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졸업생 50명에 교복 선물..지난 5월 단원고에 5천만원 기부
  • 박일도 대표.ⓒ 사진 조선닷컴
    ▲ 박일도 대표.ⓒ 사진 조선닷컴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 5월,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경기 안산 단원고에 5천만원을 기부한 이 지역 장례식장 대표가, “학생들의 장례를 치러주고 번 돈을 내 주머니에 넣을 수는 없다”며, 지역 초등학교 졸업생들에게 교복을 기부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경기 안산 제일장례식장 박일도(59) 대표는, 지난 5일 안산 지역 초등학교 5곳에 차례로 전화를 걸어, “중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교복을 선물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단원고 학생들과 교사들의 장례식 수익금은 내 돈이 아니니, 다른 학생들을 위해 쓰고 싶다는 것이 박씨가 ‘교복 기부’에 나선 이유였다.

    단원고 희생자 가운데 50명이 넘는 학생과 교사가, 박씨가 대표로 있는 장례식장에서 수의를 입었다.

    참사 이후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밝힌 그는, 조선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올해는 50벌의 교복을 지원했지만,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매년 교복 기부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씨는 “교복을 받는 학생들도 희생된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주는 교복이라고 생각하고 입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씨의 지원으로 교복 기부를 받게 된 학생은 초등학교 5곳에서 모두 50명이다.
    박씨의 ‘교복 기부’ 제안을 받은 초등학교는 상의 끝에 형편이 어려운 10명의 학생을 각각 선정했고, 박씨는 교복 한 벌 당 20만원씩 모두 1,000만원을 이들 학교에 전달했다. 교사들은 박씨가 “어린 학생들이 모르게 해 달라”는 당부를 전했다고 밝혔다.

    안산에서 30년 넘게 산 박씨는 참사 직후인 지난 5월에도 단원고에 5,000만원을 기부했다.

    당시 박씨는 “온 나라가 슬픔에 빠져있는데 장례식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마음이 안 좋아 기부를 결심했다”며, “사업이 망해도 좋으니 이런 장례는 다시는 치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