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서울시 예산, 작년보다 확대 신청했는데 획기적인 변화 없어" 비판
  • ▲ 박원순 서울시장과 나경원 새누리당 서울시당 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새누리당 서울시당 조찬간담회에서 취재진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과 나경원 새누리당 서울시당 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새누리당 서울시당 조찬간담회에서 취재진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격돌했던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엔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비롯한 시정 현안사업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다. 

    나경원 위원장과 박 시장은 24일 오전 7시 30분 서울시청 간담회장에서 만나 예산 정책 협의에 나섰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회동에서 나경원 위원장 등 여당 의원들을 향해 "힘센 분들", "환영하기 위해 빨간 넥타이를 맸다"며 예산 확보의 목표를 이루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회동은 지난달 1일 박원순 시장과 나경원 위원장이 만나 "시와 서울시당이 정례모임을 갖자"고 합의한 것에 따라 마련된 것이다. 

    나경원 위원장은 "간담회를 흔쾌히 수용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이 자리가 시민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안전이 도시 경쟁력의 첫 걸음인 만큼 서울시의 안전을 뒷받침하기 위해 더 힘을 보태겠다"며 "큰 이슈부터 지역의 섬세한 이슈까지 다양하게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나 위원장은 서울시 예산안과 관련, "작년보다는 확대 신청했는데 획기적인 변화는 없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시의 과도한 추경예산 요구로 국민 혈세가 낭비된다는 지적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박 시장은 "여러분(새누리당 의원들)을 환영하기 위해 빨간 넥타이를 맸다"며 "서울의 재정자립도가 80%로 다른 지방정부에 비하면 높지만 국제적 도시와 경쟁하는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상당히 역차별을 받는다. 예산을 확보하려고 재작년부터 의원회관까지 찾아갔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 ▲ 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새누리당 서울시당 조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새누리당 서울시당 조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특히 박 시장은 "여기 힘센 여당 의원님들이 많이 와 계셔서 예산이 확보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안전을 위해 노후 하수관로를 교체하려면 중앙정부로부터 1,000억원 가량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류경기 서울시 기획조정실장도 노후 하수관로 교체 등에 필요 예산을 거론하며 "서울시 재정자립도와 정부예산대비 서울시 예산 비중이 점점 낮아져 재정부담이 과중되고 있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박인숙 의원(새누리당 서울송파갑)은 지난달 14일 국정감사 자료에서 "서울시는 석촌지하차도에서 싱크홀이 잇따라 발견되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안전관련 예산 203억원을 추경에 반영해 줄 것을 요구했다"며 "이중 탐사장비 구입비 9억원, 노후 하수관로 정비액 56억원 등 총 65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박인숙 의원은 "서울시는 장비를 통해 도로함몰이 집중적으로 발생되고 있는 송파지역의 하수관로를 집중 조사하고, 노후 하수관로를 정비하는 데 쓰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엉뚱하게 싱크홀 원인을 하수관로 탓을 하면서 예산부족 탓을 하는 것으로 본질을 호도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나 위원장은 "최근 급식과 보육 등에서 갈등이 많은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갈등 해소에 대한 부분도 미래 세대를 위해 생각해야 한다"며 "큰 이슈부터 지역 이슈까지 다양한 시정에 대한 방향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나 위원장과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의 현안보고와 새누리당 지역당협위원장들의 의견을 듣는 것으로 한 시간 가량의 조찬 회동을 마무리했다. 

    간담회에는 서울시에서 박 시장, 행정 1·2부시장, 정무부시장, 기획조정실장 등 주요간부 10여명과 새누리당에서 나 위원장, 이노근 의원, 김성태 의원 등 30여명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