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 적절치 않다” 박근혜 대통령, 초청 거부 야당에 “안타깝게 생각된다”
  • ▲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지도부와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YTN 방송화면 캡처
    ▲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지도부와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YTN 방송화면 캡처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새누리당 지도부와 만나 국회에서 계류 중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 등 새누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회동을 가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만 따로 만난 것은 지난 9월16일 이후 두 달여만이다. 박 대통령은 야당에도 회동을 요청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일각에선 “대화와 타협 없이 발목잡기로 일관해 ‘수구좌파’ 소리를 듣는 야당의 친노(親盧) 지도부가 예산안을 놓고 이를 갈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초청을 받을리가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일단 여당 지도부부터 다독였다.

    “국회에 계류돼 있는 FTA들도 빨리 통과시키고 예산안이나 민생법안, 공무원연금개혁과 같은 개혁과제들도 적기에 처리된다면 경제적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여당이 힘을 모아 많이 노력해주면 감사하겠다.”

    특히 박 대통령은 최근 다자 정상외교 성과를 설명하면서 “한-호주 FTA의 경우는 올해 발효가 되지 않으면 일본보다 최대 7년 동안 내내 9개월 간 관세철폐가 늦어질 뿐만 아니라 수출 손실액도 연간 4억6,000불이 될 정도라는 그런 연구결과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중 FTA의 실질적 타결을 언급하며 “중국은 비준에 속도를 낼텐데, 잘못하면 경제적 실리를 (중국에) 다 빼앗길 수가 있다. 조속한 비준 동의를 부탁드린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실 오늘 야당도 함께 초청해서 부탁 드리려고 했는데 좀 안타깝게 생각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무성 대표는 “해외순방 하시면서 정상회담 또 정상회의를 통해서 큰 업적을 갖고 돌아오셨는데 당에서 제대로 뒷받침을 못한 것 같아서 송구스런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부터는 좀 더 열심히 해가지고 올리신 성과가 결실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말씀하신 그 민생경제 관련 법안들하고 예산은 법정기일을 꼭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안 되면 정부안 또는 수정동의안으로 가겠다. 선진화법의 첫 케이스니까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이완구 원내대표의 발언 이후 회동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날 회동에는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도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