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비대위에는 이석현·김성곤·원혜영 거론… 김한길·안철수는 거리 둘 듯
  •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들이 17일 일부 비대위원들의 하차를 앞두고 취재진의 요청에 따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들이 17일 일부 비대위원들의 하차를 앞두고 취재진의 요청에 따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른바 '빅3'인 정세균·박지원·문재인 비상대책위원이 17일 동반 사퇴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전당대회 구도에 본격 돌입하게 됐다.

    내년 2월 8일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될 새정치연합의 새 지도부는 2016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친노(親盧)~비노(非盧) 등 당내 계파 간에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가 예상된다. 또한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야권발 정계 개편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사임하는 비대위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당원을 대표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당의 변화와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세균 비대위원은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위기에 처한 당을 정상화하기 위해 문희상 비대위원장을 모시고 여러 비대위원과 함께 사심 없이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임했다"며 "비대위원직 사퇴는 20년간 정치하면서 당에서 얻은 은혜를 갚고 더 큰 봉사를 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은 "비상한 각오로 임한 3개월 동안 공정한 당 운영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노심초사했다"며 "문희상 비대위원장과 후임 비대위원들이 당무를 관리하면서 전당대회를 잘 치르는 본연의 임무를 잘해주실 것으로 믿고 잠시 짐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비대위원은 "우리 당이 과연 야당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국민들은 우리 당에 묻고 있다"며 "이번 전당대회는 계파와 개인의 이익을 초월해 변화와 혁신의 의지를 모으는 단합의 자리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들이 17일 일부 비대위원들의 하차를 앞두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들이 17일 일부 비대위원들의 하차를 앞두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빅3'의 사퇴에 따라 당 지도부도 본격적인 전당대회 관리 구도로 전환한다. 문희상 위원장은 18일 중 후임 비대위원을 인선해 19일 '2기 비대위' 첫 회의 및 당무위를 열어 전당대회 규칙을 확정할 예정이다.

    후임 비대위원으로는 이석현 국회부의장, 김성곤 전대준비위원장, 원혜영 정치혁신실천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1기 비대위' 합류를 고사했던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2기 비대위'에도 합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문희상 위원장은 11일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에게) 전화는 하겠지만, (비대위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하면) 지난 번처럼 개문발차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의 전당대회 관련 향후 일정은 이달 27~28일 후보자 등록, 내년 1월 7일 컷오프(예비경선) 등이지만 이날 '빅3'의 사퇴로 전당대회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은 발사됐다는 평이다.

    당내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고 김근태계)의 사실상 맏형 역할을 하고 있는 이인영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대표 경선 출마 의사를 천명했다.

    이인영 의원은 "지금 우리 당은 흐르는 물이 아니라 고인 물"이라며 "이번 전당대회가 회전문 당권 경쟁의 무대가 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병헌 전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은 내가 30년 동안 당에 몸담은 이래 전무후무한 위기"라며 "당 대표와 최고위원 (경선 출마), 둘 중에 하나를 놓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을 이끄는 김영환 의원은 이날 오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당대회가 계파 정치의, 계파 정치에 의한, 계파 정치를 위한 부족장 선거로 전락하고 있다"며 "당의 위중한 상황 속에서 조그마한 변화의 불씨라도 살리기 위해 김동철·박주선 의원과 단일화해 당의 정체성과 노선을 바로 세우고 중심을 지키기 위한 역할 분담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