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은미 당신의 演技는 실패작

      "탈북자가 본 북한도, 제가 본 북한도 전부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부분이 맞나 틀렸나를 두고
    토론을 한다는 건 아무 의미 없고 다툼과 분란만 일으킬 뿐"

  • 신은미가 한 말이다. 궤변의 극치다.
    그가 본 북한은 전부가 아니지만,
    탈북동포들이 겪은 북한은 전부다.
    신은미는 누군가가 깔아놓은 레일을 밟으며
    잠깐 그들의 모델하우에스만 들렀을 뿐이고,
    탈북동포들은 평생을, 반평생을, 청소년기를
    온통 북한에서 ‘체험’한 현지인들이다.

    이걸 어떻게 50 대 50으로, 1대 1로 대등하게 세워놓는단 말인가?
    말 따위도 되지 않는 말, 그래서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그러면서 신은미는 탈북동포와 만나 토론하는 건 ‘무의미하고 분란만 일으킬 뿐’
    그래서 만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것도 어불성설이다.

    세상은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러자면 토론은 기본이다. 신은미는 이걸 외면하고 있다.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은 아예 만나지 않겠다는 것이다.
    자기와 생각이 같거나, 자기 말에 솔깃해 할 사람들하고만 만나겠다는 것이다.

     왜?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거짓은 진실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둠은 빛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용소 군도(群島)는 거기 갇혔던 수감자들의 증언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은미는 강철환, 신동혁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다.

    신은미의 ‘탈북동포 피하기’는 그가 말하는 ‘통일’이
    어떤 모습의 ‘통일’일지를 여실하게 드러낸다.
    북한의 진짜 현실이 어떤지에 관해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일랑 아예 배제한 ‘통일’이 그것이다.

    탈북동포 2만 7천 명과는 만나서 토론조차 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지금 만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다음 통일할 때라고 해서 그들을 만나려 할까?
    아마 여전히 “너희들은 만나지 않겠다.
    ‘우민끼(우리민족끼리) 통일’ 과정에서 너희들을 만날 생각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탈북동포를 배제한 ‘통일’이란 한 마디로 어떤 ‘통일’인가?

    이런 걸 두고 불문가지(不問可知)라고 한다.
    묻지 않아도 알 만하다는 뜻이다.
    탈북동포, 그들을 좋아하는 사람들, 그들과 생각이 같은 사람들을 배제하는 통일이
    어떤 통일인지, 그리고 그게 무슨 통일인지는 삼척동자(三尺童子)도 안다.

    남의 귀한 삶의 터전을 함부로 휘젓고 다니며
    온갖 시건방지고 비위 상하는 소리를 해 제치면서도
    뭐 “아무 것도 모르는, 종북(從北)이 뭔지도 모르는 한 소박한 아줌마로서
    다만 ‘민족의 화해’(어유, 아무 것도 모른다면서 이런 어려운 말도 쓰셔?)와
    ‘통일’(어유, 더군다나 ‘통일’씩이나?)을 바라는 심정에서
    북에 가서 보고 들은 것을 말했을 뿐”이라고? 순진무구한 체 하는
    그 시늉이 더 가증스럽다.
    누굴 그야말로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애로 아나?
    지금 어느 깡 후진국에 와서 깡 무식쟁이들 앞에 놓고 무슨 ‘선교(宣敎)’라도 하는 것인가?

    단언컨대 신은미 당신의 연기(演技)는 실패작이다.
    역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당신 같은 연기는 당국이 엄히 다스렸다. 당연한 다스림이었다.
    다스림의 무기는 당신의 훌륭하신 외조부께서 통과시키는 데 기여하신 국가보안법이었다.
    그러나 오늘의 대한민국 당국은 국가보안법을
    그렇게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사용하지 않는다.

    검사들도 그걸 쉽게 사용하길 자제하지만,
    판사들은 그걸 사용해도 좋을 때도(필자의 생각) 더욱 더 그걸 사용하길 거부한다.
    왜? 지금은 ‘민주화(그들이 말하는 바의)’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대신 시민사회와 민간여론이 스스로 나서서
    당신 같은 연기를 비판하고 배척하고 규탄하고 경멸하기 시작했다.
    시민사회의 각성이고 양식(良識)이고 반격이다.
    그래서 당신 같은 부류가 설칠 땅은 여기서 급속히 좁아지고 있다.

    그러니 신은미 당신은 자기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해아야 한다.
    당신은 성실한 미국인도 되기 틀렸고 충실한 한국인도 이미 아니다.
    당신같이 고작 북한 세습왕정하고나 어울려 다녀가지고는
    미국사회의 주류로도 들어갈 수 없고,
    한국사회의 건실한 주류사회와도 더더욱 친해질 수 없다.
    당신 부류는 그래서 이 쪽 저 쪽에서 다 노 땡큐다.

    미국에 그런 부류가 꽤 있는 줄은 안다. 심
    지어 어떤 부류는 북한주민이 한창 굶어죽고 있을 때
    “북에는 비만증이 없다”고 말하는부류도 있었으니까.
    이건 필자가 칼리포니아에서 직접 목격한 일이다.
    당신도 혹시 그런 부류의 하나 아닌지?

    대한민국의 격렬했던 현대정치사를 몸소 상처를 받아가며 체험한 사람들,
    그러면서도 결론적으로는 “그래도 북한이 아닌 대한민국의 자유헌법 하에서 태어나고 산
    우리가 북한의 세습 폭정 하에서 태어나고 산 사람들보다 얼마나 더 복되었는가!”라고
    확신하는 사람들 앞에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북한 세습폭정 하에서는
    도저히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결론 끝에
    목숨 걸고 대한민국으로 넘어온 2만 7천명의 탈북동포 앞에서,
    신은미 당신 같은 사치스런 연기자들은 함부로 입을 열지 말라.
    당신들이 아우슈비츠를 아는가, 요덕수용소를 아는가?

    신은미의 통일과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신은미의 통일과 대한민국 애국국민의 통일은 절대로,
    일곱 번 죽었다가 일곱 번 깨어난대도,
    절대로, 절대로 같은 게 아니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