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들 ‘인종차별’ 내세우며 소요사태 확산…미주리州 방위군 2,200여 명 투입
  • ▲ 지난 24일 밤 美미주리州 퍼거슨에서 일어난 소요 사태 모습. 시위는 곧 폭동으로 변질됐다. ⓒ美폭스뉴스 보도화면 캡쳐.
    ▲ 지난 24일 밤 美미주리州 퍼거슨에서 일어난 소요 사태 모습. 시위는 곧 폭동으로 변질됐다. ⓒ美폭스뉴스 보도화면 캡쳐.

    지난 24일 밤(현지시간) 美미주리州 퍼거슨市에서부터 일어난, 일명 ‘퍼거슨 소요 사태’가 美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美정부는 26일 밤(현지시간), 美전역에서 400여 명 이상의 시위대를 ‘불법 행위’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퍼거슨市와 인근 세인트루이스뿐만 아니라 워싱턴 D.C, 뉴욕, L.A 등에서도 시위가 벌어진 탓이다.

    국내 언론들은 ‘퍼거슨 소요사태’를 보도하면서 “지난 8월, 백인 경찰이 흑인 청소년을 총으로 쏴 죽였는데 대배심에서 불기소 판결을 받았다”는 요약 설명만 하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美전역에서 흑인들이 과격 시위를 벌이는 걸까. 그리고 지금의 소요사태가 정말 흑인들의 인권을 위한 ‘일종의 민주화 시위’일까 아니면 ‘폭동’에 불과한 걸까. 


    8월 9일 퍼거슨市 한 편의점, 흑인 강도 vs. 백인 경찰


    비극적인 일은 지난 8월 9일(현지시간) 美미주리州 퍼거슨市의 한 편의점에서 시작됐다.

    한 흑인 청년이 친구와 함께 ‘퍼거슨 마켓 앤 리커’라는 작은 편의점에 침입해 시가 등 50달러 상당의 물건을 강도질했다. 이 과정에서 주인을 집단폭행했다.

    흑인 청년 일행이 도망친 뒤 편의점 주인은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으로 출동한 경찰은 편의점 주변을 배회하던 마이클 브라운의 인상착의가 편의점 강도와 비슷하다는 점을 발견하고 검문을 실시했다. 이 경찰이 28살의 대런 윌슨이었다.

  • ▲ 마이클 브라운을 쏜 경찰 대런 윌슨. ⓒ美폭스TV 보도화면 캡쳐
    ▲ 마이클 브라운을 쏜 경찰 대런 윌슨. ⓒ美폭스TV 보도화면 캡쳐

    마이클 브라운은 처음에는 대런 윌슨 순경의 명령에 순순히 응하는 듯 했다. 하지만 경찰차에 타기 직전 도망쳤다. 대런 윌슨 순경은 6발의 권총을 쏘았다. 이 상황에 대해 대런 윌슨의 주장과 마이클 브라운 일행의 주장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대런 윌슨 순경은 “마이클 브라운이 그냥 도망친 게 아니라 내 쪽으로 다가와 위협했다”고 주장했고, 마이클 브라운 일행은 “마이클이 도망치려다 포기했는데도 백인 경찰이 그의 머리에다 총을 대고 쏘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퍼거슨市 경찰은 이튿날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같은 시기 마이클 브라운의 유가족과 흑인 권리증진 단체들은 “인종차별적 시각을 지닌 백인 경찰이 흑인을 살해했다”며 세인트루이스 교외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이미 ‘퍼거슨 소요 사태’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이클 브라운의 유족, 흑인단체와 함께 있던 시위대 가운데 일부가 사고의 발단이 된 ‘퍼거슨 마켓 앤 리커’와 한국인들이 주인인 상점들을 약탈하고 파괴한 것이다.

    퍼거슨 경찰은 즉각 최루탄과 고무탄으로 ‘폭동 진압’을 시작했다. 이때 경찰에 체포된 폭도는 모두 32명이었으며, 폭동으로 인한 부상자도 발생했다.

  • ▲ 퍼거슨 경찰이 자체 진상조사 후 일어난 시위는 곧 폭동으로 이어졌다. 당시 습격당한 상점. ⓒ美캔자스시티 닷컴 보도화면 캡쳐
    ▲ 퍼거슨 경찰이 자체 진상조사 후 일어난 시위는 곧 폭동으로 이어졌다. 당시 습격당한 상점. ⓒ美캔자스시티 닷컴 보도화면 캡쳐

    경찰의 강경 대응으로 폭동은 잠잠해졌다. 하지만 15일 경찰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폭동’은 다시 시작됐다. 퍼거슨 경찰이 대런 윌슨의 이름과 얼굴을 밝히면서 동시에 마이클 브라운이 편의점에서 강도짓을 하던 상황을 찍은 CCTV 영상을 공개한 것이다.

    18살의 마이클 브라운은 키가 190cm, 몸무게 130kg이 넘는 체구의 소유자였다. 퍼거슨 경찰이 공개한 CCTV 영상을 보면, 덩치 큰 흑인 청년이 왜소한 체구의 편의점 주인을 인정사정없이 폭행한 뒤 강도짓을 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퍼거슨 경찰은 이 강도 사전 직후 편의점 인근에서 CCTV 속의 인물과 인상착의가 가장 유사한 사람이 마이클 브라운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마이클 브라운의 유가족은 “절대 그럴 리 없다”고 주장했다. 마이클 브라운은 곧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었으며, 지금까지 어떤 전과도 없었던 모범 학생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 ▲ 흑인 청년들에게 편의점 주인이 폭행당하는 장면. 대런 윌슨은 이 편의점 근처에서 마이클 브라운을 찾았다. ⓒ퍼거슨 경찰 공개화면
    ▲ 흑인 청년들에게 편의점 주인이 폭행당하는 장면. 대런 윌슨은 이 편의점 근처에서 마이클 브라운을 찾았다. ⓒ퍼거슨 경찰 공개화면

    유가족의 편에 선 ‘흑인단체’들은 “이번 사건은 흑인들에 대한 고질적인 인종차별”이라며 곳곳에서 시위를 선동하기 시작했다.

    흑인단체들이 이 문제를 ‘인종차별주의자에 의한 살인사건’이라고 규정하며 선전하자 시위대 가운데 일부가 또 폭도로 돌변, 한국인이 운영하는 7곳을 포함, 12곳의 가게를 약탈한 뒤 파괴했다. 이에 미주리 州정부는 16일(현지시간)부터 ‘비상사태(state of emergency)’를 선포하고,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제이 닉슨 미주리州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소수 세력이 범죄를 저지르고 시민들을 위험에 빠뜨리려 하고 있다”며 강력히 진압할 뜻을 밝혔다.

    마이클 브라운의 유가족들과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폭력은 절대 안 된다”고 폭도들을 비판하면서 소요 사태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미주리 州정부는 소요 사태의 확산을 막고자 대배심에 사건을 맡겨 ‘진상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한다. 이후 3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대배심은 ‘마이클 브라운 사건’을 정밀 조사한다.

    마이클 브라운 측과 대런 윌슨 측의 주장은 윌슨 순경과 브라운이 경찰차 안에서 싸우면서 윌슨 순경이 총을 쏘았고 브라운이 경찰차 밖으로 뛰쳐나갔다는 부분까지는 양쪽의 주장이 일치했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였다.

    브라운 측은 “마이클 브라운은 비무장인 채로 손을 들어 올려 저항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고 주장한 반면, 경찰과 법의학자들은 “브라운이 경찰 쪽으로 접근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양측의 주장은 몇 달 동안 평행선을 달렸고, 결국 지난 24일(현지시간) 대배심은 대런 윌슨의 총기 사용이 정당했다는 의미에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그리고 3개월 만에 다시 ‘폭동’이 일어난 것이다. 


    美언론-흑인단체들, ‘미국판 민주화 운동’ 하는 듯


    지난 25일(현지시간) 시위대는 퍼거슨市 뿐만 아니라 인근 대도시 세인트루이스에서도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인근 상가를 습격, 약탈하고 파괴했다.

    퍼거슨 경찰은 이날에만 61명을 절도 및 무단침입 혐의로 입건했고, 21명을 상점을 파괴한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벌인 시위대 가운데 14명은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미주리 州정부는 세인트루이스에서 대규모 소요사태가 벌어질 것을 우려해 2,200여 명의 주방위군을 퍼거슨과 세인트루이스 인근에 배치해 놓고 있다.

    하지만 ‘흑인단체’들에 의한 시위는 美전역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美정부에 따르면 26일 밤(현지시간) 美전역에서 400여 명의 시위대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시위가 벌어지는 지역도 퍼거슨市와 세인트루이스를 벗어나 L.A, 뉴욕, 보스턴, 워싱턴 D.C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위가 이처럼 급속도로 확산되는 것은 ‘흑인단체’와 언론들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 ▲ 마이클 브라운의 죽음에 항의하는 흑인단체의 시위는 이렇게 약탈과 방화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흑인단체는 이런 일이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美BET닷컴 보도화면 캡쳐.
    ▲ 마이클 브라운의 죽음에 항의하는 흑인단체의 시위는 이렇게 약탈과 방화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흑인단체는 이런 일이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美BET닷컴 보도화면 캡쳐.

    현재 美언론 대부분은 마이클 브라운을 피해자로 간주해 보도하고 있다. 동시에 경찰들에 의한 ‘과잉방어’ 사례를 모아 함께 보도하고 있다. 마이클 브라운의 유족들과 함께 움직였던 ‘흑인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뿌리 깊은 인종차별주의에 따른 사법살인’으로 규정하고, 전국적인 시위를 조장하고 있다.

    여기다 유색인종들에 우호적인 오바마 행정부가 이 사건에 대해 확실한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퍼거슨 소요사태는 전국적인 소요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한편 美법무부는 자체적인 조사를 통해 마이클 브라운 사건이 연방 시민권법에 위배되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의 총기 사용요건이 너그러운 미주리州 법률 때문에 대런 윌슨을 처벌하는 것은 어렵고 법무부의 검토에 몇 달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어서, 퍼거슨 소요 사태는 한동안 오바마 행정부의 골칫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