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만에 평가 확 뒤집어 ""외교 외에는 검증되지 않은 분"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비상대책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비상대책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비상대책위원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대한 평가가 불과 2주 만에 돌변해, 그 배경을 놓고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하다.

    문재인 비대위원은 20일 서울 여의도 모 중식당에서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대한 질문을 받고 "외교 외의 다른 분야는 검증된 바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6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호적인 평가를 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반응이다.

    문재인 비대위원은 당시 인터뷰에서 "정치를 한다면 우리와 하는 게 DNA도 더 맞고 의리상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반기문 총장에 대한 적극적인 구애의 발언을 했었다.

    참여정부에서 각각 대통령 비서실장과 외교부 장관을 지내며 한솥밥을 지낸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문 비대위언의 대변인 격인 윤호중 의원이 지난달 31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반기문 총장에 대해 "훌륭하신 분이니까 국민들로부터도 인정을 받는 것"이라며 "새정치연합에서 함께 일을 해보겠다고 한다면 대환영"이라고 했던 것과 연장선상에 있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불과 2주만에 달콤한 구애의 목소리는 간 곳 없고 '미검증'이라는 냉정한 진단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길지 않은 기간 사이에 반기문 총장에 대한 반응이 극적으로 변화한 이유는 뭘까.

     

  • 지난 3일,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상임고문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문재인 비상대책위원의 모습.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지난 3일,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상임고문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문재인 비상대책위원의 모습.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외교 외의 다른 분야는 미검증"이라고 취재진 앞에서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은 그 정치적인 함의가 상당하다.

    반기문 총장이 외교 분야 이외에서 검증되지 않은 것은 어찌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지금까지 외교 관료로만 살아왔기 때문이다.

    이 점을 단점으로 부각해 '미검증'으로 표현한 것은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반 총장을 잠재적인 대권 경쟁자로 강력하게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반기문 신드롬이 잠잠해 지자 '진심'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반기문 총장에 대해 여권이 더 잘 알겠나, 야권이 더 잘알겠나. 문재인 의원은 당시 민정수석에 비서실장까지 지냈다. 반 총장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알 수밖에 없는 자리가 아니냐"면서 "반 총장의 역량 등에 대해 일찌감치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라 밝혔다.

    문재인 위원은 아직까지 2·8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기자들과 만나 반기문 총장에 대한 견제구를 던지는 모습에서 이미 당권 도전은 물론 3년 후의 대권까지 염두에 둔 행보를 하고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