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에 없기 때문" "십상시와 조율해야" 거침없는 막말 파문
  • ▲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원내부대표가 국가원수와 입법부 수장을 부적절하게 조롱해 파문이 일 조짐이 보인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지역위원장 경선 결과를 발표하는 신기남 의원(사진 오른쪽)의 원고를 들여다보고 있는 김경협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원내부대표가 국가원수와 입법부 수장을 부적절하게 조롱해 파문이 일 조짐이 보인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지역위원장 경선 결과를 발표하는 신기남 의원(사진 오른쪽)의 원고를 들여다보고 있는 김경협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원내부대표가 "정의화 국회의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한 번도 통화를 못한 이유는 대통령의 수첩에 국회의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조롱해 파장이 예상된다.

    김경협 원내부대표는 18일 국회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연 이틀째 정의화 국회의장이 '대통령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의화 의장이 대통령과 두 번 통화를 시도했는데 두 번 다 전화기가 꺼져있는 이유를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말을 이어간 김경협 원내부대표는 "대통령의 수첩에 국회의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갑자기 근거 없는 추측을 내뱉었다.

    회의에 참석한 당직자들은 국정 현안을 논하는 진지한 회의 분위기를 망치는 엉뚱한 추측에 눈살을 찌푸리기는커녕 되레 큰 웃음을 터뜨렸다. 우윤근 원내대표와 백재현 정책위의장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등 김 부대표의 발언에 호응하기도 했다.

    이에 탄력을 받은 김경협 원내부대표는 "하지만 대통령의 수첩에는 문체부 국장, 과장의 이름은 들어있다"며 "관심사항이기 때문"이라고, 의혹에 불과한 '비선실세' 논란을 기정사실화하고 이를 비꼬았다.

    김경협 원내부대표의 공격 대상은 놀랍게도 국가원수에 그치지 않았다. 계속해서 "정의화 의장은 친박 황우여 당 대표를 누르고 국회의장에 당선되신 마당에…"라며 입법부 수장으로 타겟을 바꿨다.

    그는 "친이계인 정의화 의장께서 대통령의 수첩 명단에 기재되길 바라신다면 최소한 십상시와는 사전에 소통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정의화 의장이 대통령의 수첩 명단에 없다는 것은 최소한 비선실세의 통제는 받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국회의장까지 조롱했다.

    이를 두고 입법부 소속 의원이 국가원수 뿐만 아니라 입법부 수장까지 조롱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검찰에서 '정윤회 문건과 박지만 미행 설 모두 박 경정 작품'이라고 잠정적으로 결론내리고 있는 시점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과 추측으로 공세를 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검찰은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을 '문건에서 나온 강남에서의 회동이 없었다'는 등의 이유로 허위라고 결론지은 데 이어 '박 회장 미행 설을 담은 문서'도 '문건 속에 등장하는 미행자와 유포자를 조사한 결과 미행을 시도한 정황이 없다'며 사실상 허위로 인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