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6개월 넘게 여의도를 떠나 암중모색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손 고문은 작년 7월 정세균 대표 체제 출범과 동시에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 부인 이윤영씨와 함께 전국을 돌며 재충전의 기회를 가졌고, 작년 10월부터 춘천의 한 전원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다.

    당 대표 퇴임시 "비울 수 있는 데까지 비우고 나를 돌아보고자 한다"는 말을 남겼던 손 고문의 최대화두는 `새로운 진보'라고 한다. 새로운 진보는 작년 1월 당 대표 취임 당시 스스로 제시했던 당의 노선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민주평화개혁세력'을 자처했던 민주당이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참패한 원인을 짚고 새 좌표와 비전을 설정하면서 재기의 기회를 모색하는 일에 몰두해 있다는 것이다. 손 고문은 사색에 도움을 받기 위해 명상법도 배웠다.

    지난 2000년 한국정치의 개혁과제를 제시하기 위해 집필한 저서 `진보적 자유주의의 길'을 보완해 증보판을 내거나 아예 새 저서를 집필하는 방안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손 고문은 정치권에서 불거진 4월 재보선 출마설에 대해 단호하게 부인하고 있다. 손 고문은 "어떤 전제조건도 없이 출마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수차례 측근들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손 고문은 여의도 정가에 출마설이 나돌자 불필요한 오해를 살 것을 우려해 지난달초부터 외부와의 접촉을 끊다시피하고 있다.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지지 의원들의 송년모임 참석 요청도 거절했다.
    또 재보선 거론 지역의 여론을 탐색해보자는 제안을 거부하고, 연초 경선캠프 실무자들과의 태백산 등산 때는 "재보선에 나가지 않으니까 걱정말고 푹 쉬어라"는 말도 했다는 후문이다.

    한 측근은 18일 "손 고문이 당 대표에서 물러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데다 종로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지역을 기웃거리는 게 부적절하다"며 "당에서 출마를 권유해도 정중히 사양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손 고문은 향후 정치일정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이르면 올해 중반을 정계복귀의 시기로 잡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한 측근은 "`정세균 대표체제'가 공고화되고 민주당이 정상궤도에 오르는 게 시급한 일 아니냐"며 "이런 외부 여건이 갖춰지고 내부적으로도 충전이 완료됐다고 판단하면 당 상임고문 회의에 참석하는 형태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서울=연합뉴스]