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정오 기해 북한 전역에서 3분 간 추모 묵념…김정은 부부 참배식 뒤늦게 진행
  • ▲ "오늘 너무 추워서 못간다고 아빠한테 전해. 그리고 방송은 다른 장면 내보내, 알았지?" 실내에서 코트를 입고서도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은 정은이. 추위를 잘 타는 비만체질도 있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오늘 너무 추워서 못간다고 아빠한테 전해. 그리고 방송은 다른 장면 내보내, 알았지?" 실내에서 코트를 입고서도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은 정은이. 추위를 잘 타는 비만체질도 있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17일 김정일이 사망한 지 3주년이 되는 날이다. 북한 전역에서는 김정일의 ‘3년 상(喪)’을 맞아 전국적인 묵념을 실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정은은 오후 4시를 넘겨서야 나타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김정은의 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7일 정오를 기해 북한 전역에서 3분 동안 김정일을 추모하는 묵념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온 나라 전체 당원들과 인민군 장병들, 인민들이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향해 묵상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정각 12시 전국에서 기관차들과 선박, 자동차들이 울리는 고동 소리가 하늘 땅에 메아리쳤다”면서 “김정일의 서거 3년상을 맞은 17일 조선은 가장 숭엄한 추모 분위기에 쌓여 있었다”고 전하며 곳곳에서 길을 멈추고 묵념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생중계했다. 

    생중계된 화면에는 주민들이 사이렌 소리에 맞춰 평양 만수대, 김일성 광장 등에서 일제히 머리를 90도로 숙이는 모습이 보였다. 버스, 자동차, 기차도 운행을 멈췄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전역에서 주민들이 묵념을 하는 모습은 보도했지만 김정은의 소식은 오후까지 전하지 않았다.

    김정은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모습은 오후 4시를 넘겨서야 방송에 나왔다. 이 또한 생중계가 아니라 녹화 방송이었다.

  • ▲ 김정은이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체를 '냉장보관' 중인 금수산태양궁전을 찾는 모습. ⓒ北선전매체-TV조선 보도화면 캡쳐
    ▲ 김정은이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체를 '냉장보관' 중인 금수산태양궁전을 찾는 모습. ⓒ北선전매체-TV조선 보도화면 캡쳐

    선전매체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이 이설주와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에 ‘냉장보관’ 중인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체를 찾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정은은 다리를 절뚝거리며 김일성과 김정일의 동상 앞으로 걸어가 허리를 숙였다. 뒤로는 검은색 상복을 입는 이설주와 노동당 간부, 군 고위간부들을 대동했다.

    김정은은 '참배'를 마친 뒤 김일성과 김정일의 '냉장보관소'인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중앙추모대회’를 가졌다.

    이날 김정은과 함께 김일성과 김정일의 ‘냉장보관’된 시체를 만나러 간 이들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박봉주 내각 총리,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로두철 내각 부총리,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이라고 한다.

    이날 행사에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는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정은이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체를 만나러 간 시점이 17일인지 의심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소식통을 인용, “올 겨울 추위에 인민들이 너무 고생할 것을 우려한 김정은이 김정일 추도식을 실내에서 하도록 지시했다”는 보도대로라면, 이날 오전 10시에 ‘중앙추모대회’를 하면서 생중계를 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추위에 약한’ 김정은이 날씨 때문에 금수산태양궁전에 미리 참배하고, 이를 녹화해서 방송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17일 오후 4시 현재 평양의 기온은 –10℃ 내외. 풍속은 18km/h로 체감온도는 –18℃ 가량 된다. 때문에 추위에 약한 ‘돼지’ 김정은과 이설주가 17일 이전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