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 ‘평화의 수호자들(GOP)’, 16일 인터넷에 “9.11테러를 기억하라”는 협박 공개
  • ▲ 결국 개봉이 취소된 소니 영화사의 코미디 영화 '인터뷰' 가운데 한 장면. 소니 측은 테러 위협을 이유로 영화 개봉을 취소했다. ⓒ영화 '인터뷰' 예고편 캡쳐
    ▲ 결국 개봉이 취소된 소니 영화사의 코미디 영화 '인터뷰' 가운데 한 장면. 소니 측은 테러 위협을 이유로 영화 개봉을 취소했다. ⓒ영화 '인터뷰' 예고편 캡쳐

    美소니 영화사가 김정은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의 북미지역 개봉을 취소했다고 한다. 18일(현지시간) 美언론들은 소니 영화사와 북미 영화관 체인업체들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소니 영화사가 ‘인터뷰’의 개봉을 취소하기로 한 이유는 ‘테러’ 때문. 지난 11월 24일 소니 영화사를 해킹한 ‘GOP(평화의 수호자)’라는 집단이 지난 16일 인터넷에다 영화관을 폭파하겠다는 협박 메시지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9.11테러를 기억하라. 우리는 이 영화를 즐기려는 사람들을 단죄할 것이다. 극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좋을 것이다.”


    ‘GOP’라는 해커 집단의 협박이 허풍일 수도 있지만, 만에 하나 영화관에 진짜 폭탄을 설치할 경우에는 9.11테러 만큼이나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때문에 미국과 캐나다의 영화관 체인업체들은 줄지어 상영계획을 취소했다.

    18일(현지시간) 시사회를 열 예정이었던 뉴욕 랜드마크 선샤인 극장이 행사를 취소했고, 美41개 주에 영화관을 운영 중인 ‘카마이크 시네마’, 캐나다의 영화관 체인업체 ‘시네플렉스 엔터테인먼트’도 잇달아 영화 ‘인터뷰’의 상영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외에도 리걸 시네마, AMC, 시네마크 등의 영화관 체인업체들도 영화 ‘인터뷰’의 상영을 포기하기로 했다.

    소니 영화사 측은 영화관 업체들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 해커 집단의 협박 때문이라며 영화 ‘인터뷰’를 25일 개봉하지 못하게 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소니 영화사 측은 “우리 직원과 영화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영화 개봉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언론들에게 밝혔다.

    소니 영화사 측은 “해커들이 우리의 지적재산과 개인 이메일, 민감한 개인정보를 훔쳐 우리 사업을 망치려 하고 있다. 우리 직원과 고객, 사업 자체가 유례없는 범죄의 피해자가 됐다”면서 “그들이 원하지 않는 영화의 개봉을 막으려는 범죄집단의 뻔뻔스러운 협박에 당했다”고 한탄했다.

  • ▲ "이히히히~. 봐, 얘들은 겁이 많아서 영화 상영 못 한다니까." ⓒ영화 '인터뷰' 예고편 캡쳐
    ▲ "이히히히~. 봐, 얘들은 겁이 많아서 영화 상영 못 한다니까." ⓒ영화 '인터뷰' 예고편 캡쳐

    美언론들에 따르면, 소니 영화사 측이 해킹으로 인해 입은 피해는 최소한 1억 달러 이상 될 것이라고 한다. 여기다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내부에서 오고 간 이메일 내용, 미개봉 영화의 불법유출 등으로 인한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해킹 집단의 협박으로 영화 ‘인터뷰’의 북미 지역 개봉이 어려워진 가운데 美연방수사국(FBI)은 소니 영화사 해킹의 배후가 북한이라는 것을 밝혀냈다고 한다. 美FBI는 18일(현지시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정권은 그동안 “우리를 지지하는 세력의 의로운 행동일 것”이라며 소니 영화사 해킹과 김정은 간의 연관성을 철저히 부정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