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법정 출두한 이병헌, 예상보다 깔끔하게 마무리


  • 20일과 24일, 나흘 간격으로 유명인이 법정에 출두해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한 명은 영화감독 겸 목사인 서세원, 다른 한 명은 한류스타 이병헌이었다.

    앞서 법정에 출두한 서세원은 개정 시각(오전 11시)보다 훨씬 이른, 오전 10시 30분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의 모습을 목격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서세원이 취재진이 운집해 있는 장소를 피해 최대한 몸을 숨긴 채 법정 내부로 들어왔기 때문. 법원 건물 내 모처에서 몸을 숨긴 서세원은 오전 11시가 돼서야 재판이 열리는 서관 317호로 향했다.

    이후 재판을 마친 뒤에도 서세원은 미리 대기시킨 차량을 타고 '바람같이' 사라졌다. 때문에 서세원의 출두샷을 건진 언론사는 단 한군데도 없었다. 오래 전부터 법원을 자주 들락거렸던 경험이 빛을 발한 것일까? 사전에 건물 지리를 속속 파악한 듯 서세원은 취재진의 눈길을 피해 유유히 법원 밖으로 빠져나갔다.



  • 24일 오후 1시 35분 이병헌이 법원에 도착했다. 예정된 공판 시각보다 30분 가량 이른 시각이었다.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넥타이를 맨 정창 차림으로 나타난 이병헌은 자신을 기다리는 취재진을 피하지 않고 곧장 2층 로비로 들어섰다. 묵묵부답. 입을 꾹 다문 채 기자들 앞에 선 이병헌은 허리를 숙여 예의를 표한 뒤 5층 재판장으로 향했다.

    장장 4시간 가량 재판을 받은 이병헌은 무거운 표정으로 법정 문을 나섰다. 나올때에도 그는 취재진을 피하지 않고, 소감을 묻는 질문에 짧은 답변을 건넨 뒤 준비된 차량에 올라탔다.

    비교적 깔끔한 행보였다. 일각에선 이병헌이 취재진의 눈길을 피해 암암리에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을 하기도 했지만, 그는 오히려 취재진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준비된 멘트를 꺼내는 모습을 보였다.



  • 그 때문일까? 서세원과 이병헌의 출두 현장을 그린 기사들의 뉘앙스는 사뭇 달랐다. 서세원의 공판 현장을 다녀온 기자들은 하나같이 그의 유죄 가능성에 무게를 둔 기사들을 쏟아냈다. 자극적인 표현과 사진들이 가득한 기사들이 부지기수였다. 반면 이병헌을 다룬 기사들은 건조하기 이를데 없었다. 공개 재판이 아닌 까닭에 특별히 할 말도 없었지만, 이병헌이 법원을 오가며 자신의 심경을 밝힌 덕분에 "성실히 답변했다"는 멘트가 헤드라인에 올라온 기사들이 많았다.

    공판과 비공개 재판, 피고인과 피해자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순 없지만, 공판에 임하는 스타들의 자세가 이렇듯 천양지차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도 있음을 실감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