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서 14장 중 11장이 言論비판

    崔경위가 의심(疑心)한 ‘청와대 회유’는

  • 현재로선 구체적 증거(證據)나 정황은 없는 셈이다.

金成昱  /한국자유연합대표, 리버티헤럴드대표

1.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수사 받다 자살한 최(崔)모 경위(45)의 유서(遺書)가 공개됐다. 유서는 언론(言論)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다. 언론 비판은 전체 유서 14장 중 10~11장을 차지할 정도다.

(공개된 유서 중 지인들에게 보내는 글(1~2쪽),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로 함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한(韓) 경위에게 남긴 글과 죽음을 결심한 이유(4~6쪽),
기자들에 대한 언급(3쪽)과 언론인들에게 보내는 글(7~8쪽)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2/15/2014121500283.html?news_HeadRel)

崔경위는 “이번 사태에서 ‘BH의 국정 논란’은 저와 상관없고. 단지. 세계일보 조○○ 기자가 기사로 인해 제가 이런 힘든 지경에 오게 되고 조선일보 김○○은 제가 좋아했던 기자인데 조선에서 저를 문건 유출의 주범으로 몰고 가 너무 힘들게 되었다”며 “부디 잃어버린 저널리즘을 찾아주시기 바란다”라고 적었다.

또 같이 수사 받던 韓경위에게“민정비서관실에서 너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당연히 흔들리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韓경위는 검찰 수사에서 “문건을 복사해 崔경위에 건넸고 崔경위가 이를 (세계일보 등) 바깥에 유출했다”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이 대목은 韓경위가 자신을 문건 유출자로 지목한 진술이 청와대 회유 탓이라는 崔경위 측 의심이 베어난 글이다.

이에 대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韓경위를 민정수석비서관실의 그 어느 누구도 접촉한 사실이 없고, 제안도 없었다”고 말했다. 崔경위는 11일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청와대가 한 경위에 회유를 시도했다”고 주장했으나, 韓경위는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살한 崔경위 본인이 직접 회유를 당했던 게 아니고 韓경위가 회유를 당했을 것이라 추정한 것이고, 정작 청와대는 이를 부인하는 상황이다. 요컨대 崔경위가 의심(疑心)한 ‘청와대 회유’는 현재로선 구체적 증거(證據)나 정황이 없는 셈이다.

유서 내용 중 검찰(檢察)을 향한 원망은 나오지 않았다. 일부 언론이 제기해 온 검찰의 강압수사 의혹(疑惑)은 근거 없는 것임을 보여준다.

2.
崔경위가 유서에서 집중 비판한 것은 언론이었다. 확인된 팩트(fact)가 없는데 자신을 문건 유출자로 확정적 보도를 한 데 대해 분개했다.

몇 주째 온 나라를 뒤흔든(?) 정윤회 파문은 언론의 도덕적 책무를 반성케 만든다. 소위 ‘정윤회 문건’의 출처도 이른바 찌라시로 드러났다. 조 모·박 모 등 청와대 관리가 찌라시를 기초로 공문(公文)을 만들고, 정작 논란의 장본인 정씨에겐 확인도 안했다. 심지어 정씨가 걸었던 전화도 피해 버렸다. 작성자들이 무능(無能)하거나 무책임(無責任)하거나 또 다른 정치적 의도로 작성한 것임을 반증한다.

검찰도 ‘정윤회 문건’을 허위(虛僞)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기지국 위치에 따른 동향이나 대포폰, 차명폰 가능성까지, 정기 회합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언론은 ‘정윤회 문건’에 담긴 이런 미확인(未確認) 의혹을 진실인 양 떠들어댔고, 속보 경쟁 속에서 비극이 초래된 것이다.

이제는 언론이 돌이킬 때이다. 자유통일과 일류국가 건설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전에.

written by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