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일 파견된 유엔 시리아 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 15일 공개
  • 테러조직 ISIS가 지난 16일 인터넷과 SNS에 공개한 미국인 '피터 캐식'의 참수 동영상. 실제로는 시리아 군인 10여 명과 함께 참수를 당했다. ⓒISIS 홍보영상 화면 캡쳐
    ▲ 테러조직 ISIS가 지난 16일 인터넷과 SNS에 공개한 미국인 '피터 캐식'의 참수 동영상. 실제로는 시리아 군인 10여 명과 함께 참수를 당했다. ⓒISIS 홍보영상 화면 캡쳐

    “테러조직 ISIS는 조직적으로 비인도적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지도부 모두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수니파 살라피스트 테러조직 ISIS(자칭 이슬람 국가)가 인터넷과 SNS를 통해 미국인 ‘피터 캐식(Peter Kassig)’을 참수한 영상을 공개해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5일(현지시간) 유엔 시리아 인권조사위원회는 ISIS의 점령지에서 벌어지는 일을 정리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 ‘테러의 지배’에서 유엔 시리아 인권조사위원회는 ISIS 조직원들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 응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난 9월 1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이사회는 수니파 살라피스트 테러조직 ISIS의 만행이 심각하다고 판단, 인권조사위원회를 시리아 북부 현장으로 보냈다. 조사위 관계자들은 ISIS 활동지역 주민 300여 명을 인터뷰하는 등 다양한 조사를 했고, 그 보고서가 나온 것이다.

    유엔 시리아 인권조사위원회에 따르면 ISIS는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인간이라면 저지를 수 없는 잔학행위를 벌이고 있다.

    ISIS는 점령지에서 자신들의 ‘믿음’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개처형 한 뒤 주민들의 왕래가 잦은 광장이나 교차로에 십자가를 세우고 시신을 걸어놓는다고 한다.

    또한 담배를 피우면 손가락을, 도둑질을 하면 손을 자르고, 복장불량, 기도회 불참 등의 경우 공개적으로 태형(笞刑)을 실시하는 등 철저한 ‘샤리아 통치’를 하고 있어 주민들이 공포에 질려 있다고 한다.

  • 테러조직 ISIS의 '성노예 시장'으로 알려진 동영상 가운데 한 장면. ⓒISIS 비판 사이트 화면 캡쳐
    ▲ 테러조직 ISIS의 '성노예 시장'으로 알려진 동영상 가운데 한 장면. ⓒISIS 비판 사이트 화면 캡쳐

    ISIS가 점령한 지역에서는 이슬람교도가 아니거나 개종을 하지 않는 여성들은 남편이 있더라도 이혼시키거나 죽인 뒤 강제로 성노예로 만들고, 이슬람교도 여성이라 해도 남성과 만나면 ‘간통’이라는 이유로 돌로 쳐죽이는 형벌을 가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점령지에 있는 13세 내외의 어린 소녀들은 ISIS 조직원과 강제로 결혼해야 하고, 소녀들의 나이가 10세 이상이면 온 몸을 가리도록 강제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증언이다.

    남자 아이들이라고 안전한 것도 아니다. ISIS는 5살부터 16살까지의 소년들을 강제로 모은 뒤 대량 학살이나 집단처형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등 세뇌시킨 뒤, 이들에게 군사훈련을 시키고 포로를 살해하라고 명령하는 등 ISIS 조직원이 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한다.

    유엔 시리아 인권조사위원회는 안전 등의 문제로 ISIS 점령지와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다른 경로로 들려오는 ISIS의 만행은 그 이상이라고 한다.

    ISIS는 이라크 지역에서 1만 명이 넘는 군인, 공무원들과 그 가족, 민간인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집단 처형했다.

    또한 북부 소수민족인 야디지 족 거주지에서는 수백여 명의 여성들을 붙잡아 ‘성노예’로 삼고 자기네끼리 거래를 하고 있다. 충격적인 것은 이렇게 거래되는 ‘성노예’ 가운데 10살도 안 된 어린아이까지 포함돼 있으며 연령에 따라 ‘공식거래가’까지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 테러조직 ISIS는 같은 이슬람 교도들에게도 욕을 먹고 있다. 사진은 ISIS가 점령한 지역에서 찍힌 사진 가운데 소년들이 총을 든 모습. ⓒ말레이시아 에디션 넷 화면캡쳐
    ▲ 테러조직 ISIS는 같은 이슬람 교도들에게도 욕을 먹고 있다. 사진은 ISIS가 점령한 지역에서 찍힌 사진 가운데 소년들이 총을 든 모습. ⓒ말레이시아 에디션 넷 화면캡쳐

    ISIS는 또한 15세 안팎의 청소년들을 강제 징집해 포로 처형, 민간인 학살 등을 시키고 있다. 이는 현재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된 뒤 전 세계적으로 지명수배돼 있는 우간다 반군 지도자 ‘조셉 코니’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조셉 코니’는 우간다 반군으로 외국인들을 무차별 살해하는 것은 물론 부락을 습격해 성인들은 모두 죽인 뒤 소녀들을 성노예로 삼고, 소년들은 징집한 뒤 세뇌교육을 통해 그들의 가족을 직접 쏘아 죽이도록 만든 악질적인 반군이다.

    이런 ‘조셉 코니’를 능가하는 ISIS의 만행이 낱낱이 공개되자 서방 강대국들 사이에서는 지상군 투입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현지시간) 英언론 ‘인디펜던트’가 푸아드 후세인 쿠르드 자치정부 수반 비서실장을 인용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ISIS 조직원 수가 당초 알려진 3만여 명이 아니라 20만 명 이상”이라고 보도하자 ‘지상군 투입’을 촉구하는 여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편 서방 강대국들은 이 같은 여론에도 미국이 언제 지상군을 투입할지 재며 눈치를 보고 있다. 

    최근 美중간선거에서 “지상군을 투입해 ISIS를 격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공화당이 압승한 점, 같은 의견을 피력한 마틴 뎀프시 美합참의장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를 찾아 현장 상황을 보고받은 것, 지난 17일(현지시간) 존 케리 美국무장관이 ‘포린 폴리시’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ISIS가 우리의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기 때문에 깊숙이 개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것 등을 보며, 조만간 美정부가 ISIS 격퇴를 위해 지상군을 파병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