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내 최대 계파인 친이(친 이명박)계는 19일 단행된 개각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그 속에 내포된 이 대통령의 의중을 읽는데 촉각을 세웠다. 

    이 대통령이 이번 인사의 주안점을 `일 중심의 직할체제' 강화에 두면서 여권 내 핵심 권력이 서서히 이동하는 모습도 일정 부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왕비서관'으로 불리던 박영준 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이 차관급인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에 전격 발탁된 점은 친이 그룹내 설왕설래를 가져오기 충분한 소재라고 할 수 있다.

    현 여권의 핵심그룹 중 일부만이 이 대통령의 `직할그룹'으로 편성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원세훈 국정원장 내정자와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 내정자 등이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

    역설적으로 이 대통령이 상당수 국회의원을 배출한 안국포럼그룹, 이재오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이재오계 등 `정치권 인사'와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과도 맥이 닿아있다. 

    친이계의 한 재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인사는 전반적으로 이명박식 실용인사를 보여준 것"이라며 "하지만 내용상 오해받을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한 초선 의원은 "아직 개각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하지 않아 전반적인 분위기는 모르겠다"면서도 "이렇게 할 바에는 인사를 왜 했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동시에 고위급 인사 논의시 청와대 고위급 참모들이 최종 과정에서 의견을 내야 할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말이 나오는 등 `인사 투명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박영준 내정자가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고,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동향(경북 영일)이라는 점에서 `형님 개입설'이 고개를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이 전 부의장을 잘 아는 친이계 의원은 "이 전 부의장이 이번 인사에서 영향력을 미쳤다는 징후가 없다"면서 "이 전 부의장은 지난주부터 개인업무차 외국에 나가 있다"고 개입설을 부인했다.

    그는 "이 전 부의장이 외국에 나간 것은 내각 개편을 전후로 해서 쓸데없는 오해를 피해가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인사는 전적으로 이 대통령의 작품"이라고 말했다.

    한편 친이계 의원들은 `1.19 개각'에 대해 대체로 후한 점수를 줬다. 정태근 의원은 "경제팀 인사의 경우 교체 필요성이 제기된 인사에 대해 시장이 어느정도 인정을 한 인물을 발탁한 것"이라고 말했고, 권택기 의원은 "현장 실무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한 의원은 "대통령이 철저한 전문성 위주, 일 위주의 인사를 하겠다는 뜻을 표시한 것 아니겠느냐"며 "또한 국면전환용 인사, 정치적 의미를 갖는 인사는 안하겠다는 강한 의지"라고 해석했다. 

    나아가 박영준 내정자 기용에 대해 한 초선 의원은 "총리실 국무차장이라는 자리가 무슨 권한을 휘두르는 자리가 아니지 않느냐"며 "배려 차원의 인사"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의원은 "이 대통령이 직할체제를 꾸리겠다는 의지를 표시한 것"이라며 "하지만 `보강인사' 측면이 강하지 직할체제의 특별한 컬러가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