약자가 당한다"고 꼬집었다.

    아이디 lee***는 "김무성 대표는 20대는 자신의 시간을 자본가들에게 헌납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천지분간 못하는 처사"라고 했다. 

    김무성 대표는 청와대가 신년회 초청자 명단에 이군현 당 사무총장을 빠뜨린 것을 두고 청와대 정무수석실을 향해 "천지분간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질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