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오후 공식 발표될 `1.19 개각'에는 당 출신 인사의 대거 입각이라는 한나라당의 바람이 결국 반영되지 않을 전망이다. 

    박희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그동안 집권 2년차를 맞아 단행되는 개각에 국회의원을 비롯한 당 인사들이 가급적 많이 내각에 진출해야 한다는 의견을 직.간접적으로 밝혀왔다. 

    이명박 정부 내각의 최대 취약점으로 정무적 판단 능력 부재가 수차례 지적돼온 데다, 정부와 당의 원활한 소통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혀온 터라 `당 인사 입각'이 힘을 받아오던 터였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당청 정례회동에서 박 대표의 `당 소속 의원의 입각' 공식 건의에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이번에는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의 공식적인 요구에 대한 `거절'인 셈이다. 

    이는 우선 이번 개각의 특성과 연관지어 해석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경제부처 중심의 개각'으로 성격을 규정한 만큼 당 인사가 진출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적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경제위기, 남북관계, 미국의 신행정부 출범 등 `위기변수'가 엄존한 상황에서 정치인 기용을 통한 국면 돌파 보다는 `대통령 직할체제'를 강화함으로써 위기를 관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유력 정치인 발탁에 따른 정치력에 의존하기 보다 `일을 통한 돌파'를 선택했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이 대통령은 쟁점법안이 처리되지 않은 현 국회 상황을 `지난해와 다를 바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여권의 현 진용을 그대로 유지, 국회 상황도 마무리한다는 의중으로도 해석된다.

    나아가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으로 분화된 당 상황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 `정치인 대거 입각'이 아닐 바에 특정 계파 인사를 중용함으로써 괜한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당내에서는 `1.19 개각'에 대한 서운함과 함께 우려섞인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날 이 대통령과 박 대표간 회동에 앞서 `당 인사 입각'이라는 당의 목소리가 청와대에 줄기차게 반영됐음에도 결과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의 소외감'은 커질 전망이다. 

    진수희 의원은 "자리를 못받아서가 아니라 내각의 정무적 역량, 국회에 대한 인식 등에 대한 당.정.청간 인식의 간극을 메우는 차원에서 정치인 입각 필요성이 제기됐었는데 그 필요성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망감 내지 걱정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개각에 당 인사들을 왜 배제시켰는지에 대한 뚜렷한 이유를 찾기 힘들다"며 "그동안 인사로 인해 불거졌던 문제들로부터 교훈을 못찾은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냈다. 

    또한 한 중진 의원은 당의 공식 건의가 단칼에 묵살되는 듯한 모양새가 취해진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당.청간 소통 부재와 함께 집권여당에 대한 `거리두기'가 확인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인사의 내용은 그렇다고 쳐도 최종 결정되기 전에 최소한 당 대표에게는 연락을 미리 취해주는 모양새를 갖췄어야 한다"며 "청와대가 당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