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DGs지원 한국협회 사무대표 김정훈씨"UN사무총장 배출한 나라가 UN에 무관심하다니…"
  •  

  •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거리에서 대중집회에 나서 한 여성 시민과 손을 잡고 있는 모습. 그가 입은 반팔 티셔츠에 'I'M FOR CLIMATE ACTION'이라고 적혀 있다.  ⓒ 유엔 홈페이지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거리에서 대중집회에 나서 한 여성 시민과 손을 잡고 있는 모습. 그가 입은 반팔 티셔츠에 'I'M FOR CLIMATE ACTION'이라고 적혀 있다. ⓒ 유엔 홈페이지


    I'M FOR
    CLIMATE
    ACTION

    사진 오른편, '저는 기후 행동을 지지합니다'란 문구가 새겨진 흰색 반팔 티셔츠를 입은 사람이 바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다.

    지난 9월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기후정상회의’ 이틀 전인 21일, 반 총장은 뉴욕 맨해튼에서 대규모 거리행진에 참석했다. 유엔 최고위직 인사가 대중집회에 등장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기후변화 대응’에 그가 공을 들였다는 의미다.

    이 회의에는 우리나라 박근혜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도 참석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대통령과 서울시장이 반기문 총장을 만나 얼마나 친근한 모습을 연출(?)하는지에만 관심이 쏠렸다. 한창 ‘반기문 대망론’이 불거져 여야를 막론하고 ‘반기문 찜하기’에 올인하고 있는 시점이었기 때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국제사회를 위해 애쓰신 활동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5번이나 만난 '반기문 키즈' 34살의 청년 김정훈씨(SDGs지원 한국협회 사무대표)는, 지난 10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이슈에 무관심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엔 기후정상회의’의 의미를 설명했다.

    "1992년 브라질 리우 환경회의 이래로 국제사회는 20여년이 넘도록 기후변화에 관심을 쏟아왔습니다. 올해 기후변화 회의는 그 결정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기문 총장님은 기후변화 대응 문제에 대해 ‘THERE IS NO PLAN B. THERE IS NO PLANET B(= 우리에게 대안은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또 다른 지구는 없습니다.)’라고 말하셨죠."

  • ▲ 2005년 김정훈씨가 국제회의를 열었을 때 반기문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이 기조연설자로 참석했다. ⓒ SDGs지원한국협회 김정훈 사무대표 제공
    ▲ 2005년 김정훈씨가 국제회의를 열었을 때 반기문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이 기조연설자로 참석했다. ⓒ SDGs지원한국협회 김정훈 사무대표 제공


    김정훈 대표와 반기문 총장과의 인연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2004년 5월30일, 한미협회에서 열린 신임 외교통상부 장관 초청 조찬 간담회에서 반기문 총장을 처음 만났다. 당시 유일한 대학생이 김씨였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 당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나 명함을 주고받으며 인사를 나눴다.

    그 뒤 김씨는 명함에 나온 이메일 주소로, ‘한국과 미국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젊은 세대도 납득할 수 있게끔 설명해 주셨으면 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젊은 청년의 요청을 반 장관은 흔쾌히 수락했다. 김 대표는 같은 해 7월24일 외교통상부 접견실에서 반 장관을 2시간 가까이 만났다.

    당시 반 장관은 한-미 관계에 대한 설명은 물론 "저도 대학생 때 김정훈씨처럼 외교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고 공감을 표하면서, 자신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김 대표에게 들려 줬다고 한다. 나아가 반 장관은 "외교 문제는 나라 장래를 위해 굉장히 중요한 이슈"라면서, "더 많은 학생들이 외교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좋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2005년 4월22일, 김씨는 '바람직한 한-미 관계를 위한 대학생들의 긍정적인 방안 제시'란 주제로 국제회의를 열었고, 반기문 장관이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김 대표와 반 장관은 같은 해 11월, 한미협회 주최로 열린 ‘한미 친선의 밤’ 행사장에서 다시 만나는 등 각별한 관계를 이어갔다.

    두 사람 사이의 인연은 반기문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에 오른 뒤에도 계속됐다.

    김 대표는 2012년 12월22일 뉴욕 유엔본부 사무총장 집무실에서, 반기문 총장을 다시 만났다. 당시 김 대표는, KT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저소득층 아이들의 소원들 들어주는 캠페인에 참여 중이었다. 김 대표는 아이들이 반 총장을 만나고 싶다는 소원을 말하자, 아이들과 반 총장의 만남을 주선했다.

    김 대표는 올해 8월에도 ‘국회 UN SDGs 포럼 대표단’ 일원으로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반 총장을 다시 만났다. 이 포럼은 여야를 초월, 국회가 중심이 돼, 국회-정부-민간이 함께 글로벌이슈에 참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자리에서 반 총장은 포럼 대표단에게 김 대표와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반 총장은 “대한민국 국회가 SDGs에 대한 예산을 통과시키고 정책을 내놓아 한국의 국제적 기여를 확대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국회가 앞장서 SDGs 포럼을 만든 것은 유엔 회원국 193개국 중 한국이 유일하다.

    "다들 반기문, 반기문 하지만 사실 반기문 총장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대한민국 출신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으면, 적어도 총장님이 호소하고 있는 국제이슈에 관심을 가져야하지 않을까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김씨는 반 총장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자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그에 따르면 기후변화 대응 등 환경 문제와 함께 반 총장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문제는 ‘여성’이다.

    유엔에는 없는 게 없을 정도로 거의 모든 문제를 각각의 기구가 전담해 다루고 있다. 그러나 유엔에서 ‘여성’ 문제를 다루는 기구가 설치된 것은 반 총장 취임 이후였다. 이름하여 ‘유엔 여성(UN Women)’. 이 기구는 2010년 7월 국제연합총회 결의에 따라 2011년 1월 출범했으며, 본부는 미국 뉴욕에 있다.

    환경, 여성 등을 포함해 인류의 삶과 지구의 환경을 지속시키기 위해 유엔이 제시한 ‘글로벌 스탠다드’가 바로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다. 2015년부터 2030년까지 국제사회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훈씨가 사무대표를 맡고 있는 <SDGs지원 한국협회>는 바로 이 SDGs를 정부, 국회, 기업 등 영향력있는 리더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SDGs를 처음 한국에 소개한 곳도 <SDGs지원 한국협회>다.

    "세계에서는 초미의 관심사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조명된 적이 한 번도 없죠. 굉장히 부끄러운 일입니다.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가 앞으로 1~2년 안에 여기(SDGs)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기자가 '반 총장이 한국인인데 남북통일을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김씨는, "역대 모든 총장들도 자국 문제에는 거리를 두었다"고 설명했다(지난 19일 제69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북한인권결의안’을 통과시켰다).

  • ▲ 2014년 8월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 접견실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가운데)을 만난 김정훈씨(오른쪽에서 2번째) ⓒ SDGs지원한국협회 김정훈 사무대표 제공
    ▲ 2014년 8월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 접견실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가운데)을 만난 김정훈씨(오른쪽에서 2번째) ⓒ SDGs지원한국협회 김정훈 사무대표 제공


    반 총장의 ‘관심사’를 설명하는 그에게, ‘대선출마’와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 “반기문 총장이 향후 대선에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난색을 표하면서 이렇게 답했다.

    "감히 그 분이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를 제가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한 번은 총장님께서 아프리카 아이들한테 교육시설을 지원하기 위해 본인도 2~3번 정도 직접 가셨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으세요. 갈 때마다 눈물을 뚝뚝 흘렸다고 하시더군요. 그 분의 말투, 표정, 제스처 등을 보면 정말 인류애를 몸소 실천하고 계신 분입니다."

    반 총장과의 인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김정훈 대표는 국제개발 및 공공외교 홍보전문가다. 서울특별시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통상부 산하 KOICA 등에서 홍보관 및 홍보보좌역을 지냈다. G20개발의제포럼과 대외무상원조홍보단 기획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가 설립한 GE 우먼즈네트워크(GE Women’s Network) 자문위원으로도 임명됐다.

    그에게 청년들에 대한 조언이나 충고를 부탁하자 ‘국제사회에 대한 관심’을 거듭 강조했다.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유엔 사이트에 접속해 반 총장의 일거수일투족(?)을 볼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 동영상 클릭 http://youtu.be/gLPoXVrtMWc

  • ▲ SDGs지원한국협회 김정훈 사무대표가 '유엔 홈페이지'에 접속한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데일리 김태민 기자
    ▲ SDGs지원한국협회 김정훈 사무대표가 '유엔 홈페이지'에 접속한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데일리 김태민 기자

    * ASD Korean Association for Supporting UN SDGs = 2013년 6월 UN지속가능발전센터(UNOSD) 설립에 대한 의견으로, ‘Korean Association for Supporting UN SDGs’ 로 출범한 UN 지원 협회다. 외교부 등록 비영리법인이며, 서울시 기부금모집등록단체 및 기획재정부 지정기부금단체다.

    ASD는 전 세계 각국의 리더들을 통해, 한국이 가진 국제개발과 빈곤퇴치의 노하우를 확산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물-에너지-환경-녹색경제-여성-교육-IT-생산 및 소비-지속가능경제-지속가능도시화-기후변화 등, UN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이슈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NSD Korea National Assembly UN SDGs Forum =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 :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는 올해 UN총회에서 인류의 삶과 지구의 환경을 지속시키기 위한 주 의제로 상정됐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UN사무총장이 만나 SDGs 설정에 대한 한·유엔 간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올해 2월, 우리 국회와 SDGs지원 한국협회가 공동으로 ‘국회 UN SDGs 포럼’을 창립했다.

  • ▲ 2012년 에티오피아에서 빈곤마을 퇴치사업 활동을 펼친 김정훈씨. ⓒ SDGs지원한국협회 김정훈 사무대표 제공
    ▲ 2012년 에티오피아에서 빈곤마을 퇴치사업 활동을 펼친 김정훈씨. ⓒ SDGs지원한국협회 김정훈 사무대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