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독립영화관 300곳 외에 구글 플레이, 유튜브, X박스 비디오 등 ‘무차별 배포’
  • ▲ "이처럼 북한 독재자 정은이는 덜 떨어진 X신입니다." 김정은 암살을 그린 코미디영화 '인터뷰'의 한 장면. ⓒ영화 인터뷰 예고편 캡쳐
    ▲ "이처럼 북한 독재자 정은이는 덜 떨어진 X신입니다." 김정은 암살을 그린 코미디영화 '인터뷰'의 한 장면. ⓒ영화 인터뷰 예고편 캡쳐

    “정은아, 메리 크리스마스!”


    소니 픽쳐스가 김정은에게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선사했다.

    24일(현지시간), 김정은의 암살을 담은 코미디 영화 ‘인터뷰’를 미국 내 독립영화관뿐만 아니라 유튜브, X박스 비디오, 구글 플레이 등에 ‘무차별 배포’하기 시작한 것이다. 소니가 자체 제작한 웹사이트(www.seetheinterview.com)에서도 VOD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소니 픽쳐스는 24일 오전 10시, 온라인 관람에는 5.99달러, 영화를 다운로드 받는 데는 14.99달러를 받기로 하고,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에 영화 ‘인터뷰’를 업로드했다.

    유튜브에 올린 영화 ‘인터뷰’의 상영시간은 1시간 52분 가량이며, 등급은 ‘R(Restricted, 17세 미만 청소년은 부모나 성인 보호자 동반)’로 정해졌다.

  • ▲ 소니 픽쳐스는 유튜브, 구글플레이 뿐만 아니라 아이튠스, X박스 비디오 등에서도 영화 '인터뷰'를 공개했다. ⓒ아이튠스 뉴스 화면 캡쳐
    ▲ 소니 픽쳐스는 유튜브, 구글플레이 뿐만 아니라 아이튠스, X박스 비디오 등에서도 영화 '인터뷰'를 공개했다. ⓒ아이튠스 뉴스 화면 캡쳐

    마이클 린튼 소니 픽쳐스 CEO는 김정은에 대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영화 ‘인터뷰’를 전 세계에 공개하면서 성명도 냈다.

    “회사와 직원들이 표현의 자유를 해치려는 집단의 사이버 공격을 받은 상황에서 영화 ‘인터뷰’를 배포하게 된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볼 수 있게 디지털 배포 방식을 택했다.”


    마이클 린튼은 다시 한 번 영화 ‘인터뷰’를 최대한 많이 배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솔직히 우리는 이 영화를 상영할 수 있으리라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싸움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사이버 범죄로는 우리에게 침묵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에 자긍심을 느낀다.”


    소니 픽쳐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위성TV나 케이블 방송업체를 통해서도 이 영화를 VOD 서비스로 공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 가운데 현재 협의를 진행 중인 곳은 5,3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웹사이트 ‘넷플릭스’와 애플의 ‘아이튠스’, 아마존 등과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 "자, 봐봐. 소니 영화 '인터뷰' 개봉 안한다 그러지? 히히." 그러나 정은이의 기쁨은 크리스마스 선물과 함께 사라졌다. ⓒ北선전매체 캡쳐
    ▲ "자, 봐봐. 소니 영화 '인터뷰' 개봉 안한다 그러지? 히히." 그러나 정은이의 기쁨은 크리스마스 선물과 함께 사라졌다. ⓒ北선전매체 캡쳐

    오프라인에서도 영화 ‘인터뷰’가 상영됐다. 이날 美전역의 300여 개 독립영화관이 ‘인터뷰’ 상영을 시작했다. 美현지언론에 따르면 곳곳에서 매진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워싱턴 D.C 일부 영화관에서는 개봉 전날 표가 매진되기도 했다고.

    온라인에서도 영화 ‘인터뷰’에 대한 관심과 반응은 뜨겁다. 현재 5만여 명 이상이 참여한 온라인 영화평가 사이트에서는 영화 ‘인터뷰’의 평점이 9.8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역대 명작 영화보다도 더 높은 수치다.

    美전역에서 영화 ‘인터뷰’ 열풍이 불자 일부 언론들은 “소니의 영화가 김정은에 의한 ‘북한 마케팅’ 덕분에 대박이 날 것 같다”는 비평을 내놓으며, 영화 상영을 반기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신이 난 듯 “소니 픽쳐스는 영화 ‘인터뷰’ 2탄을 만들어 김정은 독재정권에 답하라”는 내용의 사설을 내보내기도 했다.

    美연방수사국(FBI)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전국 각 지부 요원들에게 영화 ‘인터뷰’ 상영관에 대한 ‘대테러 대응태세’를 강화하라고 지시하고, 곳곳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한편 김정은 정권은 시무룩해져 이에 대응할 생각도 못하는 분위기다.

  • ▲ "오늘 크리스마스인데…. 왜 나만 이상한 선물을 받는 걸까…." 김정은 정권은 소니 픽쳐스가 굴하지 않고 더 강경한 대응책을 선택하자 시무룩해진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北선전매체 캡쳐
    ▲ "오늘 크리스마스인데…. 왜 나만 이상한 선물을 받는 걸까…." 김정은 정권은 소니 픽쳐스가 굴하지 않고 더 강경한 대응책을 선택하자 시무룩해진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北선전매체 캡쳐

    유엔 북한대표부의 김 성 참사관은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영화 ‘인터뷰’ 개봉에 반발하면서도 예전과 같은 격렬한 반응은 보이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김 성 참사관은 “이 영화는 우리의 주권과 최고지도자의 존엄에 대한 용서할 수 없는 조롱”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영화 배포와 상영에 대해 북한이 ‘물리적 대응’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를 종합해 볼 때 김정은은 올해를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해로 기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