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남 취업 청탁, 사회 적폐 단면...불공정한 사회 반성부터
  •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처남 취업 청탁으로 물의를 빚은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한국수력원자력 원전자료 해킹 사건과 관련, "이번에도 정부의 안이한 대책이 반복된다면 박근혜정부의 성공은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문 위원장은 26일 확대간부회에서 중소기업인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기진맥진', 내년의 사자성어로 '필사즉생'을 선정한 것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재벌·대기업 (중심의) 수출정책만으로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 대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것은 1970∼80년대 이야기로, 해법은 경제민주화"라고 밝혔다.

    문 위원장은 이날 신년사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도 모든 국민이 잘사는 세상,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화해와 협력의 한반도 시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민생을 챙기고 약속을 지키는 정치로 국민의 희망이 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은 몰라도 문 위원장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앞세우며 정부를 비난할 자격이 자격이 있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문희상 위원장의 처남 취업 청탁이 바로 우리 사회의 적폐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점에서, 불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온 자신의 잘못부터 반성하는 게 우선 아니냐는 것이다.

    문 비대위원장은 2004년 3월 대한항공 측에 처남 김모씨의 취직을 청탁해 성사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가 문 위원장 부부를 상대로 12억여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의 판결문에 따르면, 문 위원장은 부동산 문제로 처남이 손해를 물어내라고 요구하자 대한항공에 처남의 일자리를 부탁했고, 대한항공은 미국에 있는 거래 회사의 고문 자리를 알선해 줬다. 김씨는 아무 일을 하지 않고도 매달 800만원 넘는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문 위원장 측이 대한항공을 찾아간 것은 그가 노무현 정부에서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을 그만둔 지 불과 한 달 뒤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문 위원장은 이 사실이 알려진 뒤 당 대변인을 통해 "(대한항공 회장 측에) 직접 부탁하진 않았으며 당시 보좌관이 대한항공의 아는 사람에게 부탁한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청탁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에 상응하는 책임 있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아 청탁보다 더 뻔뻔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문 위원장은 지난 19일 "처남의 취업과 관련해 결과적으로 나 때문에 처남이 특혜를 입었다면 부덕의 소치다. 국민과 당원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사과한 게 전부다.

    만약 여당의 실세가 처남 취업 청탁 논란을 빚었다면, 야당은 인책(引責)을 넘어 특검이나 국정조사까지 들고나왔을 게 뻔하다. 그런 점에서 문 위원장은 정부를 맹비난하고 공정-정의 운운할 게 아니라, 제1야당 대표이자 5선 의원으로서 책임 정치의 본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