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연말까지는 김무성 대표 비판 자제, 지켜보겠다" 활로모색 나서
  • ▲ 새누리당 의원총회 모습.ⓒ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의원총회 모습.ⓒ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화려한 부활을 위해 와신상담(臥薪嘗膽)할 것이냐, 아니면 이리저리 흩어지고 찢어지는 지리멸렬(支離滅裂)을 맞이할 것이냐.

    중대 기로에 선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의 날개짓이 세차다.

    지난 7월 전당대회 이후 크게 위축됐던 새누리당 친박계가 최근 잦은 모임을 가지면서 '전열 재정비'에 나선 모양새다.

    김무성 대표에게 당권을 내준 뒤 무력화됐던 조직을 재건해 당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의도로 풀이되는데, 과연 친박계가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19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을 비롯해 홍문종 유기준 김태환 의원 등 친박 의원 30여명이 총출동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는 친박 실세로 불리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강연자로 참석했다는 점과 최근의 친박계 움직임과 맞물렸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됐다.

    김무성 체제가 들어선 뒤 뿔뿔이 흩어졌던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것 자체로만으로도 정치적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 ▲ 최경환 경제부총리ⓒ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최경환 경제부총리ⓒ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친박계의 무력화는 정치권의 예상보다 훨씬 빨리 찾아온 것이 사실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직계 세력이라는 점에서, 최소 대통령의 임기 중반부까지는 당 주도권을 쥐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것이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하지만 친박의 위기는 지난 7월 당권을 빼앗긴 것을 시작으로,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리더가 없다는 점, 뚜렷한 차기 당권주자와 대권주자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친박 와해 현상이 나타났다. 
     
    여기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등 구심이 될 수 있는 친박 핵심들이 내각과 지방선거로 조기 차출되면서 친박 위기가 가속화됐다. 정치권에선 '레임덕이 대통령보다 친박계에 먼저 찾아왔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일각에서는 이 위기를 삼각편대로 극복해보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에서 서청원-홍문종 의원 중진들이 나서고, 정부차원에서는 최경환 부총리, 향후 당 대권주자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내세워 삼각체제로 가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달 29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주제로 한 강연이 개최된 것과 이번 최경환 부총리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한 것도 맥을 같이한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초이노믹스'라 불리는 최경환 부총리식 경기부양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경우, 최 부총리를 중심으로 친박계가 새로운 진열을 가다듬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른바 최경환 대망론인 셈이다.

    최경환 부총리는 20일 오후 서울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전체 연수에 강연자로 나서 "경제활력 제고와 구조개혁을 통해 일자리 고용률을 70%까지 끌어올리고 GDP를 4.4% 확대해 '경제혁신 3개년' 목표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 ▲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뉴데일리
    ▲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뉴데일리

     

    이런 상황에서 최근 친박계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17일 최 부총리 주도로 윤상현 의원 등 친박 의원들이 만찬 회동에 이어 다음날인 18일에는서청원·유기준·김태환·안홍준·노철래 의원 등이 다시 모여 향후 활로를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오는 21일에는 황우여 교육부 장관을 중심으로 하는 전임 친박계 지도부 회동이 예정돼 있다. 이 회동엔 당시 원내대표였던 최 부총리, 정책위의장이었던 김기현 울산시장, 사무총장이었던 홍문종 의원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 의원들의 모임이 부쩍 잦아지자 새누리당 내에서는 김 대표에게 당권을 빼앗긴 친박 의원들이 사후 도모를 위한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권을 내준 뒤 뿔뿔이 흩어졌던 친박계가 본격적인 총선 모드로 진입하는 2015년을 앞두고 본격적인 세 결집을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7·14전당대회 이후 침묵했던 친박들이 정기국회가 끝난 이후 정치 현안에 대해 집단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친박 모임에선 "김무성 대표 체제의 허니문 기간은 6개월"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서청원 의원은 "연말까지는 김무성 대표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지켜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주도권을 되찾는다는 목표로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셈이다.

    이에 대해 '국가경쟁력강화포럼' 모임에 참석했던 친박 핵심 의원은 "당을 같이 이끄는 입장에서 당을 위해 할 말은 하겠다는 것"이라며 "(친박계의) 본격적인 역할은 사실 내년부터다. 중진 의원 등 핵심 의원의 중심 역할이 두드러질 것이다. 나중을 지켜보면 될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김무성 대표 체제에서 사실상 주도권을 빼앗긴 친박계 의원들이 연초를 기점으로 화려한 부활의 꿈을 펼칠 수 있을지 이들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