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들, 농촌에서도 모내가 끝나면 고급양산 써”, 북한 옹호 발언
  • ▲ 북한 김정은 체제를 옹호하고, 북한 인권 참상을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재미교포 신은미씨 부부에 대해 법무부가 재입국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7일 신은미씨의 통일언론상 수상을 보도한 오마이뉴스 기사 캡처 화면.ⓒ 오마이뉴스 기사 화면 캡처
    ▲ 북한 김정은 체제를 옹호하고, 북한 인권 참상을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재미교포 신은미씨 부부에 대해 법무부가 재입국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7일 신은미씨의 통일언론상 수상을 보도한 오마이뉴스 기사 캡처 화면.ⓒ 오마이뉴스 기사 화면 캡처

    유엔 제3위원회가 북한 정권의 핵심 지도부를 국제형사재판소 법정에 세울 것을 권고한 19일, 서울 한 복판에서 북한을 미화하는 발언을 쏟아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재미교포 신은미(53)씨의 한국 입국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8일 법무부는 현재 국내 체류 중인 신은미씨와 남편 정모씨가 출국한 뒤 국내 입국을 다시 시도한다면 이들에 대한 입국을 거부하겠다는 방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부무 관계자는 신씨 부부에 대한 재입국 거부 방침을 검토 중이란 사실을 확인하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특정 인물에 대한 입국 거부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 관련 청원이 많이 들어와 그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나아가 이 관계자는 “(입국 거부 방침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앞서 안보시민단체 블루유니온은 미국시민권자로 북한을 6차례 방문한 신씨 부부을 비롯 친북한 성향을 보이고 있는 재미교포 30명에 대한 입국거부청원서를 법무부 출입국 심사과에 냈다.

    법무부에 따르면 블루유니온 외에도 복수의 시민단체들이 신씨 부부에 대한 재입국 거부를 청원한 상태다.

    현행 출입국관리법은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는 외국인’, ‘경제질서 또는 사회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같은 법 11조 1항 3, 4호).

    이들 조항에 걸려 입국이 금지된 대표적 인물이 가수 유승준씨다.
    유씨는 지난 2002년 군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얻어 병역을 기피했다는 국민적 비난을 받은 뒤, 입국금지 대상자 명단에 올랐다.

    3.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

    4. 경제질서 또는 사회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

       - 출입국관리법 11조 1항 3호, 4호.


    법무부의 다른 관계자는 신씨 부부에 대한 입국금지를 검토하게 된 배경으로, 최근 신씨와 황선(40) 전 민주노동당 전 부대변인과 벌이고 있는 이른바 ‘종북 콘서트’ 활동을 꼽았다.

    유엔 등 전 세계가 북한의 참혹한 인권실태를 규탄하고, 핵개발 및 미사일 위협, 국지전 도발 등 남북대치 상태에서의 위험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현실을 왜곡하는 것은 물론 김정은 세습체제를 옹호하는 듯한 내용의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출입국관리법이 정한 입국금지 사유를 충족한다는 것이다.

    ‘재미교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등 북한을 ‘홍보’하는 서적을 출간한 신씨는 황선 전 부대변인(40)과 전국을 돌면서 순회 콘서트를 열고 있다.

    신씨는 황선 전 부대변인과의 듀오 콘서트 외에도, 단독으로 북한 실상을 왜곡하는 내용의 콘서트를 별도로 진행한 이력이 있다.

    ‘밖에서 그려 본 통일의 꿈’이란 감성적인 제목이 붙은 신씨 단독 콘서트는 올해 4월 1ㅣ일 울산에서 첫 행사를 연 뒤, 같은 달 18일까지 서울, 인천, 대전, 광주 등지에서 모두 20여 차례에 걸쳐 열렸다.

    특히 신씨는 당시 강연에서 “굶어 죽는다는 나라에 무슨 ‘꽃 매대(화원)’가 많아, 먹을 것도 없어 죽는다는데”, “북한 주민들은 농촌에서도 모내기가 끝나면 고급양산을 쓴다” 등의 북한체제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신씨는 황선 전 부대변인과의 듀오 콘서트에서도, 북한 체제를 두둔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신은미씨는 ‘북한 지도자에 대한 주민들의 생각’을 묻는 질문에, “북한 주민이 ‘저희는 장군님께 해 드린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희들이 달라고만 해서 빨리 가셨습니다’라고 했다. (그 말을 하는) 모습 속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라고 말하며, 북한 주민들이 김정일과 김정은을 ‘칭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그녀는 “북한주민들이 젊은 지도자(김정은)에 대한 기대감에 차 있고, 희망에 차 있는게 보였다”고도 했다.

    심지어 신은미씨는 “(내가)미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북한 주민들이) ‘원수님 만나셔서 사진 한 장 찍으시라’고 할 정도로 (김정은이) 친근한 지도자 같았다”는 말도 했다.

    함께 콘서트를 진행한 황선 전 민노당 부대변인 역시,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 통과와 관련돼, “한국 언론들이 국제형사재판소 회부, 막 이런 이야기를 하며 떠들썩한데 중요한 건 실제로 거기 주민들이 (김정은 세습 체제를)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라며, 북한 체제를 노골적으로 두둔했다.

    황선 전 부대변인은 나아가 “미국이 독재자로 찍었다고 해서 주민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체 게바라, 호찌민, 마오쩌둥을 보면 알 수 있다”는 말도 했다.

    이어 황선씨는, 전 세계가 북한 인권침해의 온상으로 지목하고 있는 ‘정치범 수용소’를 언급하면서, “그걸 한국의 억울한 양심수와 똑같은 반열에 두고 이야기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황당한 주장도 내놨다.

    그러면서 황씨는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감금된 이들을 “사기, 절도, 폭력, 뇌물 등 자본주의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라고 매도하기까지 했다.

    신씨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와 별도로, 경찰의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종북콘서트에서 나온 발언, 미국과 한국에서의 강연과 신문 기고, 방북 당시 행적 등을 통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한편 신은미씨는 자신을 둘러싼 ‘종북 논란’에 대해, 한 종합편성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오해라고 생각한다. 뭐가 문제가 됐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 ▲ 북한을 방문해 공산당원들과 즐거운듯 사진을 촬영한 신은미씨. ⓒ연합뉴스TV 방송화면
    ▲ 북한을 방문해 공산당원들과 즐거운듯 사진을 촬영한 신은미씨. ⓒ연합뉴스TV 방송화면


    ‘從北 콘서트’ 파문, 신은미는 누구인가?


    재미동포 신분으로 지난 2011년부터 6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한 신은미(53)씨.

    신씨는 지난해 통일부 인터넷 홍보방송에 출연해 북한 평양의 모습과 주민 생활을 소개했고, 좌파성향 인터넷 매체에 자신의 북한 여행기를 50여 차례 기고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책까지 냈다. 북한 현지에는 수양딸과 수양 조카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는 최근 황선 전 민노당 부대변인과 함께 최근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신은미씨는 그 자리에서 “북한 사람들은 젊은 지도자에 대한 기대감에 차 있다”라는 등 북한을 찬양하는 발언을 던져 거센 파문을 일으켰다.

    현재 경찰은 신은미씨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신은미씨의 행적이 알려지자 그의 한국 가족과 친지들은 충격에 휩싸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와 신씨의 가족들에 따르면 그의 외조부는 1948년 제헌국회에서 국가보안법 제정을 주도한 박순석 의원(무소속·1960년 별세)이고, 작고한 신씨의 부친도 영관급 육군 장교로 6·25전쟁에 참전해 최북단까지 진군했던 군인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박순석 의원은 국보법 제정에 대해 “이 법안이 잘돼야 인민공화국이 되지 않고 자손만대에 자유 국가를 물려줄 수 있다”고 했을 만큼 강경한 반공주의자였다. 부친 또한 신씨가 어릴 때부터 인민군의 만행에 대해 들려줬다고 한다.

    신씨의 친가와 외가 모두 종북(從北)-친북(親北) 세력과 맞서는 길을 걷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신씨는 외조부가 기틀을 마련한 국보법을 ‘천하에 몹쓸 법’이라고 했다.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외할아버지는 과연 자신이 밀어붙였던 국가보안법이 대(代)를 이어 천하에 몹쓸 법이 될 줄을 상상이나 해보셨을까. 외할아버지의 의도와는 다르게 국가보안법의 생리가 변절했을 것이라 믿고 싶다. 나는 앞으로 외할아버지께서 못다 내려놓은 ‘참회의 빚’을 짊어질 것”이라고 방북 기행문에 적기도 했다.

    신씨는 독실한 기독교 집안의 차녀로 어린 시절 유명 어린이 합창단의 일원으로 세계 공연을 다닐 만큼 노래에 재능이 있었다고 가족·친지들은 전했다. 그는 서울의 유명 예중, 예고를 거쳐 명문 사립대 성악과에 진학했다. 이후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전 남편과의 사이에 세 자녀를 둔 신씨는 2002년 돌연 이혼하고, LA에서 SAT 입시학원을 하는 정모(58)씨와 재혼했다.

    신씨의 친지는 “은미가 이때부터 집안과 차츰 멀어지면서 북한을 드나들기 시작했다”고 했다. 또 “은미가 LA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면서 변했다”고 했다. 신씨에게 방북을 권한 사람은 현재의 남편 정씨로 알려졌다.

    정씨는 한때 하루에 북한 영화를 한 편 이상 시청할 정도로 북한에 관심이 깊었다고 한다. 그는 친북 성향 인터넷 매체 ‘자주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남(南)은 자본주의 사회로 개인주의적으로 일하며 자신이 돈 벌기 위해 일을 하지만 북(北)은 사회주의 제도로 배급제가 존재하며 노력 동원도 있어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노력을 바친다”고 했다.

    신씨의 한 친지는 정씨가 최근 파혼 문제로 물의를 빚은 재미교포 프로골퍼의 외삼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