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및 송장위조 혐의”…中, 北 국경서 기독교 선교활동 단속 강화
  • 중국 쪽에서 바라본 북한. 아래 보이는 것이 중국-북한 국경선 표시다. ⓒ통일부 블로그 캡쳐
    ▲ 중국 쪽에서 바라본 북한. 아래 보이는 것이 중국-북한 국경선 표시다. ⓒ통일부 블로그 캡쳐

    중국과 북한 국경 지역에서 활동하던 한국계 미국 선교사 ‘피터 한(74)’ 씨가 중국 공산당 정부에 체포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AFP통신은 피터 한의 변호사 ‘장페이훙(張培鴻, 장배홍)’을 인용, 그가 북한 접경 지역에서 기독교계 NGO 활동을 펼쳐왔으며, 지난 18일 중국 공산당 당국이 길림성 연변 조선족 자치주 투먼(圖們)에서 ‘횡령 및 송장 위조’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중국 경찰은 피터 한의 체포 및 구금에 대한 언론의 사실확인 요청을 묵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한은 1990년대 후반부터 투먼에 살면서 탈북자들을 지원하는 기독교계 NGO 활동을 펼쳐왔으며, 2002년부터는 조선족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직업기술학교, 빵 공장 등을 세웠다고 한다.

    AFP통신은 피터 한의 체포와 관련해 “현지에서는 두세 달 전부터 투먼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선교사의 체포 소문이 나돌았다”며 지난 8월 중국 공산당 당국이 피터 한을 붙잡아 조사했으며, 그의 은행계좌를 동결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중국 공산당은 북한과의 국경 지역에서 활동 중인 기독교 선교단체와 NGO 활동을 강력히 단속하고 있다고 한다. 피터 한의 체포 또한 중국 공산당 정부의 이 같은 조치 탓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 정부의 NGO 활동 방해는 지난 8월에도 있었다. 중국 공산당 정부는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커피 가게를 운영하며 북한에 인도적인 지원을 해오던 캐나다인 부부를 군사기밀 수집한 스파이라며 체포한 바 있다. 이들 부부는 변호인 접견도 금지된 채 구금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 정부가 사실 우려하는 점은 기독교계 단체들이 대북지원 활동을 넘어 자국 내에서 선교활동을 벌이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정부는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에 가장 반발했던 파룬궁 수련자들을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탄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공산당이 파룬궁 수련자 8만여 명을 강제수용소에 보내거나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정부는 바티칸이 종교를 이유로 내정간섭을 시도한다며, 공산당이 주교를 뽑아 임명하는 등의 행동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