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부터 치매예방 프로젝트 '두근두근 뇌운동' 연재 인기
  • 전라남도 광주에선 지역 특성상 조선일보를 구독하는 독자가 매우 드물다.
    아파트 우편함에 조선일보가 꽂혀 있으면, 이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게 일반적인 정서다.

    광주에 사는 A(81)씨는 요즘 조선일보를 본다.
    얼마 전까지 수십년간 동아일보만 구독해왔는데, 최근 조선일보로 바꿔 보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
    <두근두근 뇌 운동> 코너 때문이다.

    하라는 대로 이 기사, 저 기사를 훑어보다 보면, 어느새 신문 절반이 다 읽혀진다.
    자연히 시사 상식도 늘고, 무엇보다 두뇌 회전이 되는 것 같아 좋다.
    평소 숫자를 셀 일이 별로 없었는데, <두근두근 뇌 운동> 코너를 읽으면서 아라비아 숫자와 다시 친해진 느낌이다.


    전주에 사는 직장인 B(51)씨.
    평소 자신을 중도 보수라 여기는 B씨는 다양한 신문을 즐겨보는 편이다.
    한겨레나 경향 외에도 조선일보도 자주 챙겨본다.
    과거엔 조선일보를 따로 구독하는 게 부담이 되고 눈치도 보여, 다른 신문을 구독할때 소위 끼워팔기 식으로 보곤 했다.

    그런데 요즘엔 당당히 조선일보를 본다.
    반드시 구독해야 하는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누군가 '그런 신문을 왜 보느냐'고 핀잔을 주면, B씨는 "아버님 치매 예방을 하려고 신청했다"고 설명하곤 한다.

    B씨는 자신의 부친에게 매일 같이 조선일보에 나오는 <두근두근 뇌 운동> 코너 읽는 것을 챙겨드린다고 한다.
    처음엔 이를 귀찮게 여기다가 이제는 자신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챙겨보신다는 게 B씨의 전언.


    ◈ 노년층 치매 예방 시리즈에 "고맙다" 독자 전화 쇄도


    최근 조선일보에서 획기적인 연재물을 고안해 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름하여 <두근두근 뇌 운동>.
    이 코너는 학생 교육용으로 연재 중인 NIE(Newspaper In Education·신문활용교육) 지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된 치매 예방 프로젝트다.
    독자들이 문제를 풀면서 자연스럽게 신문 기사를 읽고 [뇌운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신개념 지능개발 퀴즈다.

    예를 들면 임의로 선정한 기사 본문에서 [초성]을 한글 자음 순서대로 찾는다든가, 신문 발행 일자를 토대로 규칙에 따라 곱하기와 더하기를 하는 식이다.
    문제를 제대로 풀기 위해선 자연히 신문지면을 이곳저곳 찾아봐야 한다.
    출퇴근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에겐 별 의미없는 연재물일 수 있으나, 고정 일과없이 무료함을 달래는 노년층에겐 매일 아침 두뇌 회전을 도와주는 소중한 친구가 될 수 있다.

    지난 10월 7일부터 연재 중인 <두근두근 뇌 운동>은 벌써부터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코너를 보기 위해 구독을 신청했다는 독자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다.
    앞서 소개한 예처럼 "<두근두근 뇌 운동> 때문에 신문 보는 맛이 달라졌다"는 독자 후기들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해당 연재물을 기획한 여원주 조선일보 CS본부 과장(전 NIE 팀장)은 "주로 콜센터로 전화가 오는데, 감사 인사가 하루에도 수십통이 쏟아질 정도"라며 "'문제가 어렵다. 해결 방법을 알려달라'는 전화부터 '이런 걸 내줘서 너무 고맙다'는 전화까지, 다양한 의견들을 보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 ▲ 조선일보에 연재 중인 '두근두근 뇌운동' 코너.  ⓒ중앙치매센터 홈페이지
    ▲ 조선일보에 연재 중인 '두근두근 뇌운동' 코너. ⓒ중앙치매센터 홈페이지



    ◈ 스마트폰 뜨자 종이신문 추락..출구가 없다?

    한국ABC협회가 공개한 <2013년도 일간신문 인증 결과>에 따르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주요 일간지의 지난해 유료부수가 전년 대비 1~12%씩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 소비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정기적으로 돈을 내고 신문을 구독하는 가구 독자가 큰 폭으로 줄어든 까닭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조사한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다.
    올해 초 발표된 <2013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신문 가구 정기구독률은 지난 2006년 40.0%에서 지난해 20.4%로 7년 만에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가구 중 2가구만 돈을 내고 신문을 사본다는 얘기다.

    신문 독자수가 줄어드는 현상은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독일의 전체 신문 발행 부수는 2001년 2천370만부에서 2012년에는 1천840만부로 22.4%나 감소했고, 프랑스의 신문 발행 부수도 지난 10년간 25% 감소했으며 광고 수입도 매년 5% 정도씩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이신문의 인기가 현저히 떨어지면서 오프라인 신문 시대의 종말을 예고하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다수의 언론 학자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정보 유통의 주도권을 틀어 쥔 이상, 종이신문이 예전의 위상을 되찾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워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같은 불행한 예고는 속속 현실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선 한때 유행처럼 번지던 '무가지 신문'들이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들이 저마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는 탓에 가뜩이나 붐비는 지하철 안에서 거추장스러운 신문을 펼쳐보는 일이 드물어졌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매출 감소로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디펜던트는 경영 악화로 인해 지난 2010년 러시아 재벌에 '1파운드'에 매각되는 치욕을 겪은 바 있다.
    2005년에서 2012년 사이 영국에서만 2백여개의 신문이 사라졌다는 보고도 있다.

    닉슨 대통령을 사임시킨 워터게이트 보도라는 전대미문의 대특종을 터뜨린 워싱턴 포스트도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 손에 넘어갔다.
    뉴욕 타임즈도 어마어마한 적자를 못견더 맨하턴에 세운 사옥을 팔고 다시 세를 들어야 했다.

    그렇다면 이대로 종이신문의 침몰을 지켜봐야 하는걸까?
    오프라인 시대의 종말은 마치 성경의 예언처럼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인 걸까?

    독자들이 온라인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간단하다.
    과거 커다란 지면을 이리저리 살펴봐야 알 수 있던 정보들이 컴퓨터와 스마트폰 상의 웹과 앱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가독성과 휴대성이 좋은 스마트폰이 뉴스 소비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는게 당연한 세상이 됐다.

    따라서 '집 밖으로' 나간 독자들을 다시 불러 들이기 위해선, 반드시 종이신문을 읽어야하는 '당위성'이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두근두근 뇌운동> 코너는 독자들에게 다시금 신문지면을 봐야하는 [동기]를 제공해줬다는 측면에서 가히 혁신적인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신문 12면 하단에 힌트나 정답이 숨어 있다]는 식의 초보적인 수준을 벗어나, 신문기사를 적극적으로 읽도록 유도하는 이 코너는 대한민국에서 메인 소비층으로 부상한 노년층이나 은퇴자를 겨냥했다는 점에서도 [신의 한 수]란 평가를 받고 있다.

  • ▲ 조선일보에 연재 중인 '두근두근 뇌운동' 코너.  ⓒ중앙치매센터 홈페이지



    ◈ '고령 사회'에선 실버 고객이 왕?

    65세 이상의 노인층이 전체 인구의 7%를 상회하면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 14%를 넘으면 그때부터 [고령 사회](aged society)라는 명칭을 붙인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오는 2018년경에는 [고령 사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웃나라 일본은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로 넘어가기까지 12년이 걸렸지만, 우리나라는 불과 8년 만에 [고령 사회] 진입을 눈 앞에 두게 됐다.

    이렇듯 국내 고령화 속도는 세계 1위 수준이나, 이른바 실버 세대 증가에 대한 대책 마련은 미진한 형편이다.
    [고령 사회]에서 노년층은 단순히 복지 혜택을 누리기만 하는 잉여 인력이 아니다.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의 경우를 보면, 50세 이상 인구가 전체 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이제는 노년층의 다양한 소비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 개발이 절실해진 상황.

    침체기를 겪고 있는 신문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빠르게 증가하는 장년층을 잡지 못한다면 고정 독자층은 점점 얇아질 것이고, 결국 신문 산업은 사양산업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실버 독자'를 살뜰히 챙기는 신문사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저마다 젊은층의 시선을 사로 잡기 위해 더욱 선정적이고 트랜디한 콘텐츠를 강화하는 데에만 혈안이 돼 있을 뿐이다.
    유일하게 조선일보만이 노년층에 눈을 돌렸다.
    미래 산업의 먹거리가 실버 세대에 있다고 판단한 경영진의 혜안 덕분이다.

  • ▲ 조선일보에 연재 중인 '두근두근 뇌운동' 코너.  ⓒ중앙치매센터 홈페이지



    ◈ 치매 연구의 최고봉, 중앙치매센터가 개발 참여

    조선일보 지면에 실리는 <두근두근 뇌운동>은 '국내 유일' 노년층을 위한 맞춤형 연재물이다.
    변화하는 미래 시장을 예측, 갈수록 증가하는 노년 세대를 타겟으로 삼았다.
    특히 단순한 읽을거리가 아닌, '치매 예방'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을수록 기억력이 감퇴하고, 판단력이 흐려진다.
    하지만 평소 두뇌 훈련을 꾸준히 해 온 사람은 노년기에도 웬만한 청년 못지 않은 두뇌 활동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
    독서를 생활화하는 사람들은 치매를 예방하거나 치매가 오는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조선일보는 이같은 점에 착안, 중앙치매센터와 손을 잡고 좌뇌와 우뇌를 고르게 활용할 수 있는 독창적인 트레이닝 솔루션을 개발해냈다.

    2012년 보건복지부에 의해 국내 최초로 중앙치매센터에 선정된 분당서울대병원은 국가 치매관리 사업의 중추로서 치매 연구와 재활치료법 개발, 통계 집계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치매 연구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중앙치매센터(분당서울대병원)와 NIE 지면으로 교육 솔루션에 일가견이 있는 조선일보의 만남은 국내에서 유례가 없는 획기적인 [뇌운동법]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두근두근 뇌 운동법>은 노화나 치매로 인해 쉽게 손상될 수 있는 기억력, 지남력(위치나 시간, 사람을 알아보는 능력), 판단력, 집중력, 억제력, 계산력, 시공간능력, 언어능력 등의 인지기능을 훈련하도록 설계됐다.
    게임을 하듯 배우자나 가족, 친구가 함께 할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이 특징. 꾸준한 운동을 통해 온몽의 근육을 단련하듯이, <두근두근(頭筋頭筋) 뇌운동>은 매일 신문에 난 기사나 날씨, 오늘의 운세 등을 활용해 뇌를 운동시켜주는 [똑똑한 신문 놀이]다.

    ◈ '두근두든 뇌운동', 치매 예방의 지름길

    현재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로 고통받고 있으며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치매환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의학계의 보고가 있다.

    그러나 치매는 아직 완치 가능한 치료제가 없다.
    현재로선 '예방'만이 치매를 막는 최선의 길인 셈이다.

    중앙치매센터는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큰 사람도 치매 예방 활동을 한다면 평균 2년 정도 치매 발병이 늦어지며, 특히 65세 이상 연령층이 매일 꾸준히 뇌 운동을 한다면, 20년 뒤 우리나라 치매 환자 수를 20%를 줄일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조선일보와 공동 진행하는 <두근두근 뇌운동> 시리즈는 단순한 읽을거리가 아닌, 치매 예방을 위한 '처방전'이나 다름 없다.
    신문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취득하고 치매까지 예방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는 셈.
    노년층 독자들이 이 획기적인 시리즈에 열광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 ▲ 조선일보에 연재 중인 '두근두근 뇌운동' 코너.  ⓒ중앙치매센터 홈페이지



    ◈ 포털이 쥔 '뉴스 헤게모니', 다시 신문으로?


    오늘날 우리는 뉴스의 '뉴스의 시대, 정보 홍수의 시대'에 살고 있다.
    손가락만 움직이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각종 통신 매체들로부터 각양각색의 정보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정보의 취득이 용이해지면서 정보의 활용도는 높아졌으나 반대로 정보의 가치는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인스턴트 상품처럼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정보들도 대부분 일회성 뉴스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정보 가치의 하락은 곧 매체의 위상도 함께 쇠퇴함을 의미한다.
    몇몇 통신사와 방송국, 신문사들이 정보를 독점하던 시절, 이들 매체의 위상은 상상을 초월했다.
    권력마저 언론의 눈치를 볼 정도였다.
    특히 신문사의 경우 발행부수는 곧 그 신문의 파워를 의미했다.
    고정 독자층이 많을수록 신문의 영향력은 높게 평가됐고, 그 신문사에서 나오는 기사 한줄 한줄이 사회 각계를 움직이는 척도로 작용했다.
    놀랍게도 이같은 풍경은 불과 십여년 전까지 지속됐다.

    현재 시점에서 '뉴스 헤게모니'를 틀어 쥔 쪽은 포털사이트다.
    어느샌가 방송사와 신문사들은 포털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하청업체로 전락한 느낌이다.
    수많은 매체들이 쏟아내는 기사들이 다시 포털 안에서 무한 경쟁을 벌이는 구도가 반복 되면서 신문의 자생력과 영향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는 기사의 디지털 배급망을 사실상 포털사가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종이 신문의 부활'을 외치는 조선일보의 행보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조선일보는 "2019년엔 종이신문이라는 플랫폼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미디어 제국의 황제 루퍼트 머독의 예언을 비웃기라도 하듯, 신문지면을 십분 활용하는 'NIE 프로젝트'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이들은 오프라인을 버리고 온라인에 전력을 기울리는 현 추세와는 정반대의 걸음을 떼고 있다.
    보기에 따라선 무척이나 어리석은 도전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그러나 자칫 무모해 보일 수 있는 이 도전이 마침내 성공을 거둔다면?
    스마트폰 시대에 거꾸로 종이신문 구독자수가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진다면?

    국내 정치 지형에도 일대 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포털의 뉴스 헤게모니 확대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일 수도 있다.
    과연 조선일보가 뇌운동 프로젝트로 [지면 르네상스]를 꽃피울 수 있을지, 이들의 무모한 도전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다음은 여원주 조선일보 CS본부 과장과의 일문일답

    - <두근두근 뇌 운동>이란 코너는 언제부터 시작됐나요?

    ▲지난 10월 7일부터 지면과 온라인 연재가 시작됐습니다.

    - 과장님께서 직접 아이디어를 내신 거죠?

    ▲네, 그렇습니다. 제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9월까지 조선일보 NIE(Newspaper In Education·신문활용교육) 팀장을 맡았었는데요. 당시 초등학교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신문을 읽도록 유도하고,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퀴즈를 연재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 실리는 연재물을 기획하면서 어린이 뿐 아니라 나이 드신 분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어린 학생들을 위한 지면은 있는데, 장년층을 위한 지면은 왜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던 중, 제가 진행했던 NIE를 노인 대상 콘텐츠에 접목시켜 보기로 햇어요. 결정적인 계기는 5월부터 조선일보에 연재된 '치매 이길수 있는 전쟁' 기획시리즈였어요. 이걸 본 순간, 나이드신 분들을 위한 '두뇌 활성화' 콘텐츠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겁니다. 재미나게 퀴즈도 풀고 신문도 읽고 치매도 예방하고, 일석삼조 아니겠습니까?

    - 개인적으로 볼 때에는 반드시 신문을 읽어야만 퀴즈를 풀 수 있다는 점이 '두근두근 뇌 운동' 시리즈의 가장 획기적인 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 들어 젊은 세대나 중장년층이나 신문지면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제가 NIE 팀장을 맡고 지면 기획을 하게 되면서 새롭게 도입한 콘텐츠가 있습니다. 바로 '사진과 그래프로 생각 키우기' 코너를 만든거죠. 신문에는 하루에도 수백개의 사진과 그래프 등이 쏟아지는데요. 그걸 이용해서 다양한 문제를 풀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신문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고 누구나 자연스럽게 신문을 읽도록 하는 효과가 있죠.

    - 이런 코너 연재가 신문 부수 확장에 도움이 되진 않았을까요?

    ▲제가 판매국이 아니라서 명확하게는 모릅니다. 하지만 NIE 지면에 대한 반응은 아주 좋았습니다. 학교에서 많이들 본다고 해요. 학교 선생님들도 좋아하고 아이들 중에도 애독자가 많다고 들었어요. 학생들로 하여금 단순히 글만 읽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상상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이 공감을 불러 일으킨 게 아닌가 싶어요.

    - NIE 지면을 만든 값진 경험이 '두근두근 뇌 운동' 시리즈에도 고스란히 옮겨왔겠군요.

    ▲처음엔 저희가 독자적으로 시작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논의 중에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콘텐츠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그래서 여러 전문가들을 찾아다닌 끝에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인 중앙치매센터를 만나게 된 거죠. 대뜸 센터장을 찾아가 "우리와 함께 이런 코너를 기획·연재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드렸습니다. 다행히 센터장님께서 제 의견에 관심을 보여 주셨어요. 그때부터 전 국민의 치매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된 거죠.

    - 본격적으로 연재를 하기까지 얼마동안 준비를 하셨나요?

    ▲꽤 오래 준비를 했죠. 이런 연재물이 쉽게 나올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전 세계적으로 치매 예방을 목적으로 한 기획물이 나온 사례가 없기 때문에 딱히 롤모델도 없었습니다. 준비만 1년 정도 했던 것 같아요.

    - 맨 처음 이같은 아이디어를 냈을때, 회사 경영진에서 바로 오케이 사인이 나왔나요? 혹시 반신반의하는 분들은 없었는지요?

    ▲제 위에 옥대환 CS본부장님이 계신데요. 제가 말씀을 드리니 대번에 "이건 될 것 같다"고 적극 지지해 주셨어요. 그래서 저도 힘을 얻고 그냥 밀어붙인거죠. 만약 본부장님이 '이거 되겠어?' 같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셨다면 오늘날 이런 연재물은 탄생하지 않았겠죠. 제가 아이디어를 냈지만 사업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본부장님이 직접 경영진을 설득하러 다니셨어요.

    - 이 시리즈가 어느 한쪽이 아이디어를 내면, 다른 한쪽에서 감수만 하는 방식인지, 아니면 애초부터 모든 걸 공동 기획해 연재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저희 CS본부와 중앙치매센터가 시작부터 함께 연구·개발한 작품입니다.

    - 그날그날 신문 기사를 추리고 선정하는 것도 같이 합니까?

    ▲다함께 노력하는 거죠. 오늘은 이 기사로 해보자, 내일은 저 기사로 해보자, 이런 식으로요.

    - '두근두근 뇌 운동' 시리즈는 무한 연재될 수 있는 아이템인가요? 아니면 소재가 한정된, 유한적인 연재물인가요?

    ▲코너가 강제로 폐지되지 않는 이상, 무한 연재할 수 있습니다. 12개의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여기에 다양한 콘텐츠를 집어넣어 연재하는 방식이죠. 가령 퍼즐 형태의 문제는 콘텐츠의 성격에 따라 수백가지의 조합이 나올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12개의 포맷이 계속 돌아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코너가 '영속성'을 같는 이유는 콘텐츠 공급이 무한적으로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죠. 기사가 하루에도 몇 백개씩 쏟아지지 않습니까?

    - 독자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엄청납니다. 주로 콜센터로 전화가 오는데, 감사 인사가 하루에도 수십통이 쏟아질 정도입니다. "문제가 어렵다. 해결 방법을 알려달라"는 전화도 오고, "이런 걸 내줘서 너무 고맙다"는 분들도 많아요.  

    - 온라인에도 서비스 되나요?

    ▲검색하면 바로 나옵니다. 지면과 동일한 형식인데요. 다만 온라인을 통해 접하더라도 신문을 직접 봐야지만 문제를 제대로 풀 수가 있습니다. 반드시 지면을 펼쳐봐야 풀수 있는 문제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어요.

    - 나중엔 연재물을 모아 책으로 만들어도 좋겠습니다.

    ▲그 문제는 천천히 생각을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