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윤근·박지원 "국무회의에서 직언하라" 다그쳐 與 "대통령은 억울해도 말도 못하나" 엄호사격
  • ▲ 8일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8일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8일 이른바 '정윤회 파문'과 관련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출석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파상공세를 펼쳤다.

    야당 의원들은 전날 당·청 오찬 회동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유출된 문건을 '찌라시(정보지)'로 규정한 것을 두고,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황교안 장관은 "검찰 수사를 지켜봐달라"는 원론적 답변으로 일관하며, 야당 의원들의 예봉을 비껴갔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의원은 "문제의 문건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생산한 공식 문서냐 아니면 찌라시냐"라며 전날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삼기 시작했다.

    우윤근 의원은 "(문건이 찌라시라는) 대통령의 말씀은 일체 평가를 할 수 없는 성역불가침이냐"라고 언성을 높이며 "다음 국무회의에서 (찌라시 발언이) 적절치 못한 발언이었다고 대통령에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나라가 바로 간다"고 다그쳤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은 "내 고향이 진도인데, 진도에 가서 부탁을 드려야겠다"며 역시 전날 대통령 발언 중 '청와대 진돗개가 실세'라는 발언을 비꼬았다.

    박지원 의원은 "'대통령이 찌라시라고 결론을 내려놨는데 누가 그 말씀을 거역해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을 수사할 수 있겠느냐'라는 말이 검찰 내부에서도 나온다"며 "가이드라인을 준 것에 대해 국무위원으로서 (대통령께) 건의할 용의가 있느냐"고 몰아붙였다.

    이와 관련해 황교안 장관은 "수사를 시작한지 며칠 되지 않아 결론난 것이 없다", "철저히 수사해 진상을 밝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검찰 수사를 지켜봐달라", "어떠한 정치적 고려 없이 증거에 따라 최선을 다하겠다"는 등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 ▲ 8일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8일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황교안 장관의 이러한 답변은 실제로 수사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데다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법무장관이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적절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황 장관은 질의 초반 야당 의원들의 몇몇 질문에 대해 '정석'을 벗어난 답변을 했다가 곤욕을 치른 이후, 더욱 수세적인 입장으로 일관했다.

    황교안 장관은 문건의 성격을 묻는 우윤근 의원의 질문에 대해 "그것(문건의 성격) 자체도 수사 대상이고 결론난 것이 없다"고 했다가 "형식적인 답변을 하지 말라"는 질책을 받았다.

    검찰 내부에서도 '대통령 말씀에 거역해 수사하는 것은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는 박지원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는 "수사팀이 그런 말을 했느냐"고 되물었다가 "지금 장관이 나를 수사하겠다는 것이냐"는 호통을 들어야 했다.

    한편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당의 파상공세에 맞서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을 엄호했다.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대통령이 주변의 의혹을 해명하는 차원에서 한 말인데 (대통령은) 억울한 일이 있어도 말도 못 하느냐"라며 "야당이 수사지휘권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이한성 의원은 "대통령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직접 '찌라시'라는 말까지 써가며 개탄했겠는가"라며 화살을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에게 돌려 "장관을 했던 분은 공복 의식을 가져야 하는데, 조금 기분이 상했다고 밖에다 내질러대는 행위야말로 국기문란"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진태 의원도 "지난해 내내 '댓글, 댓글'에 올해 들어서는 '세월호, 세월호'로 선동과 공세에 우리가 얼마나 시달리고 있느냐"며 "정치 공세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