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3법 등 쟁점 법안은 야당이 양보 시사
  •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와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사진 왼쪽부터).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와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사진 왼쪽부터).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청와대 문건 유출 파문 이후로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정국을 정상화하기 위해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가 머리를 맞댔지만, 30여 분만에 회동이 결렬됐다.

    새누리당 김재원·새정치연합 안규백 원내수석은 22일 오후 2시 30분부터 새누리당 원내수석회의실에서 만나 논의에 돌입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당 원내수석은 이 자리에서 부동산 3법 등 다른 쟁점에 관해서는 접근을 이뤄냈지만, "운영위 소집 시기를 못박아달라"는 안규백 원내수석의 요구에, 김재원 원내수석이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날 양당 원내수석은 회동에 앞서 농담 섞인 약간의 신경전을 보였다.

    안규백 원내수석이 "(부동산 3법이 국회에) 2년 이상 묶여 있었느냐"고 묻자, 김재원 원내수석은 "그 동안에 부동산이 다 죽었다"고 받아쳤다. 그러자 안규백 원내수석도 "뭘 다 죽어? 죽기는…"이라고 답하며 웃었다.

    30여 분 뒤에 회의장을 나선 양당 원내수석은 회동 결렬의 이유가 운영위 소집 시기에 대한 이견 때문임을 분명히 했다.

    안규백 원내수석은 회동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야당이) 부동산 3법도 처리해주겠다고 하고 민생법안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그렇다면 여당에서도 뭔가 액션 플랜을 보여줘야 맞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규백 수석은 "운영위 소집에 픽스(확정)된 일정이 필요하다"며 "오늘 정도밖에 진척이 안 된다면 내일 주례회동도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안규백 원내수석은 픽스된 일정이 이번 주중으로 잡혀야 함을 분명히 했다.

    안규백 원내수석은 "배가 고프면 12시나 1시에 밥을 먹어야지, 3~4시에 밥을 먹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1월 달에 (운영위 소집을) 할 것이면 뭣하러 하느냐"고 이번 주중에 운영위 소집 일자를 잡아달라는 대여(對與) 요구사항을 밝혔다.

    한편 안규백 원내수석은 여야간 이견이 노출된 '부동산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과 관련해서는 양보할 뜻도 있음을 내비쳐, 결국 23일 양당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의 국회 정상화 합의 여부는 운영위 소집 시기를 여당이 특정 일자로 못박아주느냐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7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유예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 △재건축조합원 1인 3가구 공급 가능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부동산 3법'이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과 새정치연합 정성호 의원 사이에 합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서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끝까지 관철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이 거세, 여야 간사간 합의안은 추인받지 못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