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사퇴 시기’ 29일 문건유출 사건 수사결과 발표에서 1월 9일 운영위 출석까지
  •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의 사퇴를 계기로 개각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아울러 청와대 내부 문건 유출 파문으로 혼란스러운 정국을 일신하기 위해선 인적 쇄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온 만큼,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을 포함한 일부 비서진 개편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오늘 국무회의를 끝으로 이주영 장관이 물러나게 됐다”고 밝혔다.

    이주영 장관은 윤진숙 전 장관의 후임으로 지명돼 지난 3월 초 박근혜 대통령의 임명장을 받았다.

    세월호 참사는 이주영 장관이 취임한 지 불과 40일 뒤에 발생했다. 하지만 이주영 장관은 사고가 일어난 진도를 떠나지 않고 수습에 주력해 진정성을 보여줬다는 평을 얻었다. 아픈 가슴을 끌어안고 유족들과 함께 눈물을 흘린 것도 수차례다. 

    해수부는 이주영 장관의 사표 수리가 결정되자 세월호 참사로 고생만 하다가 떠나게 됐다며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해수부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만 아니었으면 4선 중진의원의 힘으로 할 일이 많았을 텐데 취임후 40일째에 터진 세월호 참사로 진도에서 사고수습에 계속 매달려야 했다. 장관이 못난 직원들 때문에 고생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세월호 사고로 해수부가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을 때 136일 동안 진도 현장을 지키며 온몸을 바쳐 헌신하는 모습에 유가족과 국민들이 큰 감동을 받았고 공직자의 참된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 ▲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7월 1일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침몰사고진상규명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7월 1일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침몰사고진상규명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주영 장관이 물러남에 따라 추가적인 개각과 청와대 비서진 개편이 곧바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여권 안팎에서는 2015년 집권 3년 차를 맞는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직후 이주영 장관과 함께 사의를 표했다가 유임된 정홍원 국무총리와 일부 장관에 대해 교체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아 왔다. 개각 시기는 2015년 정부 업무보고가 마무리되는 1월 말 경으로 관측된다.

    김기춘 비서실장의 퇴진도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기춘 비서실장을 겨냥해 연일 공세를 펴고 있다. 내년 1월 9일 열리는 국회 운영위에 김기춘 실장을 불러세워야 한다는 압박 수위를 점점 높여가는 상황이다. TV로 생중계되는 운영위에 김기춘 실장을 앉혀놓고 갖은 면박을 주려는 심산이다.
     
    이에 여권 내부에선 김기춘 실장이 운영위가 열리기 전인 이달 말에서 1월 초 사이 거취를 밝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검찰이 문건유출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29일 직후가 될 것이라는 설(說)이 설득력 있게 나돌고 있다.

    또한 1월 9일 국회 운영위에서 김기춘 실장이 자신의 거취를 밝히고 자연스럽게 청와대 비서진 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로도 눈여겨볼 만 하다. 

    어찌됐든 김기춘 실장이 이번 청와대 문건 유출 사태의 책임을 지고 용퇴(勇退)를 택할 것이라는 얘기다.

  • ▲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청와대 관계자는 “여론의 방향이 김기춘 실장의 사퇴 쪽으로 흐르고 있는 만큼 내부에서도 시기와 방법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사퇴와 개편이) 이뤄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파문의 책임론과 관련해 김기춘 실장은 물론,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의 맡형인 이재만 총무비서관 역시 스스로 물러날 결심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건의 주인공인 정윤회씨가 그동안 이재만 비서관과 간헐적으로 연락을 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정윤회씨와 최근 10년 동안 만난 적이 없고 연락을 끊고 지낸다”던 이재만 비서관의 주장이 거짓말 논란에 휩싸이면서 야당에게 정치공세의 빌미를 내주게 됐다.  

    나아가 박관천 경정의 정보보고가 과장됐다 할지라도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 정윤회씨와 이재만 비서관이 보고서 작성에 빌미가 될 만한 정황을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비록 억울할 수 있겠지만 비선 의혹을 확실하고 털고 가기 위해선 김기춘 실장과 함께 이재만 비서관도 스스로 물러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