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박지원-정동영 잇따른 구애...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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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계은퇴를 선언한 뒤 당 중진들의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는 손학규 상임고문.  ⓒ뉴데일리
    ▲ 정계은퇴를 선언한 뒤 당 중진들의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는 손학규 상임고문. ⓒ뉴데일리

     

    새정치민주연합의 중진 의원들이 잇따라 전남 강진으로 내려가고 있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을 만나기 위해서다.

    특히 내년 2월로 전당대회에 출마가 유력한 인사들이 연일 구애작전을 펴고 있다는 점에서, 손학규 전 고문이 야권에서 가진 현실적 영향력을 실감케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손학규 전 고문은 지난 7.30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낙선한 이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 백련사 근처 토굴에서 지내고 있다.

    정계은퇴까지 선언한 손 고문을 가장 먼저 찾아간 이는 정동영 상임고문이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지난달 초 강진에 있는 손 전 대표를 예고 없이 찾았지만, 손 전 대표가 산책으로 잠시 자리를 비워 회동은 불발됐다. 

    정 고문은 손 전 대표를 기다리다 배 한 상자와 함께 "왔다 갑니다"라는 메모를 남긴 채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이후 손 전 대표가 정 고문에게 안부 전화를 하자, 정 고문은 "현실 정치에서 손 고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고 아부를 하며 "눈이 올 무렵 다시 강진을 찾겠다"고 했다.

     

  • ▲ 세월호 정국에서 리더십 부재를 드러낸 채 사퇴한 박영선 의원도 손학규 고문을 찾았다.  ⓒ뉴데일리
    ▲ 세월호 정국에서 리더십 부재를 드러낸 채 사퇴한 박영선 의원도 손학규 고문을 찾았다. ⓒ뉴데일리


    세월호 정국에서 리더십 부재를 드러낸 채 사퇴한 박영선 의원도 손학규 고문을 찾았다. 

    그는 지난 15일 손 고문이 머물고 있는 전남 강진을 찾아가 식사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두 사람이 정치적 '썸'을 타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전당대회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박지원 의원도 최근 손 전 고문을 찾아나섰지만 회동이 불발돼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이처럼 비노 당권 후보들이 손 전 고문을 찾는 것은 친노 수장인 문재인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되면 비노진영이 설 자리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야권의 전통지지 기반인 호남을 물론 영남에서도 상당한 지지층을 갖고 있는 손 고문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호남에서 야권 주류인 친노계의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과 맞물려 손 전 고문이 전대에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문재인 비대위원을 중심으로 한 친노계가 당권을 잡게 될 공산이 커지자 손 전 고문 측과 힘을 모아 경쟁하겠다는 셈법이 깔려있다.  손 전 고문은 지금은 정계를 떠난 몸이지만 그를 중심으로 한 당내 세력은 여전히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기 대문이다.

    야권 인사들의 잇단 '러브콜'에 손 전 고문은 아직까지는 손사래를 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손 전 고문이 차기 총선을 기점으로 여의도로 복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정계를 은퇴한 손학규 고문이 고향(경기 시흥)이 아닌 야권의 텃밭인 호남으로 내려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때가 되면 다시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당 일각에선 애매한 모양새를 취하는 손학규 고문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 중진 의원은 "정계은퇴를 선언한 사람을 찾아가 귀찮게 하는 것도 문제지만, 손 고문도 '정치 복귀는 절대 없다'는 등의 강력한 입장을 빍히고 분명한 선을 그어야 국민에게 아름다운 퇴장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