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대사외과학회 "신해철씨 사망에 유감""의료 상업화에 따른 부작용 방지에 최선 노력" 다짐


  • 고(故) 신해철 사망 사건으로 고도비만 수술 담당 의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신해철의 사망에 고도비만수술이 관련됐다는 설이 시중에 나돌고 있기 때문.

    실제로 고인의 위에서 15cm 가량 봉합한 흔적이 발견됐다는 국과수 검사 결과가 나온 이후, 고인이 생전 '위 용적을 줄이는 수술'을 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론 해당 수술을 진행한 스카이병원의 강세훈 원장은 "위 축소 수술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으나, '위벽강화술'과 '위 축소 수술'이 같은 형태를 띤다는 점에서 이같은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비만 수술 의료계는 "이번 신해철 사망 사건으로 비만 수술의 '의료보험 적용'이 또 다시 미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0년 전 "비만 수술은 의학적인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어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등 관련 의료계는 지난 10년간, 비만 수술의 효용성 등을 강조하며 고도비만 수술을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가수 신해철이 고도비만수술을 받다가 숨졌을지도 모른다는 괴소문이 떠돌면서 관련 의료계는 비만 수술의 '안전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일단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고도 비만은 명백한 질병이고, 고도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비만 수술은 안전하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고도 비만 수술은 위험성이 높은 '미용술'이 아니라, 비만 환자들의 생존률을 높여주는 효과적인 '치료술'이라는 주장.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비만 수술을 받은 고도 비만 환자의 '수술 후 5년 내 사망률'은 수술 받지 않는 같은 질환의 환자에 비해 89%나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만대사외과학회도 "고도비만 수술은 환자들에게 의학적으로 입증된 유일한 치료법"이라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비만대사외과학회는 17일 "고도비만은 비만의 정도가 심해 스스로 체중감량이 힘든 질병이기 때문에 정신적, 육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으로도 심각한 난관에 봉착하게 되는 악순환을 겪는 질병"이라며 "고도비만수술은 이런 환자에게 의학적으로 입증된 유일한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비만대사외과학회는 "그럼에도 불구, 고도비만환자를 위한 수술적 치료법이 오남용되고, 고도비만을 질병으로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우리사회의 현실에 대해 주무학회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이런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회원들의 윤리의식을 강화하고 의학적, 윤리적 위배행위 대해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비만대사외과학회는 "최근 신해철씨 사망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전문가 집단으로서 전문학회의 책임을 통감하고, 고도비만수술이 꼭 필요한 분들께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제도적, 학술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