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돌아온 CJ, 영화 '국제시장'으로 선대회장 경영철학 실천


  • 1950년대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 존 하워드는 작가들에게 "공산주의 전부를 보여주거나 애써 설명하려 들지마라. 그냥 지금 쓰고 있는 대본에 공산주의 원리를 5분, 당 노선을 5분 정도 집어 넣어라"고 조언을 한 바 있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작가 달튼 트럼보는 "제 값을 하는 작가라면 누구나 각자의 방식대로 전투를, 일종의 문학 게릴라전(戰)을 감행해야 한다"는 명언(?)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초창기부터 헐리우드 문화계에 뿌리박힌 좌파 세력은 오랫동안 '현실 비판'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사회주의 이념을 설파해왔다. 사회적 소수자에게 귀를 기울이는 마이너리티 운동은 기득권층에 저항하는 문화혁명으로 연결됐고, 이는 좌파 문화전성시대를 여는 단초로 작용했다. 경쟁력이 약한 이른바 사회적 약자들은 좌파 문화를 공유하며 현실 도피를 꿈꾸고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이상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현실 부정'은 정부에 대한 맹목적인 비판과 피해의식으로 확산됐다.

    음모론(conspiracy theory)도 좌파들이 '군중 길들이기'에 활용하는 단골 메뉴 중 하나다. 올리버 스톤 감독이 연출한 'JFK(1991)'가 대표적인 예다. 이 영화에서 존 F. 케네디는 현실과 달리 베트남 전쟁을 종식하려는 인물로 그려진다. 평화를 주창하는 케네디를 다국적 기업과 손잡은 미국 CIA가 제거했을 것이라는 게 이 영화의 주된 골자. 철저히 허구적 내용으로 그려진 영화지만 'JFK'를 관람한 많은 대중은 오늘 날에도 이것을 역사적 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대중의 왕'을 부패한 권력과 거대 기업이 암살했다는 맹랑한 시나리오는 사람들의 잠재의식 속에 자리잡게 됐다.

    문제는 좌파이념에 물들은 순진무구한 대중이 곧잘 부패한 정치권력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중의 영웅' 케네디의 비극적 죽음을 다룬 영화 'JFK'는 공교롭게도 부패 정치인의 상징과도 같은 빌 클린턴을 당선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학창 시절 백악관을 방문한 클린턴이 케네디와 만나는 장면을 삽입한 정치 광고가 큰 화제를 모으면서 클린턴은 부패 권력에 맞설 차세대 정치인로 각인되는 효과를 거뒀다.

    우중(愚衆)을 기득권 타개를 위한 불쏘시개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국내에서도 나타났다. 2012년 9월 13일 개봉한 '광해, 왕이 된 남자'는 누적 관객 1,232만 3,408명을 동원, 역대 흥행순위에서 5위에 랭크돼 있는 영화다. 당시 이 영화는 '주인공이 특정 정치인을 연상시킨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정치권에서도 큰 관심을 가졌던 작품이다.

    잠시 영화 '광해'에 얽힌 한 편의 리포트(?)를 감상해보자.

    문재인 후보는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오늘(12일) 저녁 6시 서울 신촌 아트레온 영화관에서 '광해'의 추창민 감독 등 제작관계자를 비롯한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영화 '광해'를 관람했다.

    문 후보는 영화관에 들어서면서 박수치는 아주머니 일행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고, 영화 관람에 앞서 휴게실에서 제작진과 잠시 환담을 나누었다. 제작진으로부터 "와주셔서 감사하고 솔직히 행복하다"는 말을 듣고, "송영길 시장이 시정일기에 글을 올렸더라구요"라면서 영화를 안볼 수 없게 된다던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문 후보는 영화가 종료된 뒤 만감이 교차한 듯 잠시 자리에 앉아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다가 일어서 출구 쪽으로 나갔지만, 다시 빈 객석 뒤편에 혼자 앉아 감정에 북받치는 듯 고개를 숙이고 약 5분간 눈물을 흘리며 감정을 추스렸고, 깊은 상념에 빠지는 모습도 보였다. 기자들은 소감을 들으려고 했으나 끝내 문 후보는 "다음에~"라며 감정이 계속 교차되는 듯 했다.

    저녁 8시 30분부터 근처 식당에서 있은 만찬을 하면서 기자들로부터 영화 소감을 다시 요청받자 "오늘은 소감을 말 못하겠어요. 눈물이 많이 나서.."라며 감정의 여운이 지속되었다.

    한편 '광해'에서 왕이 된 주인공 '하선'은 조선시대 당시 사람이 먼저인 세상과 경제민주화를 꿈꾼 선각자적 지도자로 그려졌다.


    이 글은 2012년 10월 12일 당시 민주통합당 이헌태 부대변인이 올린 서면 브리핑이다. 낯뜨거운 수식어가 난무하는 이 브리핑에서 '광해'의 주인공 하선은 '사람이 먼저인 세상'과 '경제민주화'를 꿈꾼 선각자로 묘사됐다. '사람이 먼저'라는 문재인 후보의 대선 캐치프레이즈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영화는 역사적 사실에 가상의 이야기를 가미한 팩션(faction)이었지만, 각종 매체를 통해 진행된 '정치적 여론몰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하선'을 특정 인물의 이미지에 투영시키는 착각을 일으켰다.

    영화 개봉 후 정확히 3개월 만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48%의 득표율을 얻어 51.6%의 득표율을 얻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완패했다. 그러나 선거운동 기간, 영화 '광해'의 후광 효과를 등에 업은 문재인 후보의 기세는 대단했다. 영화의 흥행 속도와 비례해 문 후보에 대한 젊은층의 지지도도 점차 높아졌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선 선거 막판 문 후보의 대역전을 점치는 이들이 있을 정도였다.

    당시 영화의 '위력'을 피부로 실감했던 문재인 의원은 2년 뒤 개봉한 영화 '변호인'에선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해당 영화를 재기(再起)의 발판으로 삼는 묘수를 부렸다.

    2014년 1월 1일  측근들과 함께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문재인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살아 있었다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뭐라고 조언했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뜸 "요즘 영화 '변호인' 열풍이 불고 있다.."는 말로 선수를 쳤다.

    기자가 묻지도 않은, '변호인'을 굳이 거론한 것은 문재인 스스로 이 영화를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방증이나 다름없었다.

    실제로 문재인 의원은 3일 부산진구의 한 멀티플렉스 극장을 찾아 영화 '변호인'을 단체 관람한 뒤 "부당한 시대에 지식인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들에게 묻는 것 같다"면서 "당시와 지금 시대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도 생각하게 된 영화"라는 촌평을 남겼다.

    '변호인' 역시 '광해'와 마찬가지로 '팩션'에 가까운 영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림사건'을 맡았던 대표 변호사가 아니었다. 영화 속 '송우석'이란 인물처럼 혼자 총대를 매고 뛰어든 적도 없었다. 문재인 의원도 '부림사건'의 변호를 맡은 사실이 없지만, 세간에는 김광일 등과 함께 무료 변론을 맡은 것으로 잘못 알려졌다.

    하지만 '변호인'을 통해 이같은 루머가 마치 사실인 것처럼 알려지면서 이 영화는 문재인 의원과 노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미담(美談)으로 활용돼 왔다.

    문재인 의원이 이토록 사랑했던 영화 '광해'와 '변호인'은 공교롭게도 역대 한국영화 흥행순위에서 나란히 5,6위를 기록했다. 문재인이 대권에 도전하거나 정치 재기를 도모할 때 동종 영화들이 개봉, 흥행몰이를 했다는 사실을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할 수 있을까?



  • '광해'는 CJ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기획한 작품이고, '변호인'은 캐피탈원, 동문파트너즈 등과 함께 CJ창업투자가 공동 투자한 작품이다. 이에 영화계에선 "2년 전 '광해'로 재미를 본 CJ가 또 다시 좌파 영화인 '변호인'을 만들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CJ가 야당을 민다'는 괴소문은 이때부터 서서히 공론화 되기 시작됐다.

    실제로 CJ가 좌편향적인 스탠스를 취한 시절은 있었다. 비근한 예로 대선 열풍이 일던 2012년 CJ 계열 케이블방송채널인 tvN은 SNL코리아의 '여의도텔레토비'를 통해 신랄한 정치풍자를 시도했다. 표면적으론 여야 모두를 비판한 내용을 담고 있었으나, 풍자 코미디 특성상 주된 타깃은 현 정부나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었다. 같은해 영화 '광해'마저 대성공을 거두면서, 세간에는 'CJ=좌파'라는 인식이 불변의 진리처럼 퍼져 나갔다.

    이는 무척 흥미로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시장경제에 근본적인 거부감을 갖고 있는 좌파 세력이 시장경제의 '총아'인 대기업과 손을 잡았다? 이는 음지에 숨어 있던 '문화권력'이 양성화 됐다는 측면도 있지만, 이른바 '좌파 콘텐츠'가 시장에서 큰 이문을 남기면서, 좌파 스스로 '산업화'하는 자가당착(自家撞着)의 오류에 빠졌다고도 볼 수 있다.

    시장 척결을 내세웠던 좌파가 거꾸로 시장 공고화에 압장서고 있다면 이는 본질적인 의미에서 좌파는 아닐 것이다. 좌파가 자발적으로 변신을 꾀한 것인지, 아니면 기업에서 좌파 콘텐츠를 차용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자본으로 힘을 키운 변질된 좌파세력이 문화를 통해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변호인'의 경우를 예로 들면, 이 영화 한편으로 수면 아래에 있던 '부림사건'이 재조명됐고 명백한 과거의 역사가 송두리째 뒤바뀌는 역사적 왜곡 현상이 일어났다. 노 전 대통령의 향수를 간직한, '문재인'이란 정치인이 다시금 스타덤에 오른 것도 '변호인'이 가져온 여러 반사이익 중 하나였다.

    당시 수사 기록을 보면 '부림사건'은 멀쩡한 일반인을 공산주의자처럼 만들어서 범죄사실을 억지로 만들어 낸 '조작사건'이 아니라, 반미좌경(反美左傾) 사상에 심취한 자들이 일으킨 '공산주의 운동'이었다. 하지만 영화를 본 이들은 하나같이 "이 사건은 조작됐다"고 말한다. 'JFK'에 심취한 영화팬이 "케네디는 CIA가 죽였다"고 주장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얘기다.


  • 김대중 정권 하에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시작한 CJ는 '좌파 콘텐츠'를 일종의 '킬러 콘텐츠'쯤으로 치부한 듯 하다. 지금까지 CJ가 제작을 하거나 투자를 한 작품들을 보면 경찰이나 군대, 관료들이 매우 무능하고 부패한 '공공의 적'으로 묘사된 경우가 흔하다. '쉬리' '한반도' '괴물' '공공의 적' '강철중' '살인의 추억' '아저씨' '화려한 휴가' 등 영화 속에 등장하는 공권력은 폭력과 부조리와 무능력으로 점철된 '암적 존재'나 다름없다. 반면 '친구' '추격자' '두사부일체' '조폭마누라' 등에 등장하는 조직폭력배나 매춘업자는 오히려 정의롭고 양심적으로 그려진다.

    'CJ가 야당을 민다'는 소문은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널리 확산된 얘기이지만, CJ가 관여한 영화들 상당수가 좌파이데올로기로 무장된 작품이라는 인식은 이미 오래전부터 퍼진 상태였다.

    좌파 성향의 방송인과 대중 연예인들이 앞서 문화권력을 쥐고 있었고, CJ가 엔터테인먼트사업에 뛰어들면서 매칭 포인트가 전혀 없던 두 세력은 자연스레 서로의 장점을 수용하는 공생관계로 발전했다.

    대기업이 특정 부문에 투자를 지속하는 이유는 이윤 창출 때문이다. CJ가 손대는 작품들에 관객이 열광하고 자본이 모여든다. 그러면 그 안에서 잉태된 좌파 문화인사들이 또 다른 볼거리를 들고 나와 고유한 좌파 정서를 주입시킨다.

    학습된 대중은 이른바 좌파 콘텐츠를 꾸준히 소비하는 우량(단골) 고객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관객의 정서가 '좌편향적'이라고 판단하는 제작사는 계속해서 동질의 작품을 양산할 수밖에 없다. 영화판에서 '조폭 아류작'이 순환되는 이유도 바로 이같은 경제논리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부터 이같은 기조에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좌편향 영화에 치중해 왔던 CJ가 조금씩 '우파 영화'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 시장에서의 상품성을 최고로 치던 CJ가 '돈이 안되는 영화'에 자금 지원을 하고, 탈북자를 적극 끌어안는 등 이전과 비교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쉽게 제작이 무산됐지만, 모두가 외면하던 '연평해전 프로젝트'를 돕고 나선 기업이 CJ이고, 북한의 인권유린실태를 영상에 담은 영화 '48M'을 과감히 상영관에서 개봉한 곳도 바로 CJ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걸까? CJ가 이병철 선대 회장의 '사업보국(事業報國)' 기치를 다시금 '경영철학'으로 내걸기라도 한 걸까? 여기엔 숨은 공신이 있다. 여러 애국단체들은 올해부터 CJ본사를 항의 방문하는 등, 좌파 일색인 CJ의 문화 콘텐츠를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도마 위에 올랐던 '여의도 텔레토비'가 폐지되고,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등장하는 등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났다.

    그러나 이같은 애국적 논리로만 CJ의 변화 요인을 설명하기엔 뭔가 부족해 보인다. 시장경제의 '총아'인 CJ가 경제논리를 무시하고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할리는 만무하다. 그 해답은 바로 영화 '명량'에 있다.



  •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에 기반을 둔 이 영화는 본질적으로 좌우 양진영의 시각을 모두 반영한 영화다. 기득권층에게 버림 받은 이순신 장군이 백성을 위해 재기한다는 내러티브는 주류에 대항하는 운동권 투사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순신 장군은 나라를 구한 불세출의 영웅이라는 점에서, 국가의 가치를 수호하고 보전하는 보수의 이념에 더욱 충실한 캐릭터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양진영 논리를 골고루 반영한 '명량'은 누적 관객 1,761만 1,476명을 동원해 한국 영화 사상 최다 관객이 관람한 영화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웠다.

    보수우파 관객을 끌어안은 CJ의 전략은 국내를 떠나 북미에서도 희소식을 가져왔다. '명량'은 뉴욕·보스턴·시카고·아틀란타·시애틀·뉴저지 등 북미 전역에서 지금까지 258만 9,810달러(약 28억 8,764만원)의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명량'은 CJ엔터테인먼트가 북미에 직접 배급한 한국영화 중 최고의 흥행 기록을 보유했던 영화 '광해'의 기록을 넘어섬과 동시에,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약 26억 5,458만원)'과 2007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약 24억 5,457만원)'보다도 더 많은 수익을 올렸다.

    '명량'으로 대성공을 거둔 CJ는 이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보수적 색채가 짙은 영화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레트로(Retro) 열풍을 일으킨 CJ는 이제 '영화판'에서도 잊혀져간 아버지 세대를 재조명할 계획이다.

    CJ가 올 연말 야심차게 준비한 '보국(報國) 프로젝트'의 정점은 영화 '국제시장'이 찍을 태세다.

    '국제시장'은 힘들었던 그때 그 시절, 오직 가족을 위해 굳세게 살아온 우리들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 19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물들이 살아온 격변의 시대를 주인공 '덕수'의 인생을 통해 생생하게 그려낸 '국제시장'은 흥남철수, 파독 광부, 이산가족 같은 굵직한 사건들을 고르게 영상에 담아냈다.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미리 본 한 영화 관계자는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국제시장은 박정희 시대를 미화한, 책임지지 않는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반동 영화'라고…. 과연 그럴까?

    티저 예고편 등을 통해 '국제시장'의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가족만을 위해 한평생 살아온 부모 세대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며 17일 개봉할 영화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힘든 세상 우리가 겪은 게 다행이라는 말이 아빠가 된 지금 나의 마음에 너무 와 닿는다”_gkwl****,

    “우리 아버지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현재의 삶, 누군가는 이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영화로 나왔다!”_smne****,

    “올 겨울은 국제시장 너로 정했다! 울 아빠랑 오랜만에 같이 극장 가고 싶다”_rin_****,

    “엄청난 감동이 예상된다. 엄마 아빠 생각나서 울컥하네”_sylo****,

     “예고편만 보고 울컥하긴 처음이다!”_cger****,

    “몸에 전율을 느끼게 하는 감동이 온다!”_jyll****,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시절이 생각나는, 부모님과 같이 보면 좋을 영화!”_네이버 블로그 always0026


    댓글 하나하나가 모두 가슴에 와닿는다. 이같은 반응을 그저그런 '알바'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박성현 뉴데일리 주필의 주장에 따르면 ▲노무현 시절은 '박정희에게 막무가내 반항했던 사람들의 시대'였고, ▲이명박 시절은 '박정희 고속성장에 대한 향수에서 시작된 시대'였으며 ▲현 박근혜 정부는 '박정희 시대에 대한 긍정적 재평가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과오'가 많다하더라도, 그가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설계하고 주도한 사람이라는 사실 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오늘날 경제강국의 토대를 마련한 '아버지 세대'는 바로 '박정희 시대'를 반영하고 있으며, 그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번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국제시장'이 추구하는 '레트로'도 바로 이것이다. 아버지 세대와의 단절이 아닌, 화합을 꾀함으로써 우리가 딛고 서 있는 발판의 소중함을 되새기자는 것이다. 이는 발전적인 '반추'이자, 긍정적인 자기 반성이라 할 수 있다.

    윤제균 감독은 '국제시장'에 대해 "영화를 시작하면서부터 언젠가는 꼭 해야겠다고 다짐한 이야기"라면서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 세대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자 만든 영화"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가난하고 힘들었던 그 시절, 당신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 평생을 살아 온 아버지를 바라보며 늘 죄송한 마음이었습니다. 관객들이 '국제시장'을 보고 왜 이 영화를 만들었는지 그 진심을 알아주면 좋겠어요.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했지만 부모와 자식의 입장에서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먼 길을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CJ에게 '국제시장'은 어쩌면 중대한 터닝포인트가 될지도 모른다. 올해가 '사업보국(事業報國)'으로 대표되는 이병철 회장의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되찾는 원년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